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워킹맘의 설움, 누가 어떻게 해결할 수 있나

조정훈 시대전환 대표(국회의원)
2023.06.22 06:52

[the300]

조정훈 시대전환 대표./사진제공=조정훈 의원실

직장건물 거의 모든 층에 모유 유축실이 있고, 업무 중에도 눈치 보지 않고 다녀온다. 정치를 시작하기 전 세계은행(WB)에 근무했을 때 일상이던 장면이다. 이 당연한 것들은 한국에 돌아오니 낯선 장면이 됐다. 화장실에서 유축 해야 하는 워킹맘의 설움이 한국에선 일상이다.

지난해 커리어가 끊긴 한국 여성은 140만여명이다. 인구절벽 위기를 보여주는 출생률 0.78과 함께 뼈아프게 다가오는 숫자다. 경력단절의 이유 1위는 육아, 2위는 임신과 출산이니 여성의 인생에서 임신의 무게가 얼마나 무거운지 가늠할 수 있다.

사실 인구문제는 개인의 위기가 아닌 국가의 위기다. 아이 키우기 두려운, 내 아이를 낳고 싶지 않은 나라가 됐다는 것. 이 지점이 정치인으로서 가장 큰 위기감을 느끼게 했다.

지금은 맞벌이가 기본인 시대다. 그런데 문화와 현실은 아직 과거에 머물러 있다. 너도나도 육아휴직 제도를 말하지만, 마음 편하게 사용하는 경우는 많지 않은 게 현실이다. 출산의 설득력을 높이려면 이미 결혼한 세대들에게 육아에 대한 좋은 경험을 국가가 제공해야 한다. 철옹성같이 단단해진 저출생의 벽을 깨는 틈이 필요한 것이다. 이 고민에서 출발한 것이 필자가 발의한 '최저임금 없는 외국인 가사도우미' 법안이다.

이 법안을 계기로 외국인, 여성, 가사 돌봄노동, 그리고 최저임금에 대한 각계각층의 다양한 목소리가 분출되고 있다. 이 점이 매우 중요하다. 그동안 곪아 있던 문제들이 '외국인 가사도우미' 하나로 다 튀어나오고 있다.

금기시된 단어들을 세상에 던지면서까지 여성과 청년들에게만 지어졌던 육아의 짐을 사회 모두와 이야기하고 싶었다. 또 외국인이 220만명 체류하는 한국 사회의 외국인 정책이 얼마나 허점이 많은지도.

우려하는 목소리도 충분히 듣고 있다. 십분 이해한다. 지난해부터 필자는 외국인 정책을 살펴봤다. 특히 외국인 근로자 정책에 얼마나 문제가 많은지 봤고, 이러한 정책 실패는 외국인뿐 아니라 우리 국민들께도 큰 피해를 준다는 것을 지적해 왔다.

그렇기에 외국인 가사도우미의 도입은 '어떻게'가 중요하다. 도입할지 말지보다 '어떻게' 사람들을 선발하고, 교육 시키고, 일하고 살게 할 것인지 논의가 시급하다. 기존 제도에 그대로 우겨 넣으면 반드시 실패한다. 부끄럽지 않은 근로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최저임금' 적용 이슈도 뜨겁다. 보통의 가정이 최저임금을 적용한 월 200만원 가사도우미를 쓰기란 쉽지 않다. 그래서 필자는 최저임금 배제가 아닌 또 하나의 다른 최저임금을 제시하고자 했다. 인권보호는 철저히 하고, 임금과 고용체계는 다양화할 필요성을 이야기한 것이다.

싱가포르는 최저임금이 없는 나라지만 가사도우미는 송출국의 가이드라인을 따른다. 홍콩은 가사도우미 최저임금이 따로 있다. 이 기준들은 월 100만원이 되지 않는다. 일률적인 최저임금이 아닌 각 산업현장에 맞는 최저임금 체제가 필요하다.

뿐만 아니라 누구나 해야 하는 가사노동을 돈 있는 사람들만 면제받을 수 있는 격차에 대해서도 우린 얘기해 봐야 한다.

이 법안이 저출생 문제해결의 만능키라곤 생각하지 않는다. 하지만 분명한 기여가 있을 거라고, 해결의 시작점이 될 수 있다고 믿는다. 그러기 위해선 다양한 임금 체제와 철저한 교육, 인권은 기본값으로 시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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