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제안한 미국 주도 대(對) 이란 군사작전 참여 여부에 대해 검토에 들어갔다. 호르무즈 해협 내 우리 선박 화재 원인이 피격인지 여부를 검증하기 위해서는 전문가를 현지 급파하기로 했다.
강유정 청와대 수석대변인은 5일 청와대에서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 주재로 긴급 개최된 '호르무즈 해상 선박 화재 점검회의' 후 서면브리핑을 통해 "사고 원인을 조사하기 위해 사고 선박은 선사와 계약된 예인선을 통해 인근 항만에 접안할 것"이라며 "정부는 두바이 현지 한국선급 지부 인력을 급파해 안전 검사를 시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사고는 지난 4일 오후 8시40분쯤(한국시간) 발생했다. 호르무즈 해협 내 UAE 인근 해역에 정박 중이던 국내 해운사 HMM 운용의 화물선(HMM NAMU호) 한 척에서 폭발과 함께 화재가 일었다.
국내외의 비상한 관심이 쏠린 가운데 진행된 이날 대책 회의는 낮 12시30분부터 약 1시간 동안 계속됐다. 강 실장 외 위기관리센터장, 해양수산비서관, 외교정책비서관, 국정상황실장 등이 참석했다.
청와대는 회의에서 원인 규명을 위해 선사 자체 조사와 별도로 중앙해양안전심판원 소속 조사관과 소방청 감식 전문가를 현지 급파하기로 결정했다. 예인선의 투입과 접안, 국내 조사 인력 파견 및 분석 기간 등을 고려할 때 원인 분석에는 수 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는 원인이 파악되는 대로 대국민 보고할 계획이다.
강 수석대변인은 "해양수산부와 청해부대는 사고 선박과 원활한 소통을 유지하고 있으며 선박과 선원들의 안전 상황을 실시간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선원 가족들이 우려하지 않게 해수부와 선사가 직접 상황을 설명하고 문의에도 적극 대응하고 있다"고 밝혔다.
외교적 노력도 병행 중이다. 강 수석대변인은 "우리 정부는 미국과 이란 그리고 걸프협력회의(GCC) 회원국(사우디아라비아·아랍에미리트·쿠웨이트·카타르·바레인·오만)들과 관련 정보를 상호 공유하며 긴밀한 소통을 유지하고 있다"고 했다.
아직 정확한 사고 원인이 확인되지 않은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4일(현지시간) 자신의 SNS(소셜미디어)에 "이란이 한국 화물선을 공격했다"고 주장하며 "이제 한국이 임무(프로젝트 프리덤)에 참여할 때가 된 것 같다"고 밝혔다. 프로젝트 프리덤은 호르무즈 해협에 갇힌 선박을 빼내기 위한 미국 주도 군사 작전이다.
이같은 제안에 청와대 측은 취재진 공지를 통해 "정부는 국제 해상교통로의 안전과 항행의 자유가 보호돼야 할 원칙이라는 입장 아래 여러 국제적 노력에 적극 참여해 오고 있다"며 "이 원칙과 한반도 대비 태세, 국내법 절차 등을 감안하여 (참여 여부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러한 맥락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관련 언급도 주목하고 있다"며 "프로젝트 프리덤과 관련해서도 한미 간 호르무즈 해협을 포함한 주요 해상교통로의 안정적 이용 문제에 대해 지속적으로 긴밀한 소통을 유지하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