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홍구 전 국무총리의 별세 소식에 여야가 깊은 애도를 표했다. 여당은 "통합의 가치를 몸소 실천한 원로"라고 평가했고 야당은 "현대사의 거목이자 시대의 큰 어른"이라고 추켜세우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박해철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5일 서면 브리핑을 통해 "학계와 정계를 아우르며 한평생을 국가 발전과 통일·외교 정책에 헌신하신 이 전 총리 별세 소식에 깊은 애도를 표한다. 유가족에도 진심 어린 위로의 말씀을 전한다"고 밝혔다.
박 대변인은 "고인은 서울대 교수로서 한국 정치학과 통일 연구의 기초를 닦았고 노태우정부 통일원 장관과 김영삼정부 국무총리 등 요직을 거치며 한반도 통일 정책과 외교안보 정책의 중요한 방향을 설계했다"며 "외환위기 당시에는 보수정권 출신 인사로서는 이례적으로 김대중정부에서 주미대사로 기용돼 한미 관계 안정과 국제사회 신뢰 회복을 위해 헌신했다"고 설명했다.
박 대변인은 "학자·정치인·외교관이었던 고인은 한국 정치가 지향해야 할 합리·중용·통합의 가치를 몸소 실천해 온 원로였다"며 "민주당은 고인의 유산을 되새기며 더욱 성숙한 민주주의를 실천하고 평화와 공존의 한반도를 만들기 위해 더욱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최보윤 국민의힘 수석대변인도 이날 논평을 통해 "합리적 보수의 상징이자 현대사의 고비마다 이정표를 세우셨던 이 전 총리는 대한민국 현대사에 굵직한 궤적을 남긴 거목이자 시대의 큰 어른이었다"며 "서울대 교수로서 후학을 양성하던 지성에서 시작해 국무총리와 신한국당 대표를 역임하며 국가의 중심을 잡았다"고 평가했다.
최 수석대변인은 "온화한 성품과 흔들림 없는 애국심은 대한민국 역사의 한 페이지에 선명하게 기록될 것"이라며 "비록 고인은 떠나셨지만 지혜와 헌신의 정신은 우리 후대의 마음속에 이정표가 돼 영원히 살아 숨 쉴 것"이라고 전했다.
SNS(소셜미디어) 등을 통한 정치인들의 애도 메시지도 이어졌다. 김부겸 민주당 대구시장 후보는 "이 전 총리는 제 대학 은사다. 이 전 총리 아버님 출생지가 저와 같다는 인연도 있었다"며 "고인은 갈등을 증폭하기보다 조정하고 대립을 심화하기보다 균형을 모색했다. 그랬기에 그분의 보수주의 철학은 오늘과 같은 분열의 시대에 더욱 큰 의미를 갖는다"고 애도했다.
추경호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도 SNS에 "고인의 남북관계에 대한 혜안과 외교적 헌신은 지금도 우리가 가야 할 길이자 귀감이 됐다. 은퇴하신 뒤에는 언론을 통해 우리 사회가 어디로 향해야 하는지 이정표를 제시했다"며 "고인의 지혜와 헌신을 본받아 저 역시 더 살기 좋은 대구와 다시 위대한 대한민국을 만드는데 혼신을 다할 것"이라고 썼다.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은 "고인은 대미관계에 있어서 주요한 네트워크를 통해 두터운 한미동맹에 기여하고 그 네트워크를 후배들에게 나누어 주셨다. (고인의 이런 발자취가) 지금 한미동맹의 현주소라 생각한다"며 "가뜩이나 어려운 국제정세 속에 이 전 총리의 별세가 더 가슴 아프게 다가온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