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자사주 소각 의무화를 골자로 한 3차 상법 개정에 본격적으로 나선 가운데 오기형 민주당 코스피5000 특별위원회 위원장이 그간 자산인지 자본인지 불분명했던 자사주의 성격을 '자본'으로 명확하게 하는 취지의 소득세법과 법인세법 개정안 발의를 준비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2일 머니투데이 the300(더300) 취재에 따르면 오기형 위원장은 이날 "세법상 자사주 거래기준 일관성 확보를 위한 소득세법, 법인세법 개정안 공동발의를 요청드린다"며 의원들에게 협조 요청문을 보냈다. 개정안은 공동발의자 10명이 차는 대로 이르면 이날 중 발의될 것으로 보인다.
오 위원장은 요청문을 통해 "경영계에서는 자사주 소각에 대해 '기업 현금성 자산 N조 증발'이라며, 자사주가 '자산'에 해당한다는 전제하에 여러 주장을 하고 있다"며 "그러나 자사주는 자본이다. 주권발행회사가 자기주식을 취득하는 것은 주주에 대한 출자 환급에 해당하고 기업회계기준에 의하더라도, 자사주 취득 시 그 가액만큼 자산이 늘어나는 것이 아니라 자본에서 차감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런데 유독 일부 조세 법령에서만, 자사주가 자산이라는 전제 하에 과세의 근거로 삼고 있다. 가령 주권발행회사에게 주식을 매각한 양도인의 경우 (자본 거래로서) '배당소득'으로 취급돼야 하는데, 회사가 소각 목적 아닌 보유 목적으로 자사주를 취득하는 경우에 법원은 이것을 자산거래로 보아 '양도소득'으로 취급해야 한다고 한다"고 설명했다.
오 위원장은 "(자사주 거래 성격에 대한) 기준이 불명확해 예측 가능성이 부족하고, 당사자들이 거래형식을 임의로 선택하게 해 조세회피의 유인을 제공하는 측면이 있으며, 경제적 실질이 동일한 거래를 차별적으로 취급하여 부당하다는 지적이 있다"며 "이에 세법상 자사주 거래가 자본거래임을 명확히 하여, 납세자의 예측 가능성을 도모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머니투데이 더300이 확보한 소득세법 개정안(오 위원장 대표발의)엔 회사의 자사주 취득은 원칙적으로 자본거래에 해당하므로, 이를 통해 개인 주주에게 귀속되는 소득은 원칙적으로 배당소득으로 보도록 하되, 거래소를 통해 주권발행회사에 주식을 매각하는 경우 양도소득으로 예외를 인정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법인세 개정안에는 법인이 다른 주권발행법인에게 해당 주식을 양도하고 대가로 지급받은 금액 중 당초 해당 주식의 취득금액을 초과하는 부분은, 거래소를 통해 주식을 매각하려는데 우연히 그 매수인이 주권발행법인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배당금 또는 분배금으로 보도록 명시하는 내용이 담겼다. 또 자기주식 처분으로 인한 손익이 익금 또는 손금에 산입되지 않음을 명시했다.
민주당은 자사주 소각 의무화를 골자로 한 3차 상법 개정안의 연내 처리를 목표로 하고 있다. 기업들이 자사주를 소각하지 않고 경영권 방어 등 지배력 유지 수단으로 활용하는 관행이 기업지배구조 개선을 가로막아 주가 저평가를 초래했다는 인식에서다.
그러나 그동안 적대적 인수합병(M&A) 공격을 받게 될 경우 백기사(우호주주)에 자사주를 넘겨 우호지분으로 활용해온 재계는 자사주 소각 의무화에 우려를 보여왔다. 또 유동성 위기에 빠졌을 때 보유한 자사주가 자금 조달 수단이 될 수 있다는 게 재계의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