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대통령, '경제위기론' 군불…與 "비상사태 직권상정" 엄호

이상배, 김태은 기자
2015.12.14 17:33

[the300] 朴대통령, '큰 위기' '대량실업' 등 이례적 언급…與 원내지도부 국회의장실 찾아가 '직권상정' 요구

박근혜 대통령/ 사진=청와대

박근혜 대통령이 이례적으로 '큰 위기' '대량실업' '내수정체' 등의 표현까지 사용하며 경제위기론의 군불을 때고 나섰다.

현 상황이 '국가비상사태'에 해당하는 만큼 경제활성화법안 등을 직권상정해야 한다는 여당의 주장과 보조를 맞춘 것으로 해석된다. 경제위기와 테러 발생 등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야당의 분열로 국회의 입법기능이 마비됐다는 점에서 지금은 '국가비상사태'와 다를 바 없다는 게 여권의 논리다.

◇ 朴대통령"큰 위기…대량실업" 경고

박 대통령은 14일 청와대에서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하며 "공급과잉으로 침체에 빠진 업종을 전반적으로 구조조정을 하지 않으면 업종 전체적으로 큰 위기에 빠지게 되고 이것은 대량실업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이어 "대량실업이 발생한 후에 백약이 무슨 소용이 있겠느냐"며 "기업활력제고법(원샷법)은 대량해고를 사전에 막는 효과가 있다"고 법안 처리를 호소했다.

또 박 대통령은 "내년도 우리 경제를 둘러싼 여건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추가경정 예산과 개별소비세 인하 효과가 금년말로 종료되면서 내년 초반에 일시적인 내수정체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고, 내년 상반기 총선 일정으로 기업투자 결정이 지연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대외적으로도 미국의 금리인상이 본격적으로 시작될 것으로 보이고 중국 등 신흥국 경제의 둔화가 지속되면서 수출여건도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도 했다.

박 대통령이 이처럼 경제 상황에 대해 강한 우려를 표시한 것은 핵심법안으로 추진 중인 경제활성화법과 노동개혁 5대 법안 등을 조속히 처리토록 국회를 압박하기 위함이다. 현재 박 대통령은 노동개혁 관련 5개 법안과 원샷법,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테러방지법 제정안의 연내 처리를 국정운영의 최우선순위에 두고 있다.

문제는 전날 안철수 의원의 새정치민주연합 탈당 등을 계기로 야권의 분열이 가속화되면서 법안을 논의할 파트너인 야당 원내지도부의 무력화가 우려된다는 점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여권 분열에 대해 "매우 걱정스러운 마음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 새누리 "입법 비상사태…직권상정해야"

이에 여당은 지금을 '입법 비상사태'로 규정하고 경제활성화법 등 핵심법안의 직권상정이 필요하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현행 국회법 85조에 따르면 △전시·사변 또는 이에 준하는 국가비상사태의 경우 △천재지변의 경우 국회의장은 각 교섭단체 대표의원과 협의해 관련 법안에 대한 '직권상정'(심사기간 지정)을 할 수 있다.

새누리당 원내지도부는 이날 정의화 국회의장의 집무실을 직접 찾아가 직권상정을 압박했다. 원유철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정 의장이 선거구 획정에 대해 특단의 조치를 하겠다고 했는데, 민생법안도 함께 해달라"고 요구했다.

같은 당 조원진 원내수석부대표는 "새정치연합이 당내 문제로 정상적인 입법활동이 어려운 상황으로 '입법 비상사태'"라며 "경제위기를 막기 위한 직권상정은 타당하다. 만일 그런 조치가 있지 않으면 국가가 '긴급재정경제명령'을 내리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정 의장은 "'입법 비상사태'라고 하지만 법적 자문을 받아 검토한 결과 일반 법안에 대해서는 직권상정이 어렵다. 여야 합의가 필요하다"며 핵심법안에 대한 직권상정이 불가하다는 뜻을 거듭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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