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락사무소 부수고 금강산·개성에 軍 주둔…北 다음 단계는

권다희 기자
2020.06.17 13:42

[the300]북한 대남공세, 시나리오대로 단계적 강행 관측

(평양 노동신문=뉴스1) =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7일 2면에 개성의 남북 공동연락사무소 폭파 현장을 공개했다. 신문은 '북남 공동연락사무소가 6월 16일 14시 50분에 요란한 폭음 속에 참혹하게 완전 파괴되었다'라며 '우리 인민의 격노한 정벌 열기를 담아 이미 천명한 대로 단호한 조치를 실행하였다'라고 전했다.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북한이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한 지 하루 만인 17일 다음번 군사활동을 구체적으로 예고했다. 북한은 남측에 책임을 돌리기 위한 '말폭탄'과 경고의 실행을 병행하며 대남압박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이날 인민군 총참모부 대변인 발표로 "현재 구체적 군사행동 계획들이 검토되고 있다"며 이 계획을 네가지로 나눠 밝혔다. 첫번째로 금강산관광지구·개성공업지구에 군부대를 들이겠다고 밝혔고, 두번째로 9.19군사합의에 따라 철수했던 비무장지대(DMZ) 내 감시초소(GP)에 재진출하겠다고 했다.

세번째로 "서남해상전선 등 전 전선 포병부대들의 전투근무를 증강"하는 등 군사합의에서 '하지 않기로 했던' 접경지역 군사훈련을 재개할 것이라 했다. 마지막으로는 "대남삐라살포에 유리한 지역들을 개방하고 인민들의 대남삐라살포투쟁을 군사적으로 철저히 보장할 것"이라 했다.

이는 북한군이 전날 총참모부 공개보도로 '남북합의에 따라 비무장화된 지대들에 군대를 다시 진출시켜 전선을 요새화'하고, '인민들의 대규모 삐라살포를 군이 협조'하겠다고 한 걸 더 상세히 밝힌 것이다. 압박방법과 내부절차를 이례적일만큼 세세히 공개하는 모습이 또 연출됐다.

북한이 지금까지 밝힌 대남 적대계획은 문재인 정부 성과를 무너트리는데 집중돼있다. 지난 4일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이 대북전단 살포를 빌미로 거론한 연락사무소 폐기, 개성공단 철거, 군사합의 파기 중 남북직통연락선 차단에 이어 가장 먼저 '실행'한 게 연락사무소 폭파다. 연락사무소는 4.27 판문점선언의 대표적 성과다.

북한군이 예고한 군사활동도 9.19 군사합의를 사실상 파기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2018년 9월 평양에서 채택된 군사합의는 문재인 정부 대북정책의 핵심 성과 중 하나다. 금강산지구·개성공단은 현정부의 성과는 아니나, 2018년 9월 남북정상이 '조건이 마련되면'이란 전제로 가동 재개에 합의했던 대상이다.

이 같은 대남압박은 예정된 시나리오대로 이뤄지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북측은 청와대 국가안전보장회의(NSC)까지 나서 전단 살포를 막겠다고 북한의 요구에 호응했음에도 이 대응을 폄훼했다. 연락사무소 폭파 후 우리 정부의 강한 유감에 대해서는 "적반하장"이라고 주장했다.

북한의 대남공세 의도에 대해서는 지금까지 남측이 합의 이행에 소극적이었다는 누적된 불만의 표출, 경제위기 등에 따른 북한 내부불안을 외부로 돌리기 위한 긴장조성, 오는 11월 미국 대선 후 북미대화를 바라보고 대남 협상력을 키우기 위한 조치라는 등의 분석이 나온다.

북한의 의도가 불분명한 부분이 있어도 대남공세는 경고한대로 펼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특히 전례 없는 북한주민 동원 대남전단 살포가 접경지역에서 이뤄질 경우 민간과 군이 뒤섞여 우발적인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북한이 실제로 쓸 수 있는 방법이 제한적이기 때문에 '행동'과 함께 남측 책임론을 주장하는 각종 '말폭탄' 담화와 보도도 함께 쏟아 낼 수 있다. 이날 총참모부는 네 가지 계획을 "보다 세부화해 빠른 시일내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의 비준에 제기하겠다"며 실제 행동까지는 시차가 있을 가능성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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