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정부 시절 공정거래위원회가 재취업 추천대상에 포함되지 않는 퇴직대상자들에게 퇴직을 권유하는 등 차등대우를 하려 한 정황이 7일 추가로 드러났다. 또 공정위가 작성한 재취업 추천대상 명단대로 일부 인사가 이뤄진 점도 확인됐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공정위로부터 입수한 '바람직한 퇴직문화 조성을 위한 퇴직관리 방안 검토' 문건을 통해 이같은 사실을 밝혔다.
2009년 11월 '공정위 운영지원과'(운영지원과)가 작성한 이 문건에는 △퇴직대상자들 선정원칙 △관리방안 △추진계획 및 관련자 명단이 담겼다.(☞관련기사 : [단독]김병욱 "MB공정위, 퇴직자 명단 만들어 SK·CJ에 추천")
김 의원은 공정위 퇴직대상자들에 대한 '퇴직 전·후 관리 방안'이 해당 문건에 구체적으로 적혔다고 소개했다.
문건에 따르면 운영지원과는 퇴직 전 관리 차원으로 퇴직대상자들이 유관기관, 기업체 등에 재취업 추천대상으로 적합한지를 판단했다. 여기서 업무능력·평판이 좋은 퇴직대상자는 연속성이 있는 재취업 자리를 추천해 후배들에게 다시 자리를 내어 줄 여건을 조성하려 한다고 운영지원과는 설명했다.
이른바 '능력·평판 좋은 퇴직대상자'들은 퇴직 전 지원부서에 근무하는 등 보직관리를 통해 취업제한 대상에 걸리지 않도록 별도 관리키로 했다.
반면 추천대상에 포함되기 어려운 퇴직대상자들은 퇴직을 권유하거나 연속성 등이 없는 직위에 추천키로 했다.
또 퇴직을 조건으로 승진한 퇴직대상자, 스스로 퇴직을 약속하고 전보대상에서 예외를 인정받은 퇴직대상자는 재취업 추천대상에서 제외하는 내용도 담겼다.
만약 퇴직대상자가 추천대상에 포함되지 않으면 본부대기를 하거나 지원근무(규제개혁작업단, 일반부서 등)를 통해 주요보직에서 배제하는 규정도 포함됐다.
문건에는 또 "고참, 고령자의 장기간 재직으로 인한 조직의 노쇠화를 막고, 일 안하고 버티면 정년까지 간다는 인식을 불식한다"는 퇴직관리 배경 설명도 담겼다.
재취업에 성공한 퇴직대상자들을 관리하는 방안도 문건에 있었다. 근무처 주선 후 특별한 하자가 없으면 연임을 하거나 새로운 자리 마련 등을 통해 공무원 정년까지 지원하는 원칙이 명시됐다.
재취업자가 임기제 직위로 들어간 경우 임기와 정년연령을 고려해 취업대상 직위에서의 연임여부를 결정한다고 했다. 다만 근무실적 등 평판이 좋지 않을 경우, 관리대상에서 제외키로 했다.
재취업자가 공정위와의 관계를 계속 유지하기 위해 이해관계 없는 각종 TF(태스크포스) 참여, 자문위원 임명 등의 계획도 마련됐다. 직원 연찬회 등에도 재취업자를 초대해 선배와의 대화를 추진하는 등 공정위 구성원 간 관계를 공고히 하는 방안도 추진됐다.
운영지원과는 해당 문건을 2009년 11월 중 보고 후 확정할 계획을 세웠다. 같은 해 12월부터는 퇴직관리 방안을 시행하겠다는 계획도 명시했다.
실제로 운영지원과가 관리한 명단 대로 일부 퇴직대상자 인선이 이뤄졌다는 분석도 나왔다.
문건에 담긴 '2010년 추천대상 퇴직처 및 추천후보자 명단'에 따르면 당시 한국공정경쟁연합회 회장은 한영섭 전 공정거래발전센터 센터장이었다. 운영지원과는 한씨의 회장 임기가 2010년 2월28일 마무리된다고 적시했다.
해당 직위 추천 후보자로는 김종선 전 경쟁제한규제개혁작업단 단장 외 2명이 있었다. 실제로 한 전 소장의 후임으로 김 전 소장이 같은해 3월 회장 자리에 취임했다.
김 의원은 이날 "MB(이명박정부)시절 공정거래위원회를 '불공정거래위원회'로 불러야 한다는 말에 공감한다"며 "공정위가 유관기관과 민간기업을 재취업기관으로서 관리해왔다는 사실이 계속 드러나는 상황에서 이들 사이에 부당한 뒷거래가 있었는지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