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대형→1인 기획사...진화하는 매니지먼트, 꾸준한 과세 논란

박상곤 기자
2026.02.16 10:05

[the300][기획]1인 기획사, K-컬처 '성장 엔진'인가 '탈세 창구'인가②매니지먼트 변천사

(홍콩=뉴스1) 권현진 기자 = 에스파가 29일(현지시간) 오후 홍콩 카이탁 스타디움에서 열린 대중음악 시상식 '2025 마마 어워즈'(2025 MAMA AWARDS)에서 에너지 넘치는 공연을 선보이고 있다. (CJ ENM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2025.11.30/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홍콩=뉴스1) 권현진 기자

'K-콘텐츠'·'K-컬처'가 글로벌 주류 문화·산업으로 자리잡는 과정에서 국내 매니지먼트 구조는 '애자일(Agile, 유연하고 민첩한)' 방식으로 진화하며 변신을 거듭했다. 개인 매니지먼트, 대형 기획사, 1인 기획사 시대를 거치면서 연예인 과세 논란도 끊임없이 이어졌다. 특히 K-컬처가 '수출산업'으로 성장하면서 매니지먼트의 변화는 단순 구조 개편을 넘어 수익 배분과 과세 체계 전반에 적잖은 영향을 미쳤다.

16일 엔터업계 등에 따르면 국내에서 이른바 '1세대 기획사'가 탄생해 연예기획 산업이 비약적 발전을 시작한 건 1990년대의 일이다. 당시 KBS와 MBC 등 방송사에선 연기자와 개그맨을 선발해 전속제로 관리하는 경우가 많았다. 매니저가 여러 명의 연예인을 담당하는 '개인 매니지먼트'가 주를 이뤘다.

그러다 1991년 SBS 출범과 광고시장 확대, 방송사 연예인 선발제도 폐지 등으로 연예인 관리와 신인 발굴 업무를 맡는 연예기획사가 생겨났다. SM·JYP엔터테인먼트·싸이더스 등의 대형기획사들이 대표적이다. 음반시장 성장과 아이돌 시스템 도입이 맞물리면서 제작·유통·매니지먼트를 아우르는 수직계열화 모델이 정착했다. 연예 산업이 기업형 구조로 재편된 것이다.

1세대 기획사의 과세 관련 이슈는 단순한 편이었다. 조직화·체계화된 대형기획사는 일정 비율로 정산한 금액을 사업소득으로 소속 아티스트(연예인)에게 지급하고 아티스트는 종합소득세로 신고·납부하는 구조였다. 거의 국내에서 수익이 발생한 데다 계약 관계가 비교적 명확해 세무상 분쟁도 제한적이었다.

(홍콩=뉴스1) 권현진 기자 = 28일 오후 홍콩 카이탁 스타디움에서 열린 대중음악 시상식 '2025 마마 어워즈'(2025 MAMA AWARDS)를 찾은 K-POP 글로벌 팬들이 자신이 좋아하는 아티스트들의 슬로건을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5.11.28/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홍콩=뉴스1) 권현진 기자

과세 논란이 본격화한 건 이른바 '2세대 기획사'인 1인 기획사 시대가 열리면서다. 대형기획사와 함께 성공을 거둔 아티스트들의 협상력이 높아지자 광고·출연료로 별도의 1인 기획사를 설립해 독자 운영하는 흐름이 나타났다. 한류 확산과 함께 CF 단가와 해외 행사 수익이 급증하면서 고소득 스타를 중심으로 독립 경영 모델이 일반화했다.

이 과정에서 △수입누락 △가공경비 △법인차량, 법인카드 사적 사용 등 법인격 오남용 사례도 나왔다. 업계에선 이 시기 일부에서 나타난 탈세 사례가 1인 기획사에 대한 과세당국의 색안경 배경으로 작용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연예 매니지먼트 업계는 K-컬쳐의 글로벌화 이후 또 한 번 구조적 진화를 이뤘다. 개인 브랜드 가치가 커진 아티스트 혼자 1인 기획사를 운영하기 어려운 데다 해외 프로젝트 및 IP(지식재산권) 사업 등의 확대로 역할 구분이 필요했다. 이에 따라 제작과 유통 등은 대형기획사가 맡고, 아티스트 개인 및 IP 관리는 1인 기획사가 맡는 분업형 구조(3세대 기획사)가 나타났다. 해외 투어 계약이나 장기 프로젝트 중단시 발생하는 손해배상 책임을 누가 부담할 것인지가 핵심 이슈로 떠오르면서 법인을 통한 리스크 관리 필요성이 커졌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3세대 기획사 시대에 연예인들은 1인 기획사·대형 기획사와 별도의 계약을 체결한다. 법인 명의로 들어온 수입을 임직원 보수 형태로 정산하는 모델이 나타나기 시작한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단순한 세율 조정 목적이 아니라 계약 주체와 책임 구조를 분리하기 위한 장치로 볼 수 있다"고 했다.

업계에선 세무당국이 매니지먼트 시장의 이런 변화를 이해하지 못 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인 기획사를 종합소득세 누진세율 회피를 위한 페이퍼컴퍼니로 치부하고, 법인이 얻은 소득은 모두 아티스트 개인에게 귀속된 것으로 여겨 과세한다는 것이다. 세무당국은 연예 활동의 본질을 '개인의 인적 용역'으로 보는 반면 업계는 '조직화된 브랜드 사업'으로 해석한다는 점에서 극명한 시각차가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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