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색 하나 안 변해" 술 세다 방심…침묵하던 간, 이미 '빨간불' 켰다

"얼굴색 하나 안 변해" 술 세다 방심…침묵하던 간, 이미 '빨간불' 켰다

박정렬 기자
2026.02.16 12:21

과음·폭음하기 쉬운 명절에는 적정 음주량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술을 마시고 얼굴색이 변하지 않거나, 숙취가 없어도 알코올에 의한 간 손상은 진행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의료계에 따르면 술은 간에 직접적인 부담을 준다. 알코올 분해 과정에서 생성되는 독성 물질이 간세포를 손상하는 것으로 '총량'에 의해 간 손상 정도가 결정된다. 얼굴색이나 숙취 여부는 알코올 분해 효소량의 차이일 뿐, 간 손상과 분해 정도는 무관하다.

간이 반복적으로 손상되면 지방간이 형성되고, 반복될 경우 알코올성 간염으로 진행될 위험이 커진다. 간이 딱딱해지는 간경변으로 이어지면 단순한 기능 저하를 넘어 복수, 황달, 출혈 위험 증가 등 심각한 합병증으로 연결될 수 있다.

간은 '침묵의 장기'로 문제가 있어도 초기 자각 증상이 거의 없다. 피로와 무기력감 등이 간 손상의 초기 신호일 수 있지만 일반적인 탓에 그냥 넘어가기 일쑤다. 간 손상은 한 번 진행되면 전신 건강에 악영향을 미치고, 회복도 어려워 예방과 조기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가장 좋은 방법은 술을 마시지 않는 것이다. 만약 어렵다면 연속된 술자리를 피해 간이 휴식할 시간을 줘야 한다. 특히 수면 부족과 알코올 섭취가 겹치면 간 회복이 더욱 지연돼 수면 시간을 충분히 확보하는 게 바람직하다.

일반적으로 하루 80g 이상의 알코올을 10~20년간 지속해서 섭취하면 알코올성 간염이나 간경변 발생 위험이 급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유전적 요인, 성별, 영양 상태 등에 따라 간이 견딜 수 있는 알코올양은 차이가 있지만 비교적 안전한 음주량은 남성 하루 30g, 여성 하루 20g 이하로 제시된다. 소주 한 잔 또는 맥주 한 캔에는 약 10g의 알코올이 들어 있다.

연말연시 건강검진에서 AST, ALT 등 간 효소 수치가 괜찮게 나왔다고 해서 안심해선 안 된다. 술을 오래 마시면 비타민B(피리독신)가 부족해지면서 AST, ALT 생성량이 준다. 설령 간이 손상되더라도 AST, ALT 수치가 올라가지 않을 수 있다. 전문가들은 "오랜시간 음주한 경우 초음파 검사나 필요시 간 조직 검사를 통해 자기 간 상태를 면밀히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알코올성 간질환은 금주하면 조직학적 호전이 가능하다. 동시에 간에 부담을 줄이기 위해 과도한 탄수화물 섭취를 자제하고 콩, 두부, 살코기와 같은 단백질을 섭취하는 게 권장된다. 최소 일주일에 3번, 1시간 이상 땀이 흠뻑 날 정도의 운동을 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어쩔 수 없이 술을 많이 마셔야 하는 상황이면 음식을 곁들이는 게 좋다. 수분과 항산화 항산화 물질을 많이 담은 제철 과일은 술로 인한 독성을 줄일 수 있어 권장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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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렬 기자

머니투데이에서 의학 제약 바이오 분야 기사를 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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