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하람 개혁신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가 윤석열 전 대통령을 파면한 헌법재판소(헌재) 결정에 대해 "어떤 경우에도 군경을 동원해 폭력으로 민주주의 체제를 허물려고 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고 밝혔다.
천 원내대표는 4일 윤 전 대통령에 대한 선고가 이뤄진 직후 서울 종로구 헌재 앞에서 취재진과 만나 "대통령이 왕이 아니라는 사실을 헌재가 민주주의를 수호하면서 명확히 밝혀주신 것을 진심으로 감사하게 생각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천 원내대표는 "대통령은 본인을 지지하지 않는 국민도 통합해야 하고 본인의 뜻에 맞지 않는 야당 의원도 설득하고 협치해야 한다는 당연한 진리를 헌법재판관 입에서 듣기까지 얼마나 마음을 졸였는지 모른다"고 했다.
이어 "폭력은 허용될 수 없다는 점에서 한 가지 부탁 말씀 드리겠다"며 "아마 윤 전 대통령을 지지하셨던 많은 국민들 입장에서 오늘의 결정은 마음 아픈 것일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어떤 경우에도 폭력적인 형태로 정치적 의사를 관철하려고 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본인과 뜻이 다른 국민들을 만나신다면 배제하고 폭력을 휘두를 것이 아니라 설득해달라"며 "뜻이 다른 국민들을 설득하셔서 다음 선거에서 본인이 원하는 형태의 시스템을 갖추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평화롭고 지속가능한 대한민국이라는 공동체를 만들어가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했다.
또 "헌재 결정을 계기로 폭력적인 형태로 우리 민주주의 시스템을 억지로 바꿀 수 없다는 당연한 사실을 정치인들은 물론 온 국민께서 잘 새겨주시길 부탁드린다"고 했다.
헌법재판소는 이날 오전 선고기일을 열고 윤 전 대통령에 대한 국회의 탄핵 심판 청구를 인용했다. 윤 전 대통령이 지난해 12월3일 비상계엄을 선포한 지 122일, 국회가 탄핵소추안을 의결한 지 111일 만이다. 현직 대통령에 대한 헌재의 탄핵 심판 선고는 이번이 세 번째로 노무현 전 대통령의 경우 63일, 박근혜 전 대통령의 경우 91일이 걸렸다.
탄핵안의 인용은 헌법재판관 6명 이상의 찬성으로 이뤄진다. 이번 심판은 헌법재판관 정원 9명 가운데 1명이 빈 8인 체제로 이뤄졌다. 헌재는 올해 2월25일 윤 전대통령의 탄핵심판 사건의 변론을 종결하고 39일간 검토를 거쳐 이번 결론을 냈다. 노 전 대통령, 박 전 대통령 사건은 변론 종결 후 보름 안에 선고됐다.
앞서 윤 전 대통령은 지난해 12월3일 밤 더불어민주당 주도의 2025년도 예산삭감, 감사원장 탄핵 등을 "내란을 획책하는 반국가행위"라고 주장하며 비상계엄을 선포했다. 비상계엄 선포 이후 국회와 정당 등의 정치활동을 금지한다는 내용이 포함된 포고령이 발표됐고 국회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는 계엄군과 경찰이 투입됐다. 비상계엄은 국회의 계엄해제결의안 의결로 이튿날 새벽 4시30분 해제됐다.
민주당 등 야당은 곧바로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를 내란죄로 규정하고 탄핵소추 절차에 착수했다. 야당은 탄핵안에서 "윤 대통령이 헌법과 법률을 위배해 비상계엄을 선포하고 군과 경찰을 동원해 국회를 봉쇄·침입해 국회 활동을 억압하고 헌법기관인 중앙선관위를 침입하는 등 국헌을 문란하게 했다"고 주장했다.
윤 전 대통령에 대한 첫 번째 탄핵안은 지난해 12월7일 본회의 표결에 부쳐졌으나 여당인 국민의힘이 투표에 불참하면서 의결정족수 미달로 자동 폐기됐다. 이에 야당은 2차 탄핵안을 발의했고 탄핵안은 일주일 뒤인 12월14일 찬성 204표로 국회 본회의에서 의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