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개혁 3법 중 하나인 '법 왜곡죄'(형법 개정안)가 위헌 소지를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수정돼 본회의에 상정됐다. 야당은 곧바로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를 개시하며 법안 저지에 나섰다. 자사주 소각을 의무화하는 3차 상법 개정안은 여당 주도로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국회는 25일 오후 본회의에 법 왜곡죄를 신설하는 내용의 형법 개정안을 상정했다. 법안은 법관이나 검사 등이 타인에게 위법 또는 부당하게 이익을 주거나 권익을 해할 목적으로 재판·수사 중인 사건에 관해 법을 왜곡할 경우 10년 이하의 징역, 10년 이하의 자격정지에 처하도록 하는 내용이 골자다.
민주당은 이날 개정안 상정 직전 의원총회를 열고 내용 일부를 수정했다. 추상적인 조문에 명확성을 부여해 당 안팎에서 제기된 위헌 소지를 최소화하려는 조치로 풀이된다.
천준호 원내운영수석부대표는 이날 수정안 제안 설명을 통해 "법 왜곡죄의 주체를 형사사건 재판에 관여하는 법관, 공소를 제기하거나 유지하는 검사로 한정했다"고 밝혔다. 법 왜곡죄 적용 대상에서 민사·행정·가사 사건 등을 제외하고 형사사건에만 한정한 것이다.
아울러 "제1호 '법령의 의도적 잘못 적용'을 보다 구체화하고 법령해석의 합리적 범위 내에서 이뤄진 재량적 판단은 제외함으로써 불명확성을 제거했고, 전형적 상소 이유에 해당하는 사실인정이 논리나 경험칙에 현저히 반하는지 여부를 법 왜곡죄 구성요건에서 삭제해 사법부 독립 위축시킨다는 우려를 불식시켰다"고 덧붙였다.
국민의힘은 법 왜곡죄가 사법체계를 훼손한다고 반발하며 2차 필리버스터에 돌입했다. 민주당은 이날 오후 4시49분 필리버스터 종결 동의서를 제출했다. 이에 따라 법안은 24시간이 지난 26일 오후 종결 동의 후 표결 처리될 전망이다.
자사주 소각을 의무화하는 3차 상법 개정안은 여야 대치 끝에 여당 주도로 이날 본회의를 통과했다. 국민의힘은 전날 3차 상법 개정안이 본회의 상정되자 윤한홍 의원을 시작으로 필리버스터를 개시했다. 민주당은 필리버스터 개시 직후인 오후 3시57분 종결동의안을 제출했고 24시간이 지난 이날 오후 4시7분 종결 표결을 진행했다. 종결동의안은 재석 184명 중 찬성 183명, 반대 1명으로 가결됐다. 필리버스터는 재적의원 5분의3 이상이 찬성하면 종결된다.
필리버스터 종결 직후 상법 개정안에 대한 표결이 이어졌다. 법안은 재석 176명 중 175명 찬성으로 통과됐다. 이로써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세 번째 상법 개정안이 국회 문턱을 넘었다.
법안은 신규 취득 자사주를 취득일로부터 1년 이내에 의무 소각하도록 하는 내용이 골자다. 기존 신규 취득 자사주의 처분 유예기간은 18개월이다. 다만 기존 보유 자사주의 경우 6개월의 유예기간을 부여해 법 시행 후 18개월 이내에 소각하도록 했다. 외국인 지분 법정 한도가 있는 방송·통신 등 기업에도 예외를 허용해 법 시행일로부터 3년 이내에 처분하도록 했다.
경영상 목적이나 우리사주제도 실시 목적 등 특수한 경우에도 예외를 뒀다. 이 경우 회사가 자기주식보유처분계획을 작성, 주주총회의 승인을 매년 얻어야 한다. 회사가 자기주식을 소각하거나 보유하는 대신 처분할 경우 각 주주의 보유 주식 수에 따라 균등하게 취득하도록 했다.
야당과 경제단체, 법무부 등은 자사주 강제소각시 경영권 방어가 어려워질 수 있는 만큼 대체 수단이나 예외 적용 논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지난 13일 진행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입법 공청회에서도 이같은 의견이 제기됐으나 여당은 "예외 조항이 폭넓게 마련돼 있고 주주총회 승인만 얻으면 자사주를 계속 보유할 수 있다"며 맞섰다. 법안은 지난 23일 여당 주도로 법사위 전체회의를 통과해 전날 본회의 상정됐다.
민주당의 상법 드라이브는 계속될 전망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직접 시급성을 강조하고 있는 주가누르기 방지법, 중복상장에 대한 규제 패키지 등이 우선 과제로 언급된다. 주주제안권이 확대되고 전자주총, 온라인 의결권 등이 강화되는 주주친화적 주총 제도 개편도 우선 추진 후보다. 스튜어드십코드(연기금의 적극적인 주주권 행사) 확대 개편, 한국거래소 구조개혁 등도 핵심 과제로 언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