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와 만났다. 중동발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초당적 협력을 위해 여야정이 7개월 만에 머리를 맞댔다. 이 대통령과 장 대표는 민생지원의 필요성엔 공감했지만 추가경정예산(추경)안을 두고선 시각차를 드러냈다.
이 대통령은 7일 청와대에서 열린 여야정 민생경제협의체 회담 겸 오찬에서 "외부적 요인에 의해 공동체가 위기에 처했을 때는 내부적 단합이 정말 중요하다"며 "통합이라는 게 이럴 때 빛을 발하지 않을까 싶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야당은 야당으로서 할 역할을 잘해 달라"며 "제안을 해주면 진지하게 함께 고민하겠다"고 했다. 이 대통령이 여야 대표와 회동한 것은 지난해 9월 이후 약 7개월 만이다.
오찬에 앞선 기념촬영에서 이 대통령은 "두 분이 요즘도 손 안 잡고 그러는 거 아니죠? 연습 한번 해 보시라"며 정 대표와 장 대표의 손을 맞잡는 등 딱딱했던 분위기를 부드럽게 유도했다. 빨간색과 파란색 사선무늬가 들어간 통합을 상징하는 넥타이를 착용한 이 대통령은 오찬장에서 장 대표에게 "손님 먼저"라며 우선 발언기회를 주기도 했다.
막상 회담이 시작되자 현안에 대한 입장차가 드러났다. 장 대표는 추경과 관련, "국민 70%에게 현금을 나눠주는 방식이라면 오히려 물가와 환율에 악영향을 줄 것"이라며 "잠깐의 기쁨으로 긴 고통을 사는 것이 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불필요하고 부적절한 예산을 삭감하는 대신 꼭 필요한 국민생존 7개 사업을 제안했다"며 "그것이 협치의 시작"이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고유가 피해지원금에 대해 "결코 현금 포퓰리즘이 아니다. 현찰 나눠주기라고 하는 것은 조금 과한 표현이라는 생각"이라며 "유류세 인상으로 파생되는 물가상승이 워낙 크기 때문에 (국민들) 고통을 조금이라도 보전해드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대표도 "추경은 타이밍이 중요하다"며 "야당에서 협조해 주시기 바란다"고 했다.
이 대통령이 국정과제 1순위로 제시한 부동산문제를 두고도 각을 세웠다. 장 대표는 "강남을 제외한 다른 지역은 집값이 다 올랐다"며 "집을 팔려고 내놔도 토지거래허가제와 대출규제 때문에 살 사람을 찾기조차 어려운 현실"이라고 했다.
반면 정 대표는 "대통령의 확고한 의지와 정책적 노력으로 부동산시장이 확실히 안정세로 접어들었다"며 "부동산과의 전쟁에서 '이번 정부는 이길 것같다'라는 국민적 신뢰가 높아졌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개헌안 처리를 위한 야당의 협조를 거듭 당부했다. 이 대통령은 "헌법이 제정된 지 너무 많은 세월이 지나 안 맞는 옷처럼 돼 있는 상황"이라며 "국민의힘의 도움이 없으면 개헌은 불가능하므로 긍정적으로 논의해 달라"고 요청했다.
행정통합을 두고도 신경전을 벌였다. 정 대표가 전남광주 통합특별시를 언급하며 "대구·경북, 대전·충남도 합의가 잘 이뤄져 통합이 됐으면 좋았을텐데 참 안타깝다"고 하자 장 대표는 "통합 자체를 반대했던 것은 아니다. 내용상 이견이 있었다"고 했다. 부산허브도시특별법에 대해선 "속도를 못내고 멈춰 있는데 대통령께서 힘을 실어주시면 좋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