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성남시장 시절에 버려진) 현수막 걷어서 쓰레기봉투 만들게 했습니다. (공무원들이) 동네 민원을 많이 찾아오면 (해당 공무원들) 승진시켜 줬습니다. 그런 게 공직자의 보람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경기 수원, 용인, 남양주 등을 돌며 '정치인 이재명'을 낳고 기른 경기도에 대한 소회와 애정을 한껏 드러냈다. 특히 성남시장·경기도지사 시절의 수많은 민원 해결 일화들를 통해 '행정 전문가'로서의 면모를 강조했다.
이 후보는 26일 경기 용인시 단국대 죽전캠퍼스 인근에 마련된 연설 무대에 올라 "제가 8년 가까이 성남시장 재임하면서 정말 행복하게 시정했다. 제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시기를 꼽으라면 성남시장 할 때라고 생각한다"며 "경기지사는 3년밖에 못하고 대통령 후보로 차출돼 구체적 성과를 많이 내진 못했지만, 국정도 마찬가지라 생각한다. 애정을 갖고 성실하게 실력을 발휘하면 지금보다 훨씬 나은 대한민국이 되지 않겠나"라고 외쳤다.
그는 "(경기 성남과 용인을 흐르는) 탄천에 겨울철 운동하러 가시면 어떤 도로는 눈이 싹 치워져 있는 것을 보셨을 것이다. 거기서부터가 성남이었다"며 "가로등이 깨지면 즉각 바꿨고 도로가 만일 엉터리로 보수됐다면 제가 업자를 불러 다시 수리시켰다"고 했다.
그러면서 "제가 다니면서 보니 현수막이 이렇게 많은데 그걸 다 태우느라 냄새도 나고 일거리도 늘더라"라며 "제가 (버려진) 현수막 걷어서 쓰레기봉투 만들게 했다. 이런 식으로 사고 안 나게 하고, 동네 민원을 많이 찾아오면 (공무원들) 승진시켜 줬다. 그런 게 공직자의 보람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 후보는 최근 유세 현장에서 이처럼 행정 전문가로서 자신이 어떻게 일해왔고 성과를 냈는지를 강조하고 있다. 지난 24일 경기 안산 유세 현장에서는 성남시장 시절 반복적으로 수해가 발생한 곳을 지도로 만들어 문제점을 찾고 해결한 사례, 지난 20일 경기 의정부 유세 현장에서는 도지사 시절 미군기지 반환 문제 관련 행정 절차를 신속히 진행토록 해 인근 지역 하천을 넓혀 수해를 방지한 사례 등을 공유했다.
'커피 원가 120원' 등 발언의 일부를 두고 논란이 일긴 했지만, 경기도 지사 시절 한 계곡의 불법 영업 점포 철거 사례의 핵심은 당시 어떻게 상인들과 대화하고 그들을 설득해 문제를 해결했는지다. 이 후보는 이 과정에서 "있는 것을 잘하는 건 행정이고 없는 길을 만들어내는 것, 불가능해 보이는 것을 가능하게 만드는 것이 바로 정치"라는 자신의 지론을 강조했다.
이 후보는 유세기간 중 바람직한 '공직자의 자세'도 수차례 강조했다.
이 후보는 지난 24일 경기도 부천 한 유세 현장에서 "대통령은 우리의 대리인, 심부름꾼인데 이것을 착각하는 사람이 많다"며 "'내가 높은 사람인가' 착각하게 돼 있는데 국민보다 높이 있는 게 아니라 국민의 일꾼 중 가장 높은 자리에 있는 것이다. 머슴 중에 상머슴, 이게 바로 대통령 아닌가"라고 했다.
이 후보는 또 지난 22일 제주도 동문로터리에서는 "머슴은 덕목이란 게 있다"며 "첫째, 충직해야 한다. 그리고 공직자로 살았으면 성과가 있어야 한다. 저는 경기도를 전국에서 가장 높은 평가를 받은 도로 바꿨고 민주당은 이기는 민주당으로 바꿨다. 충직하고 유능한 일꾼을 뽑으면 여러분들이 지금보다 훨씬 더 잘 살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직접 공무원들의 고과를 어떻게 평가했는지도 공유했는데 이 후보는 "안전 부서는 어찌 보면 폼도 안 난다고 생각해서 무능하다고 평가되는 사람들을 보낼 수 있는데 저는 완전히 바꿔서 가장 유능한 사람을 보냈고, 실적을 내면 가장 먼저 승진시켜주는 식으로 바꿨다"며 "장애인과, 안전관리과, 대중교통과 등 민원 많은 곳은 성실하고 부지런하고 세심하고 열정적인 직원, 유능한 직원을 보내 잘하면 승진시켜주는 걸 보여줬다"고 했다.
한 민주당 대선 중앙선거대책위원회 관계자는 머니투데이 더300(the300)에 "이 후보의 유세 내용을 잘 살펴보면 그의 일하는 방식이 어떤지, 그리고 향후 집권했을 경우에 어떠한지 잘 보여준다"며 "무엇보다 실제 문제 해결 능력을 최우선으로 해 인재를 기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 후보의 이같은 유세 화법은 다른 대선 후보들과의 차별화를 이루는 데에도 효과적일 것이란 평가다.
박창환 장안대 특임교수는 더300에 "이 후보의 강점은 성남시장에 이어 경기지사에 이르기까지 성공적인 행정 활동을 했고 또 이를 토대로 대선 후보로까지 직행했다는 것"이라며 "이 후보는 이번 대선에 나서며 '성장'과 '안정'을 국정운영 목표로 내세우고 있는데 자칫 피상적일 수 있는 이 목표를 자신의 실제 경험에 기반해 유권자들에게 이해하기 쉽게 잘 전달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이어 "일부 구체적인 발언들은 예기치 못한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는데 해명과 반박을 주고받는 과정에서 결국 유권자들이 판단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