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1000점짜리 의원평가, 제출서류 2000장

김하늬 , 한지연 기자
2019.01.10 04:20

[the300][런치리포트-민주당 의원평가서]①비례대표는 650점·현직의원출신 장관은?

더불어민주당이 2020년 총선 공천심사를 위해 도입한 '20대 국회의원 직무수행 실적평가' 중간 평가가 마무리단계다. 민주당은 '공정'과 '객관'의 원칙에 입각해 작업하고 있지만 현역의원들과 보좌진들의 원성이 높다. 이 평가가 의정 활동보다 앞선 '일'이 된 때문이다.

9일 머니투데이 더300(the300)이 입수한 민주당 선출직공직자평가위원회(이하 평가위) 자료에 따르면 의원 중간평가는 1000점 만점을 기준으로 △의정활동 400점 △기여활동 250점 △공약이행활동 100점 △지역활동 250점 등으로 배분했다. 비례대표 의원은 공약이행과 지역활동 평가를 제외한 650점 만점이다.

평가위는 당초 의원평가 목표를 '공천 배제'에서 '직무수행 실적평가'로 고쳤다. 선출직 공직자의 상시 실적관리시스템으로 전환한다는 취지에서다. 이 과정에서 정량평가 지표가 대폭 늘었다. 평가위가 세부 평가 항목을 정하고 15점에서 105점까지 항목별 배점도 명시했다.

중간평가는 내년 총선 공천심사 반영비율이 45%나 되는 만큼 무시할 수 없다. 의원들은 2016년 6월부터 2018년 5월까지 2년간의 활동을 총망라한다. 약 80여개로 모듈화 된 정량평가 양식과 기준에 맞춰 서류를 만들고, 증빙서류를 추가하다보면 의원당 수백에서 수천장에 달한다.

등록 마감을 앞두고 민주당이 별도로 만든 서류 제출 전용 서버가 터지는 사고까지 발생했을 정도다. 민주당 한 초선 의원은 "무엇을 위한 평가인가 자괴감이 들었다"고 전했다.

400점 만점의 '의정활동' 분야는 △입법수행실적 △위원회 수행실적 △성실도 △본회의 질문 수행실적 △국회직 수행실적 △의정활동 수행평가 등 6개 평가 항목으로 나뉜다. 이중 첫 번째 항목인 입법수행실적(90점)은 또 다시 대표발의(제정, 전부개정, 일부개정), 입법완료, 당론법안, 입법공청회, 입법 간담회로 분류해 각각 평가서를 작성하고 증빙서류를 제출해야 한다.

이밖에 위원회(상임위, 국정감사, 겸임위) 수행실적, 성실도(의원총회, 본회의, 상임위 출석률), 본회의질문(대정부질문, 긴급현안질문, 5분자유발언, 의사진행발언), 국회직(부의장, 위원장, 간사 및 각종 특위 등 직위), 의정활동(국가·지역 정책의제 정성평가) 등을 빼곡히 채워야 한다.

두 번째로 배점이 많은 지역활동(250점)은 총 4개 항목으로 구성됐다. 선거활동, 조직활동, 주민활동(민생활동), 수행평가 등이다. 여기엔 권리당원 대상 여론조사가 100점이나 된다. 지역구 의원들의 선거구 대선 득표율 증감과 광역지자체의 대선득표율을 비교·대조해 점수를 메긴다.

2014년과 지난해 지방선거 광역비례 득표율 증감도 계량화해 점수로 주어진다. 지역에서 열린 당정협의, 간담회, 의정보고회는 물론이고 지역구 내 권리당원 수 증감은 물론이고 당비납부액의 증감률도 의원평가 항목이다.

250점 만점의 '기여활동' 항목은 △공직윤리(윤리심판원 회부 및 성희롱, 갑질, 음주운전, 금품수수, 채용비리 감점) △국민소통(트위터, 페이스북, 유투브, 블로그 팔로워 및 게시글)△당정기여(정부직 수행 등)△수행평가(수상실적 및 의원간 평가)를 평가한다.

마지막으로 공약이행활동(100점)은 의원별로 대표공약 4건을 선정하고, 이행계획, 과정, 성과 등을 평가한다.

하지만 20대 국회의원 중 현재 장관직을 수행하고 있는 7명에 대한 평가는 모호하다. 김현미(국토교통부), 이개호(농림축산식품부), 김부겸(행정안전부), 유은혜(교육부), 도종환(문화체육관광부), 진선미(여성가족부), 김영춘(해양수산부) 장관 등이다. 장관의 활동을 어디까지 의원용 의정평가나 지역활동, 정당 기여활동으로 볼 수 있는지 별도 기준이 없다.

이와 관련 평가위 측은 "장관직을 수행하다 보면 국회 의정활동을 하기 어려운 점을 감안해 이 평가항목에서만 총점의 70%(175점)를 먼저 부여한 뒤 국무위원 수행기간에 따라 감점이나 가점을 준다"고 설명했다.

다만 장관들도 지역활동 내 지방선거 투표비율이나 당원수, 지역간담회 등은 동일하게 적용한다. 과거에도 그렇고 앞으로도 국무위원 자리를 이용해 지역구 챙기기가 가능하다는 비판이 나오는 배경이다.

일부 의원들은 대변인실 등 별도 조직이 있는 장관이 기여활동과 공약이행활동 부분에서 더 유리하다고 지적한다. 공직윤리, 당정기여, 공약 이행계획 등에서 장관들이 우위를 점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각 의원들이 상임위내 동료의원 평가 항목도 논란거리다. 의원별로 1~5점을 줄 수 있다. 인간관계도 작용하지만 전반기 상임위 활동을 하다 장관으로 간 의원들의 평가가 대등할 수 있냐는 해석이다.

평가위 핵심 관계자는 "아직까지 21대 총선 불출마의사를 밝히며 평가대상에서 제외해달라고 하는 의원은 없었다"며 "최대한 공정하고 객관적으로 평가하기 위해 최고위원회와 의원총회를 거쳐 수립한 평가세칙에 따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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