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주 쉬는 朴대통령, 여름 휴가 때 뭐할까?

이상배 기자
2016.07.23 08:01

[the300] 책자 형태 두꺼운 보고서 검토…개각·靑 참모진 개편, 광복절 기념사, 특별사면 등 구상

박근혜 대통령이 2013년 7월30일 휴가지인 경남 거제시 저도 바닷가에서 나무가지로 모래밭에 글씨를 쓰고 있는 자신의 모습을 담아 페이스북에 올린 사진/ 사진=박근혜 대통령 페이스북

오전 5시 기상. 5시30분 아침 식사. 6시부터 보고서 검토.

박근혜 대통령이 매일 아침 반복하는 일과다. 박 대통령의 기상 시간은 1998년 정치를 시작한 이래 18년 동안 단 한번도 바뀐 적이 없다. 가끔 이르면 새벽 4시30분쯤 일어나는 경우가 있다는 것 빼곤. 이런 아침 일과는 휴가 기간에도 달라지지 않는다.

◇ 올해도 관저에서 '방콕' 휴가

박 대통령이 25∼29일 닷새 간의 여름 휴가를 보내기로 했다.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를 둘러싼 논란,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을 겨냥한 의혹 등 각종 현안이 산적해 있지만 이럴 때일수록 오히려 의연한 모습을 보일 필요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2013년 취임 후 박 대통령은 매년 7월말 여름 휴가에 들어갔다. 청와대 참모는 "특별한 이유는 없다. 대통령의 일정은 외국 정상과의 회담이나 외빈 접견의 경우 약 2개월, 중요한 국내 행사는 약 1개월 전까지 확정되는데 공교롭게도 매년 7월말 즈음엔 그런 일정이 없다"고 했다.

박 대통령의 올해 휴가 계획에 대해 정연국 청와대 대변인은 "관저에서 휴식을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취임 첫해인 2013년에만 여름 휴가 때 경남 거제 저도로 떠났을 뿐 이후에는 줄곧 휴가 기간 관저를 지켰다. 저도는 과거 대통령 별장이었던 '청해대'(靑海臺)가 있는 곳으로, 박 대통령은 영애 시절 고(故) 박정희 전 대통령 등 가족과 함께 이곳에서 여름 휴가를 보낸 바 있다. 2013년 휴가 당시 박 대통령은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바닷가에서 나무가지로 모래밭에 글씨를 쓰고 있는 자신의 모습을 담은 사진과 함께 "부모님과 함께 했던 추억의 저도에 오게 돼 그리움이 밀려온다"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그러나 2014년 여름 휴가 땐 세월호 참사 이후라는 점 등을 고려해 외부로 나가지 않고 관저에 머물렀다. 당시 휴가 기간 중 전통시장 방문 등 외부 행보를 펼치자는 건의가 있었지만 결국 채택되지 않았다. 지난해에도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가 종식되기 전이어서 외부행을 포기했다. 올해까지 3년 연속 관저에서만 휴가를 보내는 셈이다. 박 대통령으로선 공식 일정이 없다는 것을 제외하곤 평상시와 다를 바 없는 생활이다.

박 대통령은 휴가 때 무엇을 하며 시간을 보낼까? 박 대통령의 사생활은 베일에 싸여 있지만, 전직 참모들의 증언 등을 토대로 유추해 볼 수는 있다.

박 대통령이 평소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곳은 관저 집무실이다. 이 곳에서 밑줄을 그어가며 보고서를 읽고 궁금한 점이 있으면 참모나 장관들에게 전화를 걸어 확인하고 때론 추가 지시를 내린다. 보고서 검토는 대개 오전 6시쯤 시작된다. 참모나 장관들에게 박 대통령의 전화가 걸려오기 시작하는 것도 이때쯤이다. 이는 휴가 기간에도 다르지 않다.

박 대통령에게 전달되는 보고서는 대부분 경제, 외교·안보 분야에 대한 내용이다. 각 부처의 보고서가 청와대 관련 수석비서관실을 통해 올라가기도 하고, 수석비서관실에서 직접 작성해 올리기도 한다. 물론 국가정보원의 일일 보고서 등 수석비서관실을 거치지 않고 부속비서관실을 통해 곧장 박 대통령에게 전달되는 보고서도 있다.

◇ 휴가는 두꺼운 보고서 읽는 시간

보고서 중엔 스테이플러로 찍은 얇은 자료도 있지만 책자 형태로 된 두꺼운 자료도 있다. 박 대통령은 두꺼운 보고서 가운데 일부는 평상시엔 옆으로 치워뒀다가 여유가 생길 때 꺼내본다. 박 대통령이 휴가 중 주로 읽는 자료가 바로 이런 두꺼운 보고서들이다. 박 대통령은 각 부처에서 관례적으로 내는 정책 자료집조차 빠뜨리지 않고 모두 읽어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부속비서관실을 거쳐 올라오는 지지자들의 편지도 마찬가지다.

여름 휴가는 곧 다가올 광복절 기념식에서 읽을 기념사를 구상하는 시간이기도 하다. 동시에 광복절 특별사면 등 하반기 국정현안에 대한 생각을 정리할 기회다. 개각과 청와대 참모진 개편도 여름 휴가 때 박 대통령이 고민하는 주제다. 박 대통령은 취임 후 매년 여름 휴가 직후 8월초 개각 또는 청와대 참모진 개편을 단행했다. 올해의 경우 각종 의혹에 휩싸인 우 수석의 거취 문제도 걸려 있어 이에 대한 고민을 떨치기 어려울 전망이다.

박 대통령은 휴가 중 틈틈이 국선도의 단전호흡을 하며 심신을 가다듬는 것으로 전해졌다. 야인 시절인 1994년부터 가져온 취미다. 길게는 한번에 3시간 가까이 하는 경우도 있다. 요가 역시 박 대통령의 오랜 취미다. 박 대통령은 한나라당 대표 시절인 2005년 TV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 서울 삼성동 자택에서 방송인 김용만과 가수 박정아 앞에서 숨겨뒀던 요가 실력을 선보인 바 있다.

박 대통령은 평소 '정관정요', '명심보감' 등의 동양 고전을 머리 맡에 두고 수시로 읽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관정요는 중국 역사상 최고의 '성군'으로 추앙받는 당 태종과 위징 등 신하들 사이의 대화를 담고 있다. 명심보감은 고려 충렬왕 때의 문신 추적이 중국 고전에 나온 선현들의 금언, 명구 등을 엮어 만든 책이다.

청와대 참모들 가운데 지난달 임명된 김재원 정무수석, 현대원 미래전략수석, 김용승 교육문화수석 등은 근무기간이 아직 한달여에 불과해 올해 여름 휴가를 다녀오기 어려울 전망이다. 나머지 참모들 가운데 절반 정도는 박 대통령의 휴가 기간을 이용해 여름 휴가를 보낼 예정이다. 나머지 중 절반은 박 대통령이 휴가에서 복귀한 뒤 순차적으로 여름 휴가를 다녀올 계획이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관련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