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가 5일 '대장동 의혹'과 관련해 침묵을 깨고 첫 입장으로 "엄중하게 지켜보 있다"고 밝혔다. 청와대는 그동안 문재인 대통령 등의 공식 입장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함구했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이날 오후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연일 대장동 의혹 관련 문 대통령이 침묵하고 있는데, 청와대 입장은 무엇인가'란 질문에 "청와대는 엄중하게 생각하고 지켜보고 있다"고 답했다.
이 관계자는 또 '엄중하게 생각하고 본다는 것이 대장동 의혹을 엄중하게 생각한다는 것인지, 아니면 현재 정국을 엄중하게 본다는 것인지, 김 원내대표의 공격을 엄중하게 생각한다는 것인지 어떤 의미인가'라는 질문에 "추가로 더 드릴 말씀은 없다. 방금 말씀드린 바와 같이 청와대는 엄중하게 생각하고 지켜보고 있다는 말씀 다시 한번 드린다"며 "그 문장 그대로 이해해 주시면 된다"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엄중히 생각하고 지켜보고 있다고 했는데, 그 발언이 나올 수 있던 과정이 혹시 문 대통령이 오전 참모진 회의에서 언급이 있었던 것인가'라고 묻자 "현재 시점에서 드릴 수 있는 말씀은 청와대는 엄중하게 생각하고 지켜보고 있다 이 말씀이다"고 재차 말했다.
청와대는 같은 답변을 계속 되풀이 했지만 그동안 이 문제에 대응하면서 보인 모습과 결이 달랐다. 청와대는 지난 3일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과 관련, 문 대통령을 향해 "선택적 침묵을 하고 있다"고 주장한 김 원내대표의 발언에 대해 언급할 사안이 아니다고 말을 아꼈다.
대장동 의혹이 정치권 안팎을 집어삼키고 있는 상황에서 자칫 섣부른 대응이 논란을 불러일으키기 때문에 거리두기를 해왔다. 문 대통령이나 청와대가 정치 중립성 도마에 오를 수 있는 상황을 경계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문 대통령은 지난 7월 참모회의에서 "청와대와 정부는 철저하게 정치적 중립을 지키는 가운데 방역과 경제회복 등 현안과 민생에 집중하라"고 지시했다.
청와대 안팎에선 정치적으로 예민한 사항을 민감한 시기에 청와대가 직접 '정치적 의미'를 담진 않았다고 본다. 이 문제가 정치 영역에 해당하기도 하지만, 다른 한편으론 부동산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특히 현재 수사가 진행 중에 있고 수사 결과를 예단할 수는 없는 상황에서 매일 언론보도를 통해 천문학적 금액이 오르내리는 현 시점에서 국민이 느낄 수 있는 허탈함 등의 국민정서적 측면을 고려한 것이란 얘기다.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지난달 23일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대장동 특혜 의혹과 관련한 청와대의 대응을 지켜보겠다'고 발언한 것에 대해 "그걸 왜 청와대에 묻느냐"며 불편한 기색을 내비쳤다.
당시 박 수석은 "국민께서 문재인 정부에 주신 권한과 의무, 책임을 다하기 위해 노력할 뿐"이라며 "청와대와 대통령을 정치와 정당과 정치인의 유불리에 따라 대선판으로 끌어들이려고 하는 노력을 이해는 하지만 중단해주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앞서 김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국정감사 대책회의에서 "유동규라는 행동대장 혼자서 저지른 개인 비리라는 가짜 프레임은 통할 수 없다. 유동규의 업무상 배임 혐의가 드러나면 이재명 후보는 공동 책임을 면할 길이 없다"며 "유동규가 이재명 후보와 정치경제공동체가 아니라는 변명을 한다면 지나가는 소도 웃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의, 공정, 이런 것을 가치로 외치던 문재인 대통령은 지금도 침묵하고 있다. 민주당은 조직적으로 국감 증인 채택을 가로막고 경찰과 검찰의 늑장 부실 압수수색은 혀를 내두를 지경이다"며 "핵심 증인이 도주할 뒷구멍을 열어주고 앞에서는 수사하는 척 국민을 기만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또 "'조국 수호'를 외치던 민주당이 이제는 '재명 수호'에 돌입했다"며 "이 정권의 이런 터무니없는 선택적 정의를 언제까지 참아야 하나"고 비판했다.
김 원내대표는 이밖에 "이 후보의 성남시장 시절에 진행됐던 도시개발 토건 사업은 부패 천국, 청렴 지옥이었다는 사실이 드러나고 있다"며 "위선과 거짓의 가면이 벗겨지니 썩은 냄새가 진동하는 시궁창이 나왔다"고 했다.
이어 "이 시궁창 속에서 특정 민간인이 수천억 원을 챙겨 먹도록 부패 구조를 설계했던 장본인은 바로 이재명 후보였다"며 "지분 7%의 민간 주주에게 돈벼락을 몰아준 단군 이래 최대 토건 비리이자 희대의 대국민 사기극"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