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삼성전자 노사의 마지막 협상 개시 직전인 18일 오전 X(엑스·옛 트위터)에 올린 글은 '영업이익 15% 성과급 연동' 제도화를 요구하는 노조 주장의 정당성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으로 읽힌다.
이 대통령은 이날 X에 "기업만큼 노동도 존중돼야 하고 노동권만큼 기업 경영권도 존중돼야 한다"고 밝혔다. 표면적으로 기업과 노동자 어느 한쪽의 손을 들어주는 대신 원칙론의 관점에서 노사의 양보와 타협을 강조한 것이다. 그러면서도 이 대통령은 "공공복리를 위해 기본권(노동3권)이 제한될 수 있다"고 밝혀 최악의 경우 정부의 긴급조정권 발동 가능성을 열어뒀다.
이 대통령은 특히 "노동자는 노무제공에 대해 정당한 노동의 대가를 받을 수 있어야 한다"면서도 "위험과 손실을 부담해 투자한 주주들은 기업 이윤에 몫을 가진다"고 썼다.
기업의 영업이익에는 경영진의 투자 결정 판단과 시장 상황, 환율 등의 외부 변수가 모두 반영된다. 이런 이유로 전문가들은 영업이익을 노동자 성과배분의 기준으로 삼는 건 맞지 않다고 지적한다. 최준선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는 "업황(반도체 슈퍼사이클)에 따른 우발적인 이익을 노동자들의 성과급과 연동시켜 제도화하고자 한다면 영업손실이 났을 때도 이를 제도화해 노동자가 함께 부담토록 하는 게 맞다"고 지적했다. 영업이익을 기준으로 성과급을 늘려 당기순이익이 줄어든다면 기업에 대한 투자 매력이 떨어진다는 것도 고려해야 할 요소다.
여권 관계자는 "법인세율 1~2%포인트(P) 차이가 투자자 이탈과 기업의 해외 이전을 불러올 수 있다"며 "세율 인상은 기업 이윤의 사회환원 효과라도 있지만 성과급 인상이 그런 효과가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했다.
이 대통령이 과거 제헌헌법에 명시됐다 지금은 사라진 '기업이익 균점권'을 언급한 것도 의미심장하다. 영리 목적의 사기업에서 노동자도 이익을 균점할 권리가 있다는 내용으로 1962년 개헌 때 삭제된 조항이다. 자본과 노동의 상생 추구가 명분이었지만 자본주의 시장경제 원칙에 맞지 않는다는 문제제기가 이어졌다.
차진아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제헌헌법 제정 당시는 자본주의와 시장주의 개념이 완전히 정립되기 전이었다"며 "이익균점권은 '노동자의 몫은 임금으로 배분받고 초과이윤은 주주에 배당한다'는 시장주의 원칙에 맞지 않아 사실상 사문화됐다가 결국 사라진 것"이라고 말했다. 여권 관계자는 "이 대통령의 언급은 균점권 조항이 지금은 헌법에 없는 이유를 잘 따져봐야 한다는 취지로 해석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 대통령이 노조 파업이 현실화할 경우 한국 경제가 마주하게 될 파국적 상황을 우려해 고심 끝에 X에 글을 올렸다는 분석도 나온다. AI(인공지능) 시대 반도체 슈퍼사이클이 전인미답의 코스피 8000 시대를 이끌고 미래 성장동력으로 자리한 상황에서 삼성전자 파업은 국가경제에 회복불능의 상처를 낼 가능성이 크다.
이 대통령이 "모든 국민의 기본권은 보장되지만 본질적 내용을 침해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공공복리 등을 위해 제한될 수 있다"고 한 것도 긴급조정권 발동을 포함해 모든 대응수단을 찾을 수밖에 없다는 절박하고 강한 의지의 표현으로 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