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의 마두로 체포, 北긴장감 갖게 해…북미 정상회담 가능성 커져"

조성준 기자
2026.01.05 16:32

[the300]

5일 서울 중구 서울신라호텔에서 열린 동아시아연구원(EAI) 주최의 대담회에서 '북한의 대외관계'를 주죄로 발표하고 있는 박원곤 EAI 북한연구센터 소장. / 사진제공=동아시아연구원(EAI)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보여준 군사적 조치가 북한에도 적잖은 긴장감을 가하고 있습니다."

박원곤 동아시아연구원(EAI) 북한연구센터 소장이 5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EAI 주최 콘퍼런스를 통해 북미 정상회담 개최 가능성이 커졌다며 이같이 밝혔다.

미국이 지난 3일(현지시간) 베네수엘라 수도 카라카스 등을 공습해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체포·압송함에 따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 겸 국무위원장도 트럼프 대통령의 대화 제안을 거부할 수 없을 것이란 예상이다.

박 소장은 이날 북한의 대외관계를 주제로 발표하며 김 위원장이 핵에 더욱 집착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김 위원장은) 핵이 없었기에 마두로 대통령이 체포당했다(고 생각할 것)"이라고 해석했다.

박 소장은 이라크의 사담 후세인, 리비아의 무아마르 카다피처럼 핵무기를 보유하지 않은 반미 국가 정상이 미국에 의해 물러나게 된 사례를 거론하며 북한이 핵 개발 정당성을 부각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 소장은 "(앞선 사례를) 핵 보유의 정당성으로 말할 것"이라며 "미국과의 핵 협상의 문턱이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박 소장은 북한이 트럼프 대통령의 회담 요구에 부담을 느낄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보여준 군사적 조치를 아마도 예상 못 했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단순하게 해안 봉쇄를 통해 마두로 대통령을 압박하는 형태가 될까 (예상)했다"며 "그간 트럼프 대통령은 말만 하고 행동하지 않았지만, 실제로 (베네수엘라를 상대로) 보여줬다. 이는 북한 입장에서 적지 않은 긴장감을 갖게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주요 지휘부 제거 작전을 미국이 북한을 상대로 할 가능성은 없다고 본다"며 "그럼에도 (미국이) 군사적 무력을 사용해 북한을 압박할 가능성이 굉장히 높다"고 전망했다.

박 소장은 "김 위원장의 입장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이 올해도 대화하자고 제안할 텐데 이를 거부하는 건 굉장히 큰 도전 요인이 될 가능성이 있다"며 "이로 인해 미북 협상 가능성이 더 커졌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북미 정상회담의 (개최) 시점은 정확히 알 순 없지만 올해 안에 (열릴) 가능성이 있다"며 "정확한 시기는 올해 4월이나 미국 중간선거가 열리는 11월 이후로 본다"고 했다.

이재명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해 11월1일 경북 경주박물관에서 공식 환영식을 마친 뒤 정상회담을 하기 위해 도보로 이동하는 모습. / 사진=뉴시스

이날 대담회에서는 북한 외에도 한국의 주변국 외교전략에 대한 각 분야의 전문가 분석과 제언이 제기됐다.

전재성 EAI 원장은 개회사를 통해 "최근 베네수엘라 사태에서 보듯이 국제질서는 매우 급격한 변동 국면에 놓여 있다"며 "국제질서가 어떤 방향으로 재편되고 있는지를 정확히 진단하고, 그 속에서 한국 외교의 전략적 좌표를 설정하는 일은 지금 이 시기에 가장 중요한 과제"라고 강조했다.

특히 이날 중국 베이징을 국빈 방문한 이재명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한중 정상회담을 개최할 예정인 가운데 이번 한중 정상회담에서는 뚜렷한 성과가 나오긴 어렵다는 분석이 나왔다.

조영남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솔직히 말하면 저는 전혀 기대하지 않는다"며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조 교수는 "현재 중국의 한반도 정책에서 '남한만의 정책'은 없다고 본다"며 "중국은 안정적으로 분단이 유지되길 원하지, 통일을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 입장에선) 북한의 체제가 유지되는 건 돈으로 살 수 없는 전략적 가치가 있다"고 했다.

이와 함께 △미중의 패권 경쟁이 벌어지는 상황에서 한국이 한미동맹과 한중 전략적 동반자 관계에서의 균형을 잡기 어려운 문제 △대만 유사시 한국의 군사 연루 가능성이 커짐에 따른 우리의 외교적 활동 공간이 좁아진 문제 △양국 간 기술·산업 경쟁력의 격차가 커짐에 따른 국민 정서 악화 문제 등을 거론했다.

다만 조 교수는 "이번 한중 정상회담을 계기로 좋은 관계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