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부 검찰개혁위원회가 지난해부터 꾸준히 검찰의 밤샘 조사(심야 조사)를 금지하는 '인권보호 수사준칙' 개정을 권고했지만 검찰은 여전히 밤샘 조사 관행을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16일 확인됐다. 매년 1000여명이 자정을 넘겨 수사를 받는가 하면 올 상반기에도 682명이 새벽까지 조사를 받았다.
송기헌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법무부에서 제출받은 '2015~2018년 심야 조사 사유별 현황'에 따르면 자정을 넘겨 밤새 검찰 조사를 받은 인원은 지난 상반기(6월까지) 682명으로 나타났다. 밤샘 조사는 2015년 943명, 2016년 1459명, 2017년 1086명 등으로 매년 1000명 안팎이 받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법무부가 훈령인 '인권 보호 수사 준칙'에 자정 이후 피의자 조사를 금지하고 있지만 지켜지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인권 보호 수사 준칙' 제40조는 '검사는 자정 이전에 피의자 등 사건 관계인에 대한 조사를 마치도록 한다'고 돼 있다.
준칙에 예외 규정이 있어서다. △조사받는 사람이나 변호인의 동의 △공소시효 완성이 임박한 경우 △체포기간 내에 구속 여부 판단하기 위한 경우 등에 한해 인권보호관 허가를 받아 자정 이후 조사가 가능하다. 법무부는 "모든 심야 조사는 인권보호관의 허가를 받아 조사가 진행된 경우에 해당한다"며 모두 타당한 조사였다고 주장하고 있다.
심야 조사 가운데 공소 시효가 임박했거나 체포 기한 내 구속 여부 판단이 어려운 경우는 극히 일부에 지나지 않았다. 매년 피조사자나 변호인 동의가 있는 경우가 90% 이상이었다. 피조사자나 변호인 동의에 의한 밤샘 조사는 △2015년 96%(901명) △2016년 97%(1412명) △2017년 98%(1067명) △지난 상반기 98%로 조사됐다. 공소시효가 임박했거나 체포기한 내 구속여부 판단이 필요한 경우는 매년 1~3% 수준으로 집계됐다.
법무부 산하 법무·검찰개혁위원회(이하 '개혁위')는 이미 지난해부터 밤샘 조사에 인권 침해적 요소가 있으니 지양하라고 법무부에 권고했고 지난 3월12일 이같은 내용을 담은 권고안을 최종 확정해 법무부에 전한 바 있다. 위원회는 심야 조사를 원칙적으로 오후 8시, 늦어도 오후 11시까지 마무리하도록 했다. 심야 조사 에외 규정에도 '조사받는 사람이나 변호인의 동의' 조항을 삭제하는 내용의 권고안을 박상기 법무부 장관에게 전달했다.
송 의원은 법무부가 개혁위 권고에도 "일률적으로 심야조사를 금지하는 것이 문제가 있다"는 입장만 되풀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법무부가 지난 5월과 8월 두 차례에 걸쳐 '인권 보호 수사 준칙'을 개정했지만 이중 심야 조사 관련 조항은 그대로였다는 설명이다. '각급 검찰청의 인권보호관은 심야조사 허가 내역을 대검찰청 인권보호관에게 분기별로 보고해야 한다'는 내용만 권고안에 추가됐다.
송 의원은 "법무부가 개혁위 권고에도 불구하고 심야 조사 개정에 소극적"이라며 "검찰이 인권 침해적 수사 관행을 통해 자백을 유도하는 등 심야 조사를 수사에 활용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송 의원은 "범죄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는 피의자가 심리적으로 위축돼 있는 상황에서 검찰의 심야조사를 거부하기 어렵기 때문에 해당 조항을 삭제하는 것이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주장했다.
송 의원은 "인권 보호 수사 준칙 제정 목적이 '모든 사건 관계인의 인권을 보호하고 적법절차를 확립하기 위한 것'인 만큼 법무부는 조속히 심야 조사 관련 준칙 개정에 적극적으로 임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