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집권여당 '이겨도 지는 선거'가 안 되려면

김효정 기자
2026.03.27 05:00

[the300]

(서울=뉴스1) 이승배 기자 =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정청래 대표와 면담을 위해 대표실로 향하고 있다. 2026.3.5/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이승배 기자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더불어민주당 내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겉으로는 '압승' 기대감이 넘쳐난다. 70%에 육박하는 압도적인 대통령 지지율과 집권여당 프리미엄, 국민의힘 내홍에 판세만 놓고 보면 유리할 수밖에 없는 선거다. 김부겸 전 국무총리의 출마 선언이 임박하면서 보수의 심장인 대구마저도 가져올 기세다.

그런데 당 내부 분위기는 바깥 시선과는 사뭇 다르다. 정청래 대표의 조국혁신당 합당 제안에 이어 검찰개혁으로 옮겨붙은 당내 갈등의 불씨가 유시민 작가의 'ABC론'으로 되살아났다. 유 작가는 이 대통령의 핵심 지지층인 친명과 '뉴이재명' 세력을 가치보다 이익을 좇는 기회주의 세력으로 규정해 파장이 이어지고 있다.

최근 송영길 전 대표의 '친문(친문재인)' 세력 겨냥 발언도 기름을 부었다. 2022년 친문이 이재명 당시 대선 후보 관련 대장동 사건을 터뜨리고 선거운동을 돕지 않았다는 주장이었다. 윤건영, 고민정 의원 등 원조 친문이 강하게 반발하면서 계파 갈등이 극에 달했다.

선거를 앞둔 정당에서 당내 경쟁이 새삼스러운 건 아니다. 치열하게 토론하고 경쟁해야 외연 확장과 선거 승리가 가능하다. 그런데 지금은 확장이 아닌 분열과 분화를 위한 경쟁에 가까워 보인다. 수면 위로 드러난 계파 갈등은 8월 전당대회의 전초전이자 차기 당권을 둔 세대결 양상에 가깝다. 그런데도 심각한 위기 의식은 감지되지 않는다.

갈등 과정에서 입길에 오르내린 정 대표와 김민석 국무총리, 송 전 대표는 당내 유력한 당권 주자로 분류된다. 유 작가의 ABC 분류법도 검찰개혁 강경파와 가까운 정 대표 중심의 원조 친문 그룹에 기울어 있다. 사실상 지선 승리를 전제하고 노골적인 당권 싸움이 시작된 셈이다. 선거가 70일도 남지 않지 않았는데도 여권 후보들의 정책과 경쟁력은 뒷전으로 밀린 채 당내 충돌만 부각되고 있다.

여권 지도자들은 앞다퉈 이번 선거를 이재명 정부의 남은 4년을 결정할 중대 분기점으로 규정한다. 속내야 어떻든 겉으론 선거 이후를 계산할 때가 아니라고 입을 모은다. 유권자와 지지층이 기대하는 것도 계파 간 다툼이 아니다. 국정 수행에 지지를 보내는 70%에 가까운 국민이 바라는 건 '원팀'의 모습이다. 지선 이후에도 갈등과 분열이 계속된다면 민주당에는 '이겨도 지는 선거'가 될 수 있다.

김효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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