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4·10 총선에서 지역구 현역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국민의힘이 공들여 영입한 함운경 민주화운동 동지회장이 맞붙는 서울 마포구을. 정치권 안팎에서는 마포을이 갖는 상징성에 주목한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이번 총선에서 '86 운동권 청산'을 강조해 왔다는 점에서다.
정 의원은 대표적인 운동권 출신 정치인이다. 마포을 지역에서만 3선을 했다. 함 동지회장은 정 의원을 무너뜨리기 위해 국민의힘에서 전략공천했다. 이른바 '자객 공천'이다. 함 동지회장 역시 대표적인 운동권 출신 인사였으나 전향해 국민의힘에 입당, 이 지역 공천을 받았다.
마포을은 대체로 민주당의 텃밭으로 인식된다. 지난 세 차례 선거에서 모두 민주당 후보가 의석을 가져갔다. 이에 여전히 "해 본 사람이 잘할 것"이라는 목소리가 많았다. 다만 "운동권은 잘 모르겠고 먹고사는 문제가 중요하다"는 의견도 적지 않았다. 지역구 최대 현안인 소각장 추가 건립 문제에 대해서는 "여야가 중요하지 않다"는 말이 나왔다.
정 의원은 마포을의 '터줏대감'이다. 이 선거구의 17·19·21대 의원인 그는 이번에도 무난히 단수공천을 받았다. 지역구민들 역시 이 점을 잘 알고 있었다.
망원동 월드컵시장 상인 50대 A씨는 "해본 사람이 아무래도 더 잘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이어 "20년 전만해도 합정은 별 볼 일 없는 동네였다"라며 "정 의원이 두 번째 의원이 된 뒤부터 쭉 발전을 해왔다"고 말했다.
인지도가 있는 인사가 국회의원이 돼야 지역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목소리도 나왔다. 망원시장에서 만난 70대 B씨는 "정치권에서 입지가 있는 사람이 돼야 우리 지역에도 더 좋지 않겠느냐"고 했다.
운동권 청산은 중요하지 않다는 의견도 있었다. 먹고 사는 문제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이에 '생선장수' 출신인 점을 강조하고 있는 함 동지회장이 민생과 관련한 다양한 문제들을 더 잘 해결해줄 것 같다는 기대감을 내비치는 유권자들이 적지 않았다.
합정동에서 10년째 음식점을 운영 중인 50대 C씨는 "후보자들 중에 생선 장수라는 문구가 딱 보였다"라며 "자영업자들이 어려워하는 것이 뭔지 알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새로운 인물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운동권보다도 우리 먹고 사는 것을 더 잘 챙겨주는 것이 민심을 제일 잘 챙기는 일"이라고 했다.
40대 자영업자 D씨는 함 동지회장에 대해 "나같은 소상공인의 마음을 잘 알아줬으면 한다"며 "솔직히 대부분의 주민들은 운동권이고 뭐고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현재 마포구민들의 최대 관심사는 소각장 추가 건립 여부다. 정 의원과 함 동지회장을 비롯해 장혜영 녹색정의당 후보까지 모두 소각장 추가 건립을 백지화하겠다고 나선 상황이다. 이 문제를 잘 해결할 수 있다는 비전을 제시하는 후보가 주목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마포구 길가에서는 '소각장 추가 건립 결사 반대' 등의 문구가 적힌 현수막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지역 주민들은 부동산 시세에 좋지 않은 영향이 있을까 신경이 곤두 설 수밖에 없다.
상암동에서 만난 공인중개사 E씨는 "소각장이 만약 이대로 추진된다면 분명히 일대 시세에 영향을 줄 것이다. 부정적인 요소라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정 후보를 지지한다고 밝힌 F씨는 "이미 소각장이 있는데 옆에 또 소각장을 짓는다는 것은 주민들을 완전히 무시하는 행위"라며 "소각장 문제에는 여당, 야당 이런 것이 없다. 지역 주민 모두의 이익이 달려있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마포을은 다른 지역구에 비해 소수정당이 주목을 받는 성향이 있기도 하다. 지난 총선에서는 오현주 당시 정의당(녹색정의당 전신) 후보가 득표율 8.8%를 기록하며 선전했다. 이번 총선에 나서는 장 후보는 기후 문제 등에 앞장서 왔다는 점에서 일부 젊은 층에서 세몰이를 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성산동에서 디저트 가게를 운영하는 30대 G씨는 "3년 전 공덕에서 이쪽으로 가게를 옮겼다"며 "장 후보가 어떤 사람인지 관심있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의당이 예전만큼 힘을 못 쓰는 게 안타깝지만 사표가 되기 싫은 마음이 들어 고민"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