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이 이달 말 서울 용산에서 청와대로 완전히 이전하는 가운데 이재명 대통령의 집무실이 마련될 여민1관에 관심이 쏠린다.
대부분의 역대 대통령들과 달리 본관 대신 비서동에 집무실을 두기로 한 것은 대통령실 3실장(비서·정책·국가안보실장) 등 참모들과 한 공간에서 일함으로써 업무 효율을 높이는 한편 세상과 단절된 구중궁궐이란 청와대에 대한 우려도 씻어내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21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이달 말 집무실 이전 작업을 마치는 즉시 과거 청와대의 공식 대통령 집무실인 '본관' 2층이 아닌 비서동 가운데 하나인 '여민1관' 3층에서 주로 업무를 볼 예정이다.
이 여민 1관 1~2층에선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 김용범 정책실장, 위성락 국가안보실장 등 3실장과 우상호 정무수석, 하정우 AI미래기획수석도 근무한다. 이 대통령이 국회와의 소통, AI(인공지능) 정책 등을 얼마나 중시하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과거 문재인 정부의 전례에 비춰보면 여민2관에는 봉욱 민정수석이, 여민3관에는 이규연 홍보소통수석이 자리잡을 것으로 보인다. 수석급의 류덕현 재정기획보좌관도 여민3관에 자리잡을 예정이다.
이 대통령과 3실장이 모두 한 건물에서 근무하는 만큼 과거 청와대 시대에 비해 대통령과 고위 참모 간 소통의 효율성이 크게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문재인 전 대통령도 여민1관을 집무실로 활용했지만 당시 3실장 가운데 비서실장만 여민1관에 있었을 뿐 정책실장은 여민2관, 국가안보실장은 여민3관으로 서로 떨어져 있었다.
여민1관 내 대통령과 실장 집무실 간에는 계단을 이용할 경우 약 30초면 이동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재인 정부에서 국정상황실장을 지낸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참모들이 여민1관, 한 건물에 근무하면) 대통령 호출시 30초 만에 올라가야 한다"며 "전화로 '봅시다' 하면 30초도 안 걸린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과 대통령실 3실장이 한 공간에서 근무하는 것에 대해 대통령실 관계자는 머니투데이 더300(the300)에 "수평적이고 효율적이며 빠른 의사 결정 구조의 공간화를 염두에 뒀다"며 "이 대통령과 주요 참모진 간 논의도 상시로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노태우 정부 시절인 1991년 세워진 청와대 본관은 대통령의 집무와 외빈 접견을 위해 지어진 2층짜리 건물이다. 이 대통령이 본관 집무실 대신 그 절반 크기에 불과한 여민1관 집무실(87.27㎡·26.4평)을 택한 것은 그동안 본관과 비서실동 간 먼 거리가 '불통 리더십'의 한 원인이 됐다는 지적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여민관과 본관은 약 500m 떨어져 있어 걸으면 5분 이상 걸리고, 차량을 이용해도 대기시간 등을 고려하면 비슷한 시간이 소요된다.
이 대통령이 주 집무실로 쓰게 될 여민 1관은 노무현 전 대통령 재임기이던 2004년 12월에 완공됐다. 2관(옛 신관)과 3관(옛 동별관)은 각각 1969년, 1972년 만들어졌다. 노 전 대통령도 본관과 비서동 간 거리가 너무 멀다는 지적에 따라 간이 집무실 용도로 여민1관을 신축했다. 당시 대통령 집무실(오벌오피스)와 부통령실, 비서실장이 있는 웨스트윙이 인접해 있는 백악관 구조에서 착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민관(與民館)이란 이름은 국민과 기쁨과 슬픔을 함께 한다는 뜻의 '여민동락'에서 따왔다. 이명박 정부과 박근혜 정부에선 '여민관' 대신 '위민관'(爲民館)으로 불렸다가 문재인 정부때 다시 '여민관'으로 돌아왔다.
이 대통령에 앞서 문재인 전 대통령도 본관 대신 여민1관을 주된 집무실로 활용했다. 전임인 박근혜 전 대통령이 본관과 관저를 주로 집무실로 사용해 불통 이미지를 더 강화한 탓이기도 했다. 문 전 대통령은 '구중궁궐' 청와대에서 벗어나 아예 정부서울청사에 새 집무실을 마련, 광화문 시대를 열겠다고 선언했지만 보안 등 문제로 이 계획은 결국 무산됐다.
이 대통령이 주된 집무실을 여민1관으로 정하면서 기존 집무실이 있던 본관은 국무회의나 외국 국가원수나 외교사절 등 외빈 응대에 주로 사용될 전망이다.
한편 이 대통령 부부가 머물 관저는 내년 상반기 중 보안 점검과 보수 작업이 모두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내 관저와 본관은 약 200m, 관저와 여민관은 약 600m 떨어져 있다. 이 대통령은 청와대 관저 준비가 마무리될 때까지 당분간 한남동에서 청와대까지 출퇴근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