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24일 국무회의에서 연일 지속되고 있는 폭염을 '특별재난' 수준으로 다뤄줄 것을 촉구했다. 아울러 어린이집에서 잇따른 통학버스 사망, 보육교사의 학대치사 등에 대해 "승하차 확인 실시간 점검시스템 도입을 즉각 검토하는 등 확실한 안전장치를 조속히 마련해주기 바란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정부가 폭염대책을 수립해 대비하고 있지만, 장기화되는 폭염에 대해 특별재난 수준으로 인식하고 관련 대책을 다시 꼼꼼하게 챙겨주기 바란다"고 밝혔다. 이어 "폭염 장기화는 앞으로도 되풀이되고, 심해질 수 있다. 이제 폭염도 재난으로 취급해, 재난안전법상 자연재난에 포함시켜 관리해야 할 필요가 있다"며 "폭염 위기관리 매뉴얼, 폭염피해 보상 마련 등 근본적 종합대책을 수립해달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노약자·독거노인 처럼 쪽방 생활하는 분들 같은 폭염 취약계층에 대한 대책이 충분한지 점검해야 한다. 폭염 속에 땡볕노동으로 노동자·농업인 등의 피해가 없도록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달라"고 했다. "앞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있는 가축, 농축산물 피해, 식중독, 감염병 등에 대한 대책과, 폭염으로 인한 도로 파손이나 열차 선로문제 등에 대한 대책도 시급하다"고 당부했다.
폭염이 재난안전법상 자연재난에 포함돼 있지 않은 현실도 꼬집었다. 다만 "(폭염에 따라) 전력수요가 급증하는 것에 대한 우려와 함께, 원전 가동상황을 터무니없이 왜곡하는 주장도 있다"며 "산업통상자원부가 전체적 전력수급계획 및 대책과 전망을 소상하게 국민께 밝혀달라"고 말했다. 정치권과 일부 언론에서 폭염에 '허둥지둥' 원전을 재가동했다는 주장하는 것이 사실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문 대통령은 한편 "최근 어린아이들이 안타깝게 생명 잃는 사고들이 발생했다"며 "어른들이 조금만 신경 썼더라면 예방할 수 있는 사고가 반복적으로 발생하니 참 답답하다"고 했다. 또 "아이를 잃은 부모의 슬픔과 어린이집에 아이 맡긴 분들의 불안 생각하면 정부가 할 말이 없다"며 "각종 대책 현장에서 작동하지 않는 원인과 미흡한 점 뭔지 점검하고 세세한 부분도 다듬어 다시는 이런 사고 반복되지 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통학버스 관련, "탑승자 전원이 하차했는지 강제로 확인하는 방안, 전자태그 통해 출석여부 부모에 알려주는 방안 등 확실한 안전장치를 조속히 마련해주기 바란다"고 했다. 이른바 '잠자는 아이 보호법안'(슬리핑 차일드 체크 시스템)이 국회에 계류된 것과 무관치 않은 지적이다.
문 대통령은 "아동학대에 대해서도 확실한 근절 대책이 마련돼야 할 것"이라며 "현재 운용중인 법령, 지침, 매뉴얼이 각각의 현장에 맞게 제대로 작성·운용되고 있는지 면밀히 점검하기 바란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어린이집 평가 인증 체계도 어린이를 중심에 놓고 아동 안전, 아동 인권을 최우선적으로 고려하도록 정비를 해야 할 것"이라며 "법이나 지침을 지키지 않았을 때에는 엄중한 처벌은 물론 보육현장에서 퇴출되도록 자격정지 및 유관시설 취업 제한 등 엄격한 인력관리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보육교사 처우개선과 양성과정의 수준을 높이는 대책도 강구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부모님들이 어느 보육시설이라도 안심하고 아이들을 맡길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하는 것이야 말로 나라의 기본이라 생각한다"며 "대한민국에서 아이를 낳는 건 모험이다, 이런 말을 듣지 않아야 할 것"이라 밝혔다. 또 "더이상의 대책은 없다는 각오로, 아이들이 안전한 나라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해달라"고 내각에 당부했다.
국내휴가를 장려할 여건 마련도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문화체육관광부 등 관계부처는 이달 초 국가관광전략회의에서 발표한 지역관광 활성화 방안이 가시적 성과로 이어지도록 속도를 내달라"며 "더 많은 국민들이 휴가를 잘 보내게 근로자 휴가비 지원제도, 휴가 문화 캠페인 등 대책들이 소기의 성과를 거두도록 노력해 달라"고 했다.
아울러 휴양지 안전시설 점검 등 안전관리에도 만전을 기해 달라며 "특히 인파가 몰리는 해수욕장과 피서지, 고속도로 휴게소 등에서 일어나는 불법촬영에 대해서 강력한 단속 대책을 세워주기 바란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국무회의엔 각각 해외출장중인 이낙연 국무총리,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참석하지 못했다. 문 대통령 발언 후 안건 심의는 차순위 부총리인 김상곤 교육부장관이 진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