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시간 단축, 청년 위한 기성세대의 '잡 셰어링'…"노사 모두 공감"

김세관, 이상배 기자
2015.11.19 05:32

[the300][노동개혁, 더 늦출 수 없다 (下)] '근로시간 단축' 노동계도 '찬성'으로 선회…일자리 15만개 창출 기대

[편집자주] 17년만의 '노동개혁'이 성패의 기로에 섰다. '공'은 국회로 넘어갔다. 19대 국회 마지막 정기국회 종료까지 남은 시간은 불과 20여일. 지난 9월 극적 타결된 '노사정대타협'의 정신이 꽃을 피우기 위해선 국회의 결단이 요구된다.
그래픽= 이승현 디자이너

노동개혁의 목표가 '청년 일자리 창출'이란 점에서 근로시간 단축은 노동개혁 과제 가운데 최우선순위다. 줄어든 근로시간 만큼 청년들의 일자리를 추가로 만들 수 있다는 점에서다. 청년들을 위한 기성세대의 '잡셰어링'(일자리 나누기)인 셈이다.

산업계는 줄곧 근로시간 단축에 공감해왔고, 그동안 반대하던 일부 노동계도 최근 찬성으로 돌아섰다. 이해당사자인 노사 모두 근로시간 단축에 동의하고 있는 만큼 국회의 보다 적극적인 자세가 요구된다는 지적이다.

◇ 반대하던 노동계도 '공감'

18일 국회에 따르면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 등 159명이 공동발의한 근로기준법 개정안이 지난 16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 상정돼 20일부터 법안심사소위원회(법안소위)에서 논의된다.

개정안의 골자는 휴일근로를 연장근로에 포함시켜 주당 근로시간을 현행 68시간에서 52시간(법정근로 40시간+연장근로 12시간)으로 줄이는 것이다. 여기에 근로자 대표와의 서면 합의에 따라 휴일에 한해 주당 8시간까지 특별연장근로를 허용하는 내용도 담겼다.

일각에선 근로자들이 근로시간 단축을 원하고 기업들은 원치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사실은 그 반대다. 연장근로와 휴일근로에 대해 통상임금의 150%를 받는 근로자들이 오히려 긴 근로시간을 선호한다. 노조의 요구에 밀려 불필요한 연장·휴일근로에 대한 할증수당을 부담해왔던 기업들은 되레 근로시간 단축을 반긴다.

한국경영자총협회 관계자는 "일부 대기업 등에선 노조가 일방적으로 작업 스케줄을 짜서 회사에 통보하는 경우도 있다"며 "작업량이 많지 않아도 노조가 원하면 회사는 울며 겨자먹기로 연장·휴일근로를 시키고 수당을 줄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처럼 연장·휴일근로가 줄어 임금총액이 깎일 것을 우려한 일부 노조의 반발이 그동안 근로시간 단축 논의의 발목을 잡아왔다. 그러나 최근에는 분위기가 변했다.

한국노총 출신인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한정애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이제는 노동계도 더 이상 근로시간 단축에 대해 소극적이지 않다"며 "본인들의 자녀 세대인 청년층의 일자리 문제가 심각하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노동계도 근로시간 단축에 공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야당 역시 근로시간 단축에 찬성한다. 이견이 있다면 8시간 특별연장근로에 반대하는 정도다. 이에 대해 고용노동부는 특별연장근로는 급격한 변화에 따른 충격을 줄이기 위해 4년 동안 한시적으로만 허용하겠다는 입장이다.

◇ "근로시간 단축 땐 일자리 15만개 창출"

청와대 관계자는 "일자리 창출 효과 면에서 파견 업종 확대와 함께 가장 중요한 노동개혁 과제가 근로시간 단축"이라며 "파견 업종 확대가 50대 이상의 일자리를 주로 늘린다면 근로시간 단축은 청년 일자리 창출로 이어진다"고 말했다.

이해춘 한국기술교육대 교수에 따르면 주당 근로시간을 현행 68시간에서 52시간으로 줄일 경우 약 6년 뒤 최대 15만개의 새로운 일자리가 창출될 것으로 기대된다. 시행 첫해에만 약 1만9000개의 일자리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독일도 2000년대초 근로시간 단축을 중심으로 한 이른바 '하르츠 개혁'을 단행, 실업률을 10%대에서 4%대로 끌어내린 바 있다.

연장근로가 줄면서 근로자들이 '저녁이 있는 삶'을 누릴 수 있게 된다는 점도 근로시간 단축으로 기대되는 효과다. 정부에 따르면 현재 근로자 105만명이 주당 52시간 이상의 장시간 근로 환경에 놓여 있다.

이밖에도 환노위 법안소위에선 출퇴근시 재해도 보상토록 하는 산업재해보상보험법(산재법) 개정안과 실업급여(구직급여) 확대를 골자로 한 고용보험법 개정안도 다뤄질 예정이다.

산재법 개정안에 대해선 여야 간에 큰 이견이 없다. 야당은 오히려 시행 시기를 앞당길 것을 요구하고 있다. 개정안은 도보나 대중교통을 통한 출퇴근에 대해선 2017년, 자가용에 대해선 2020년 시행토록 하고 있다.

고용보험법 개정안의 경우 실업급여 수준을 평균임금의 50%에서 60%로 높이고, 지급 기간을 현행 대비 30일 늘리는 방안에 대해선 여야가 공감한다. 그러나 자격 요건을 강화하는 것을 놓고 여야 간 이견이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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