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18일 부산 국제시장을 찾고 상인 및 실향민과의 오찬을 설 마지막 공식일정으로 선택한 배경에 관심이 모아진다.
문 대표에게 '국제시장'과 '실향민'은 애틋한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키워드다. 6·25 전쟁 당시 그의 부모님은 함경남도 흥남을 떠나 거제 피난민수용소로 내려온 실향민이기 때문이다.
어린 문재인을 키우기 위해 어머니가 행상을 했던 곳이 국제시장이다. 문 의원은 그런 피난살이 중에 거제에서 태어났다. 아버지는 포로수용소에서 막노동을, 어머니는 계란 행상을 했다.
국제시장 일정은 중도 보수층을 끌어안기 위한 행보로도 보여진다. 실향민에 노년층이 많고 노년층이 보수를 가치로 삼고 있다는 점에서다. 문 대표 지난해 말 정치적 해석 논란을 일으킨 영화 '국제시장'을 보면서 "이 영화를 보수적인 영화라고 해석하는 것은 당치 않다"며 "격동의 현대사 속에서 아버지 세대, 할아버지 세대가 우리나라를 이렇게 만들어왔다는 노고와 헌신을 잊어선 안된다"고 했다.
당선 후 첫 일정으로 현충원의 이승만·박정희 두 전직 대통령 묘소를 참배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그는 "두 분 묘역의 참배 여부를 둘러싸고 계속 갈등하는 것은 국민통합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그런 갈등을 이제 끝내고 국민통합에 도움이 됐으면 하는 마음으로 참배를 결심했다"고 밝혔다.
외부적으로 국민통합을 강조하고 내부적으로 중도 보수 유권자의 표심을 끌어모을 수 있다는 해석이다. '국제시장 관람-두 전직대통령 묘소 참배-실향민 설 오찬'으로 이어지는 중도 보수 끌어안기 프로젝트인 셈이다.
문 대표의 최근 행보는 지지도 상승으로 연결되고 있다. 16일 기준 새정치연합 지지율은 7개월만에 30%대를 회복, 31.8%를 기록했고(새누리당 37.5%) 차기 대선 지지도에서 문 대표는 25.2%로, 박원순 서울시장의 12.9%를 큰 차이로 따돌리고 독주 중이다.
지역구 관리도 소홀히 할 수 없는 부분이다. 대선을 위해서라도 부산 민심에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문 대표는 2·8 전당대회에 도전하면서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가 이른바 '빅3' 출마를 반대하는 쪽으로부터 '어렵게 얻은 영남 지역구 하나를 여당에 내주는 꼴'이란 지적을 받았다. 문 대표는 "자신의 당대표 당선을 계기로 제2의 문재인이 나올 것"이라며 일축했지만 지역구 관리나 제2의 문재인 발굴에 소홀한 측면이 있었다.
게다가 제1야당 대표로 당선된 뒤 첫 귀향이다. 자신의 지지기반인 부산이지만 여전이 여권 성향이 강한 곳이다. 담뱃값 인상, 연말정산 및 건강보험료 개편, 이완구 총리 후보자 표결, 청와대 비선실세 의혹 등 나빠진 설 민심을 다독이는 한편 '대안정당'으로서의 야당 알리기에 최고의 적기라는 해석이다.
한편 문 대표는 김영춘 부산시당위원장, 배재정 부산시당 을지킴이 위원장 등 의원들과 국제시장 등을 밤문하고 영화 '국제시장'에 등장하는 '꽃분이네'도 방문한다.
김영록 수석대변인은 "본인이 실향민이기도 한 문 대표는 같은 처지인 실향민과 아픔을 나누기 위해 오찬을 갖고 이를 끝으로 설 명절 일정을 마무리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