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국정감사= 김우영(민), 김현(민), 노종면(민), 이정헌(민), 이주희(민), 이훈기(민), 정동영(민), 조인철(민), 한민수(민), 황정아(민), 김장겸(국), 박정훈(국), 박충권(국), 신성범(국), 이상휘(국), 최수진(국), 최형두(국), 이해민(조), 이준석(개), 최민희(민·위원장)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가 LG유플러스의 해킹 정황 신고, KT의 개인정보 유출 피해자들의 해지 위약금 면제 약속을 받아냈다. 국정감사 첫 주 '욕설 문자 논란'에 따른 여야의 극한 대립으로 '동물 국회' 같은 모습을 보였던 과방위가 모처럼 민생 챙기기에 나선 모습을 보였다.
이해민 조국혁신당 의원은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 과방위 국정감사에서 LG유플러스 내부 점검 결과 8개의 보안 취약점이 발견됐다고 밝혔다. 비밀번호를 암호화하지 않고 소스 코드 안에 그대로 노출했다거나, 관리자 페이지에 백도어가 존재한 것 등이다. 이 의원은 "8개 취약점 중 1개만 존재해도 치명적인데, 해커들을 위해 레드카펫을 깔아놓은 모양"이라고 했다.
홍범식 LG유플러스 대표는 KISA(한국인터넷진흥원)에 해킹 정황을 신고하고 철저한 조사를 받을 것이냐는 이 의원 질문에 "혼란과 오해가 발생하고 있어 이 부분에 대해 조금 더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고 했다. 홍 대표는 이 의원이 "신고하겠다는 뜻이냐"고 재차 묻자 "신고하겠다"고 답했다.
박충권 국민의힘 의원은 김영섭 KT대표를 불러세워 'KT 해킹 사태'를 질타했다. 박 의원은 "피해 고객들에게 가입 해지 위약금을 면제해 주는 것이 아주 시급하다"며 "(피해자들에게) 위약금까지 내라고 하면 얼마나 화가 나겠나. 위약금을 면제해주지 않는다면 책임 경영의 자세가 안 돼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 의원이 KT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불법 기지국 정보 수신자 가운데 KT 가입을 해지하거나 해지 신청을 한 이용자는 2072명이다. 이 가운데 일부가 위약금을 부담했는데, 액수는 923만원이다. 위약금을 가장 많이 낸 개인은 53만원을 부담하며 KT 가입을 해지했다.
이와 관련 김영섭 KT 대표는 "피해 고객 위약금 면제 고지를 시작하고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KT도 "오늘 오후부터 위약금이 발생한 기 해지 고객에게 직접 전화해 위약금 환급을 진행하고 있다"고 했다. 위약금 면제 대상은 2만2227명이다.
김 대표는 전체 가입자를 대상으로 한 유심(USIM·가입자 식별 단말장치) 교체를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김 대표는 "(전체 가입자) 위약금 면제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민관합동조사단 조사 및 경찰 수사 결과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하겠다"며 즉답을 피했다.
KT가 보수적인 보상안을 내놓는 데 그쳤다는 취지의 지적도 나왔다. 황정아 민주당 의원은 김 대표에게 "전체 고객에 대한 위약금 면제는 검토만 하고 있다고 했는데, 이것 외에는 별도의 보상이 보이지 않는다"며 "SKT에서 했던 것 이상의 보상안을 마련한다고 했는데, 언제까지 무슨 내용을 하겠다는 내용,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이정헌 민주당 의원은 많은 가정에서 쓰는 '로봇 청소기'를 통한 해킹을 막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의원은 중국산 로봇 청소기 '로보락'을 보여주며 "집 내부의 데이터를 다 수집할 수 있다"며 로보락 업체가 개인 정보를 계속 보관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 의원은 "일상에서 자주 쓰는 로보락 같은 IoT 기기의 문제점, 또 개인정보 유출이나 해킹을 막기 위해 IoT 보안 인증을 하고 있다"며 "보안인증을 얼마나 받았나 살펴보니 해외 업체는 아무 데도 받은 곳이 없다. 실효성 있는 대책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이 의원은 민간 데이터센터 화재 방지를 위한 개선점, 소액결제 피해 관리 주체 문제 등 다양한 주제의 질의를 했다.
국회 정보위원회 위원장이기도 한 신성범 국민의힘 의원은 국가정보원의 조사를 근거로 범정부 업무체계인 '온나라 시스템' 해킹이 중국의 소행일 가능성이 있다며 KT에 대해서도 국가 차원의 해킹이 이뤄졌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또 해킹 대응 관련 부처 간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우리 정부 부처끼리) 누가 주도권을 쥐냐는 얘기를 할 때가 아니지 않나. 사이버 전쟁, 국제적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고 했다.
국회 관계자들로부터는 지난주 김우영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박정훈 국민의힘 의원의 '문자 논쟁'으로 파행을 거듭한 과방위가 민생에 이바지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날 오전 국민의힘에서 최민희 과방위원장 딸의 국정감사 기간 결혼식이 부적절했다는 지적을 해 파행이 우려됐지만 별다른 차질 없이 감사가 진행됐다. 박 의원은 결혼식으로 '이해충돌'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고 지적했고, 최 위원장은 피감기관에 청첩장을 전달하지 않았으며, 의도적으로 특정 날짜를 노린 게 아니라고 해명했다.
한편 머니투데이 더300(the300) 국감 스코어보드의 평가 기준은 △정책 전문성 △이슈 파이팅 △국감 준비도 △독창성 △국감 매너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