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14억원으로 저출산 해결"…인구 5400명 일본의 마을이 만든 기적

나기초(일본)=김인한 기자
2025.08.14 04:20

[the300][MT리포트] 트럼프시대, 숙명의 파트너 '한일' ④
'출산율 2.95명' 日 오카야마현 나기초…오쿠 초장 인터뷰

[편집자주] 을사늑약 120주년, 광복 80주년, 한일국교 정상화 60주년. 숙명의 라이벌이자 파트너인 한일 관계가 새로운 전기를 맞았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 2기 시대에 한일만큼 서로 처지가 비슷하고 도움이 될 수 있는 존재도 없다. 한국과 일본이 함께 트럼프의 파고를 넘고 저성장과 저출산·고령화를 극복할 방법을 모색한다.
오쿠 마사치카(奥正親) 일본 오카야마현 나기초장이 지난 7일 일본 나기초 사무소에서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 사진=김인한 기자

오쿠 마사치카(奥正親) 일본 오카야마현 나기초장이 "저출산·고령화는 한일 양국이 공통적으로 마주한 국가적 난제"라며 "양국이 성공 모델을 만들어 협력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오쿠 초장은 지난 7일 오카야마현 나기초 사무소에서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의 인터뷰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나기초의 출산율은 최근 5년간 2.5명과 3명 사이를 오간다. 일본 내에서 출산율이 가장 높은 곳 중 하나다. 그러나 2002년까지만 해도 이 곳은 인구 감소로 인근 마을과의 합병 논의까지 이뤄졌다. 당시 주민 약 70%가 합병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투표 이후 자발적으로 예산을 줄여 저출산 극복에 나섰다고 한다.

이에 주목한 우리나라 경북도는 지난달 나기초의 출산율 증대 모델을 정책에 반영하기로 했다. 경북도는 출산부터 육아, 중·고등학생, 대학생까지 생애 모든 단계를 경제적으로 지원해 자녀가 있는 가정의 부담을 줄여주는 나기초 모델을 지역 특색에 맞게 도입해 곧바로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오쿠 초장은 "나기초 전체 예산은 1년에 40억엔(약 370억원) 정도이고 그 중 저출산 극복에 쓰이는 비용은 1억5000만엔(약 14억원)에 불과하다"며 "저출산 예산은 마을 합병 반대 이후 주민들이 위원회를 만들어 지역 의원의 급료와 행정 예산 등을 줄여 마련한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7일 일본 도쿄에서 약 600㎞ 떨어진 오카야마현 나기초(奈義町)에 위치한 육아 지원시설인 '차일드홈'. 지역에서 아이를 키우는 부모라면 누구든 아이들을 맡길 수 있다. 이날 딸 2명과 차일드홈에 방문한 다케모토 나오미씨는 "첫째 아이는 생후 3개월 때부터 이곳에서 신세를 졌다"며 "아이를 낳고 육아 걱정이 많았지만 같은 나이대의 엄마들과 만나 이야기를 나누며 자연스럽게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 사진=김인한 기자

나기초는 예산 절감을 통해 고등학생 때까지 아이들의 의료비를 전액 지원한다. 다른 지역 병원에 가도 수납 창구에서 '나기초 의료비 지원 카드'를 보여주면 병원이 나기초에 비용을 직접 청구한다. 초중고 교육비 제공과 대학생 학자금 대출 등도 지원한다.

오쿠 초장은 "한국이든 일본이든 저성장을 극복하려면 지역이 자생력을 가져야 한다"며 "나기초는 젊은 사람들이 이주하고 정착하는 것이 지역 내 인프라를 유지하는 정책이고 이게 곧 고령자의 복지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의 서울·경기 등 수도권 쏠림과 저출산 문제와 관련해선 "일본도 동일한 문제를 겪어 2023년 어린이가정청을 만들어 출산율 제고에 힘쓰고 있다"며 "한국은 지난해 출산율 0.75명을 기록했고 일본과 같이 수도권 집중 현상이 심화하고 있는 만큼 양국의 협력을 늘릴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나기초의 높은 출산율 비결에 대해선 "육아의 경우 여성들이 출산 등으로 어려움을 겪기 때문에 여성을 지원하는 정책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저출산 문제와 이로 인한 지역 소멸 문제는 국가적으로도 큰 문제인 만큼 위기감을 가지는 게 중요할 것"이라고 했다.

오쿠 마사치카(奥正親) 일본 오카야마현 나기초장이 지난 7일 일본 나기초 사무소에서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 사진=김인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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