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잼버리가 끝나자마자 여당 대표로서 꺼낸 이야기가 겨우 물타기와 호남(전북) 책임, 영남(부산) 자극이라는 지역주의 부활인가."
김한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이 자신의 해임과 징계를 요구한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를 향해 이같이 밝혔다. 김 원내대변인이 9일 한 라디오방송에서 잼버리 실패를 거론하며 "엑스포 유치는 사실상 물건너갔다고 본다"고 말한 게 발단이다. 김 대표는 "'부산엑스포가 무산되는 것이 민주당의 당리당략에만 부합하기 때문에 유치에 실패하는 것이 좋다'는 민주당의 속셈이 들통난 것인가"라고 했다.
부산엑스포 유치를 향한 정부와 정치권의 노력, 국민적 열망을 생각할 때 김 원내대변인의 발언은 매우 경솔했다. 다만 '민주당의 속셈'을 단언한 김 대표의 발언은 적절했나. 여야 의원들은 지난 3월 합심해 '부산세계박람회 성공적 유치 및 개최 결의안'을 채택했으며 민주당 소속 김진표 의장도 해외에서 유치전에 힘을 쏟았다.
정치권은 오랫동안 지역주의 타파를 위해 애써왔다. 국민의힘은 지난달 전북 익산에 이어 새만금개발청을 찾는 등 호남 구애에 적극 나서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2년 연속 여당 의원들과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했다. 그런데 잼버리 책임론을 놓고 해묵은 지역주의가 되살아나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전북도의 책임을 강조하려는 과정에서다.
전북도는 박근혜정부 시절인 2015년 한국스카우트연맹에 의해 강원 고성을 제치고 국내 후보지로 선정됐다. 이후 문재인정부인 2017년 세계스카우트연맹에 의해 폴란드 그단스크를 누르고 2023년 대회 개최지로 선정됐다. 당시 야당인 홍준표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대표는 "새만금 예산에 딴지 걸지 않겠다"며 힘을 보탰다. 같은 당 이주영 의원은 잼버리 유치위원장을 맡고 2018년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 지원 특별법안'을 대표발의했다. 여야가 한마음으로 성공적 개최를 기원했던 것이다.
잼버리는 폭염에 대한 미흡한 대처와 시설 부족 등 아쉬움을 남기고 끝났다. 전세계 4만여명 청소년들에게 더 좋은 인상을 남기지 못한 책임소재를 가려야 한다. 이 책임을 한 정권, 한 지자체로 미룰 수 있을까. 개최지 선정부터 유치까지 3개 정권을 거쳤다. 여든 야든 문제를 미리 대비하고 감시하지 못한 탓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네 탓보단 반성이 시급한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