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통합 일시정지...대구·경북은 '신속 재논의', 대전·충남은 무산?

이태성 기자
2026.02.25 15:45

[the300]

(서울=뉴스1) 이승배 기자 =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32회국회(임시회) 8차 본회의에서 공천헌금 의혹으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강선우 무소속 의원 체포동의안이 가결되고 있다. 총 투표수 263표 가운데 찬성 164표로 강 의원의 체포동의안을 가결 처리했다. 부결 87표, 기권 3표, 무효 9표다. 2026.2.24/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이승배 기자

행정통합이 무산된 두 지역 정치권의 분위기가 극명하게 갈리고 있다. 대구·경북은 지역 의원을 중심으로 특별법안 처리를 위한 논의를 빨리해야 한다는 것이 중론인 반면 대전·충남은 법안 자체가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는 분석이다.

25일 정치권에 따르면 전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광주·전남 행정통합 특별법안만 의결하고 대구·경북, 대전·충남 특별법안은 보류했다. 지역 의회나 주민들의 반대가 있는 만큼 더 논의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추미애 법사위원장은 "시도통합은 주민의 지지가 반드시 필요한데 대구시의회는 통합을 추진하지 말라는 성명을 냈고 대전·충남의 경우 반대가 심하다"고 했다.

실제로 국민의힘 법사위원들은 '통합에 원칙적으로는 찬성하지만 졸속 추진은 반대한다'는 의견을 냈다. 신동욱 국민의힘 의원은 "지금 이 시기에 행정통합을 하는 것이 바람직한지 의문"이라며 "주민투표를 붙여서 의견을 들어보는게 맞지 않느냐"고 말했다.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도 "주민투표를 해봐야 한다"고 했고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은 "대구·경북의 인구가 광주·전남보다 많은데 형평성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법안 처리 직전인 지난 23일 대구시의회가 '졸속 통합 반대'를 주창하는 성명도 나왔다.

그러나 민주당 주도로 광주·전남 행정통합 특별법안만 처리되자 분위기가 급변했다. "언제 민주당이 국민의힘 의견을 듣고 법안을 처리했느냐"며 추 위원장에 대한 성토를 쏟아냈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TK 의원들 중심으로 대구·경북 행정통합 특별법안을 왜 반대했냐며 지도부를 비판하는 목소리도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20조원의 지원금이 걸려있는 막대한 법안이라 대구·경북 지역 의원들이 민감하게 반응한 것이다.

대구·경북에서는 행정통합 특별법안을 조속히 재논의해 통과시켜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주호영 국회부의장은 "명백한 지역 차별"이라고 했고, 추경호 국민의힘 의원은 "TK 통합법 보류는 지역의 미래를 가로막는 정치적 판단"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조속한 재논의를 통해 대구·경북 행정통합 특별법안을 통과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의 한 의원은 "이번 국회에서 재논의되지 못하면 행정통합은 흐지부지될 수 있다는 위기감이 있다"며 "언제 다시 논의할 수 있을지 모르는 상황인 만큼 절박함이 작용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민주당에서도 대구·경북의 경우 추가 논의가 이뤄질 수 있다는 입장이다. 박수현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최고위원회의후 "국민의힘에서 의견만 정리한다면 다시 법사위를 열고 처리할 수 있다는 입장"이라며 " 다시 한 번 국민의힘에 전향적인 협조 협력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다만 대전·충남의 경우 상황이 다르다. 김태흠 충남지사와 이장우 대전시장이 모두 특별법안을 폐기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어서 아예 무산될 수 있다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김 지사는 이날 "민주당이 앞으로 법안 처리를 놓고 또 어떤 술수를 부릴지 걱정이 앞선다"며 법안 철회를 요구했고 이 시장도 "워낙 졸속 법안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폐기하고 (국민의힘 성일종 의원이 대표발의한) 대전충남 법안을 올려선 할 수 있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이 와중에 이재명 대통령은 SNS(소셜미디어)에 "(행정통합을)일방적으로 강행할 수는 없다"며 "야당과 시도의회의 반대를 무릅쓰고 무리하지 말라는 것이 정부의 입장이었다"고 했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행정통합 특별법은 예산이 엄청나게 소모되는 일"이라며 "대구·경북이 통합에 전향적으로 나설 경우 대전·충남의 행정통합은 더욱 멀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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