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TK에 부는 변화의 바람, "판 바꿔 밀어보자"vs"아직까지는…"

대구·포항·김천(경북)=강주헌 , 정진우 기자
2018.06.06 14:49

[the300][6.13 현장에 가다-대구·경북]꿈틀대는 민주당 지지…수성 사활 건 한국당

임대윤 더불어민주당 대구시장 후보가 4일 오후 대구 이곡동 월요시장 앞에서 유세를 펼치고 있다. /대구=강주헌 기자

"한국당만 밀어주는, 그기 많이 깨지는 기라. 누가 될는 지는 모르게꼬"

변화의 바람은 느껴졌다. ‘보수 텃밭’으로 불리는 TK(대구·경북) 민심의 변화다. 보수를 향한 ‘무조건 지지’ 목소리는 잘 들리지 않았다. 지역을 위해 일할 ‘사람’을 고민하는 유권자들의 모습이 보였다.

머니투데이 더300(the300)은 4~5일 이틀간 TK 지역 현장을 돌며 민심을 들었다. “전통적 지지 기반의 한국당 후보 당선 가능성이 높다”는 반응 속 “젊은 세대 위주로 더불어민주당을 지지하는 사람들도 많이 늘었다”는 반론도 만만찮았다.

◇대구 '한국당 프리미엄'의 한계=대구는 더이상 보수 텃밭이 아니라는 게 현장 분위기다. 4년전 지방선거 때 ‘박빙 승부’, 2년전 총선 때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의원(행정자치부장관)의 승리 등의 흐름이 이번에도 이어지고 있다.

현 대구시장인 권영진 자유한국당 후보에 맞서 임대윤 민주당 대구시장 후보가 선전을 펼치고 있다는 게 지역의 평가다. 대구 시민들은 '대사건'이 벌어질 지 모른다고 입을 모은다. 보수의 품격을 잃은 한국당에 더이상 표를 몰아주지 않을 수 있다는 얘기다. 대구 수성구에 사는 정모씨(60)는 "대구 사람들이 보수적이라 한국당 후보가 명함만 내밀어도 당선됐지만, 지금은 세상이 바뀌었다"며 "이번 대구 시장 선거는 볼만한 싸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철우 자유한국당 경북지사 후보가 5일 오후 경북 김천역 광장에서 지역 후보들과 합동 유세를 하던 중 유권자들을 향해 큰절을 올리고 있다. /김천(경북)=강주헌 기자

민심의 변화는 2030세대에서 더 뚜렷하게 확인됐다. '한번은 바꿔도 되지 않느냐'는 기류다. 백화점에서 근무하는 이채연씨(25·여)는“‘한국당 프리미엄’이 존재했는데 대구가 한국당만 너무 미는 건 잘못됐다고 생각하고 그런 걸 이제 바꿔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홍준표 한국당 대표에 대한 반감도 확인된다. 택시기사 어모씨(62)는 “제1야당 대표의 발언이 직설적이라 보수적인 대구경북 정서에 외려 안 맞는다”면서 “후보들이 오죽하면 도망가겠나”고 말했다.

그래도 결국 선거는 한국당의 승리로 끝날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다. 계명대 근처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정모씨(53)는 “한국당이 대구시장은 된다고 봐야죠. 아직까지 그래도, 대구니까…”라고 밝혔다. 이어 “전 정권의 실패 등 한국당에 실망한 것은 분명하지만 그렇다고 민주당을 지지해 줄 명분도 찾기 힘들다”고 덧붙였다.

◇폐부에 박힌 '한국당' 사랑…바람 만드는 민주당 = "뽑아주이소! 뽑아줄 때 안됐습니꺼. 여러분 그래주실랍니까!" 5일 오전 포항 죽도시장 앞. 오중기 더불어민주당 경북지사 후보, 허대만 포항시장 후보 등이 합동 유세를 벌였다. 약 50만명 인구의 포항은 경북에서 제일 큰 도시다.

경북에서도 민주당 바람은 분다. 젊은 세대들 사이에서 '한국당 절대 지지'에 대한 반감이 크다. 유세를 지켜보던 남모씨(26)는 “포항에서 20년 넘게 이명박·이상득을 밀어줬는데 결과는 실망 뿐”이라며 “포항에서 낙선을 거듭하고 뚝심 있게 출마한 민주당 후보들을 이번엔 선택할 것”이라고 밝혔다.

민주당의 움직임도 바빠졌다. 중앙당 차원에서 민주당 선거유세단이 포항에 내려온 것은 이번 선거가 처음이다. 여당 관계자는 “역대 선거 중 가장 활발하게 캠프가 돌고 있다”고 밝혔다. 아직 판단이서지 않는다고 밝히는 시민들도 많았다. 시장 상인부터 가던 길을 멈추고 바라보는 시민들까지 대부분 심란한 표정으로 유세를 지켜봤다. 죽도시장에서 호떡 장사를 하는 60대 여성은 "한국당과 민주당, 둘 중 선택에 대해 아직 결단을 내리지 못한 상태"라며 "한국당이라는 존재가 마음 깊숙이 자리 잡고 있지만 한번은 바꿔도 좋겠다는 생각에 흔들리는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변화 흐름은 존재했지만 한국당 지지세는 분명 강했다. 정부 여당의 독주를 견제해야 한다는 외침이 경북지역 유권자들을 흔들었다. 김천역에서 만난 70대 남성은 "정권이 바뀌면서 인사문제나 사회간접자본(SOC)사업 선정 등에서 차별받는 경우가 있었다"며 "전국 여론조사를 보면 '파란물결'인데 너무 파래도 문제가 아니냐"고 말했다.

이철우 한국당 경북지사 후보는 경북 김천역 과장에서 송언석 김천 국회의원 후보, 김응규 김천시장 후보 등과 함께 대규모 합동 유세를 열고 “무소속은 힘이 없다. 견제가 필요하다”며 지지를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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