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 임기 4일 남은 이시바와 회담…차기 日총리 향한 메시지는

조성준 기자, 부산=이원광 기자
2025.09.30 18:23

[the300]

[부산=뉴시스] 최동준 기자 = 이재명 대통령과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30일 부산 누리마루 APEC 하우스에서 한일 정상회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2025.09.30.

이재명 대통령이 퇴임을 나흘 앞둔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와 정상회담을 한 건 양국 간 셔틀외교를 완전히 복원하고, 차기 일본 총리도 우호적 한일관계를 계승토록 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대통령과 이시바 총리는 30일 오후 부산에서 정상회담을 열고 한일의 공통 사회문제 협의체를 운용하자는 데 뜻을 모았다. 한일 양국 관계 부처가 저출산·고령화·국토균형성장 등 여러 사안에 대한 협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이와 함께 양국 외교당국 간 협의도 정기적으로 진행하는 등 한일 간에 다층적 연계와 협력 강화를 도모하기로 의견을 같이했다.

이번 만남은 이시바 총리와의 고별 회담이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이번 회담이 실효성이 없을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됐다. 그러나 한일 양국의 셔틀외교를 재개하고, 양국의 미래지향적인 한일관계 발전 의지를 재확인하기 위해 회동이 성사됐다.

이 대통령은 취임 직후인 지난 6월 G7(주요 7개국) 정상회의가 열린 캐나다에서 이시바 총리와 첫 만남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양국은 한일관계 발전을 위한 셔틀외교 재개를 약속했다. 이후 이 대통령은 지난달 말 한미 정상회담을 위해 미국에 가기 전 일본을 먼저 방문해 이시바 총리와 한일 정상회담을 개최했다. 양국 정상은 이 자리에서 한미일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한편 미국 트럼프 행정부와의 관세협상 및 경제·통상 분야 협력 방안에 대해서도 논의했다.

(도쿄 AFP=뉴스1) 권준언 기자 = 23일 일본 도쿄 자민당 본부에서 열린 자민당 총재 선거 후보 공동 기자회견장에서 후보들이 무대에 오르고 있다. 왼쪽부터 하야시 요시마사 일본 관방장관, 다카이치 사나에 전 경제안보상, 고이즈미 신지로 농림수산상. 2025.09.23. ⓒ AFP=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이시바 총리의 한일관계 발전 노력에 대해선 일본의 차기 총리 후보들 모두 공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음 달 4일 예정된 집권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유력 후보로 꼽히는 다카이치 사나에 전 경제안보상과 고이즈미 신지로 농림수산상 모두 한일관계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다카이치 전 경제안보상은 지난 24일 일본기자클럽이 주최한 후보 토론회에서 북한과 중국, 러시아 3국이 밀착하는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한일관계를 심화시켜 나가겠다"고 밝혔다. 고이즈미 농림상은 지난 20일 출마 기자회견에서 한일관계에 대해 "한국은 국제사회의 다양한 과제 대응에서 파트너로서 협력해야 할 중요한 이웃 나라"라며 "정상 차원에서도 셔틀 외교를 계속하고 정상 간 신뢰 관계를 구축해 양국 관계를 한층 더 진전해가고자 한다"고 밝혔다.

특히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한미일과 북중러의 대결 구도가 형성되는 분위기 속에서 한미일 공조를 기반으로 한 한일 협력은 차기 총리에게는 진영·이념과 무관하게 중요한 사안이다.

강철구 배재대 일본학과 교수는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의 통화에서 "이시바 총리는 한일 간 셔틀외교 복원 등 한일관계 개선의 노력에 대해 포스트 이시바에게 보여주고 싶은 부분이 있을 것"이라며 "차기 총리가 누가 되든 한일 간의 관계에 대한 일본의 정책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과거사 문제는 여전히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여자 아베'로도 불리는 다카이치 전 경제안보상은 강경 우익 정치인으로 분류된다. 특히 그는 태평양전쟁 A급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해왔고, 총리로 취임하더라도 이를 지속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지난 28일에는 "대신(장관)이 '다케시마(독도의 일본식 표현)의 날'에 당당히 나가면 좋지 않은가"라고 말했다는 점 등에 비춰볼 때 예민한 지점에서 대립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고이즈미 농림상은 상대적으로 개혁적인 성향을 보인 것으로 평가되지만 그 역시 매년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해왔다. 다만 그는 출마 기자회견에서 "국가를 위해 희생된 사람을 기리는 것은 당연하다"면서도 "총리가 되면 적절히 판단하겠다"며 유보하는 태도를 보였다.

다만 두 사람 모두 총리가 될 경우 기존과 다른 태도를 보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강 교수는 "이시바 총리는 총리가 되기 전 야스쿠니신사에 공물도 보내지 않았지만, 총리가 된 후에는 공물을 보내는 등 일본을 대표하는 입장을 보였다"며 "다카이치든, 고이즈미든 한국과 중국 등 주변국의 시선을 의식해 직접 참배보다는 공물을 보내는 식으로 수위를 조절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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