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정부는 사상 최초의 '데이터 정부'가 돼야 한다. 내년 4월 시행되는 세계 최초의 '데이터 기본법'(데이터 산업진흥 및 이용촉진에 관한 기본법)에 따라 국가는 데이터 생산부터 활용까지 전주기를 아우르는 데이터 산업 촉진의 책무를 지게 된다. 데이터 경제로의 이행, 디지털 대전환은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다. 피할 수 없다면 우리가 주도해야 한다. 세계 최초의 데이터 기본법 제정이 세계 최고의 데이터 국가로 가는 첫걸음이 되도록 준비하자.
21대 국회의원 임기 시작 직후부터 법 제정을 준비했다. 법률 성안부터 이견 조정까지 1년을 공들인 끝에 지난 10월 통과됐다. 농경 문명의 근간이 물이라면, 디지털 문명의 근간은 데이터다. 치산치수가 농경국가의 의무이듯, 민간·공공 데이터의 체계적 관리와 산업·인력 육성은 디지털 국가의 의무다.
데이터기본법을 통해 국가의 의무를 명확히 규정했다. 국무총리를 위원장으로 하는 국가데이터정책위원회를 설치하고, 데이터산업 진흥 기본계획을 수립하도록 했다. 데이터를 범정부 국가 어젠다로 설정한 것이다. 데이터의 생산 활성화와 결합 촉진, 유통·거래 체계 구축, 품질 관리, 안전한 분석·활용 등의 내용도 담았다.
데이터 사업자 신고제 등 새로 도입될 제도가 많은 만큼, 준비해야 할 것들도 많다. 데이터 가치평가 체계·방법을 개발하고, 품질인증 기준을 수립해야 한다. 전문인력 양성 시책, 데이터 거래사 등록 기준도 마련해야 한다. 핵심은 데이터가 산업적으로 가치 있게, 사회적으로 안전하게 활용될 기반을 만드는 것이다.
'모두를 위한 데이터' '삶을 이롭게 하는 데이터'가 원칙이다. 데이터는 디지털 경제의 인프라다. 공평한 접근권을 보장해야 한다. 데이터 접근권과 인력이 수도권 등 특정 지역·계층에 편중돼선 안 된다. 이는 데이터의 질과도 직결된다. 다채롭고 풍성한 집단지성이야말로 고품질 데이터의 훌륭한 자양분이기 때문이다.
일례로 민감·미개방정보를 안전하게 연구·분석할 수 있는 시설인 '데이터안심구역'은 서울에만 있다. 지역의 연구진이 프로젝트 수행을 위해 먼길을 오가야 한다. 이런 촌극이 반복돼선 안 된다. 국회가 대전 등 지방에 데이터안심구역을 추가로 설치하는 예산안을 통과시킨 것도 이 때문이다.
소프트웨어 인력 양성·수급의 불균형도 해묵은 과제다. 데이터기본법은 데이터 전문인력 양성을 국가의 의무로 규정한다. 더 이상 이 문제를 미루지 말고 해결해야 한다.
데이터 자산은 국민의 삶과 국가의 경제를 이롭게 해야 한다. 인공지능(AI) 같은 디지털 경제의 핵심 상품들은 데이터가 그 품질을 좌우한다. 데이터 품질을 높이는 것이 곧 디지털 경제의 경쟁력을 높이는 길이다. 정부가 공공·민간 데이터 품질 제고를 위해 노력해야 하는 이유다.
데이터 산업의 영역 또한 확장해야 한다. 사각지대가 아직 많다. 대표적으로 개인정보·민감정보는 과거 활용할 엄두도 내지 못했다. 위험이 크다면 당연히 그래야 한다. 그러나 기술 발달에 따라 이런 정보들도 안전하게 활용할 수 있는 여지가 생길 수 있다.
기술 진화에 부응하는 제도 개선을 준비할 필요가 있다. 저작권과 데이터 이동권에 관한 문제도 보다 전향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 피한다고 해결되지 않는다. 세계 최고의 데이터 국가로 가는 길에 반드시 지나야 할 관문이다.
대한민국의 MZ세대는 지구상에서 가장 뛰어난 디지털 네이티브들이다. 세계 최고의 IT 인프라 속에서 자랐고, 창의적이며 도전적이다. 디지털 세상의 최고 농군들인 이들에게 데이터라는 낫과 호미를 쥐어주자. 세계 최초 입법이 최초로만 그치지 않고 '최고'로 가는 디딤돌이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