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만 행정통합에… 책임론 불거진 대구경북, 백지화 띄우는 대전충남

이태성 기자
2026.02.26 04:10

TK의원 중심 분위기 반전… "지역차별, 조속 재논의 해야"
김태흠 충남지사·이장우 대전시장 "졸속 법안, 폐기 마땅"

행정통합이 무산된 두 지역 정치권의 분위기가 극명하게 갈린다. 대구·경북은 지역 의원을 중심으로 특별법안 처리를 위한 논의를 빨리해야 한다는 것이 중론인 반면 대전·충남은 법안 자체가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는 분석이다.

황명선 더불어민주당 충남대전통합특위 상임위원장과 위원들이 2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로텐더홀에서 충남대전통합 및 충청발전특위 연좌농성에 돌입하기 전 기자회견을 열고 입장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25일 정치권에 따르면 전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광주·전남 행정통합특별법안만 의결하고 대구·경북, 대전·충남 특별법안은 보류했다. 지역 의회나 주민들의 반대가 있는 만큼 더 논의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추미애 법사위원장은 "시도통합은 주민의 지지가 반드시 필요한데 대구시의회는 통합을 추진하지 말라는 성명을 냈고 대전·충남의 경우 반대가 심하다"고 했다. 국민의힘 법사위원들은 "통합에 원칙적으로는 찬성하지만 졸속 추진은 반대한다"는 의견을 냈다. 법안처리 직전인 지난 23일 대구시의회는 '졸속통합 반대'를 주장하는 성명을 냈다.

그러나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광주·전남 행정통합특별법안만 처리되자 분위기가 급변했다. "언제 민주당이 국민의힘 의견을 듣고 법안을 처리했느냐"며 추 위원장에 대한 성토를 쏟아냈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TK(대구·경북) 의원들 중심으로 대구·경북 행정통합특별법안을 왜 반대했느냐며 지도부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20조원의 지원금이 걸린 막대한 법안이라 대구·경북지역 의원들이 민감하게 반응한 것이다.

대구·경북에서는 행정통합특별법안을 조속히 재논의해 통과시켜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주호영 국회부의장은 "명백한 지역 차별"이라고 했고 추경호 국민의힘 의원은 "TK 통합법 보류는 지역의 미래를 가로막는 정치적 판단"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조속한 재논의를 통해 대구·경북 행정통합특별법안을 통과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의 한 의원은 "이번 국회에서 재논의되지 못하면 행정통합은 흐지부지될 수 있다는 위기감이 있다"며 "언제 다시 논의할 수 있을지 모르는 상황인 만큼 절박함이 작용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민주당에서도 대구·경북의 경우 추가 논의가 이뤄질 수 있다는 입장이다. 박수현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최고위원회의를 마친 뒤 "국민의힘에서 의견만 정리한다면 다시 법사위를 열고 처리할 수 있다는 입장"이라며 "다시 한번 국민의힘에 전향적인 협조·협력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다만 대전·충남의 경우 상황이 다르다. 김태흠 충남지사와 이장우 대전시장이 모두 특별법안을 폐기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어서 아예 무산될 수 있다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김 지사는 이날 "민주당이 법안처리를 놓고 또 어떤 술수를 부릴지 걱정이 앞선다"며 법안 철회를 요구했고 이 시장도 "졸속법안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폐기하고 (국민의힘 성일종 의원이 대표발의한) 대전충남법안을 올려선 할 수 있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정치권 한 관계자는 "행정통합특별법은 예산이 엄청나게 소모되는 일"이라며 "대구·경북이 통합에 전향적으로 나설 경우 대전·충남 행정통합은 더욱 멀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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