흉기 난동? 시신 2구까지 줄줄이…"모세의 기적" 과시한 차철남 [뉴스속오늘]

흉기 난동? 시신 2구까지 줄줄이…"모세의 기적" 과시한 차철남 [뉴스속오늘]

윤혜주 기자
2026.05.19 05:14
[편집자주] 뉴스를 통해 우리를 웃고 울렸던 어제의 오늘을 다시 만나봅니다.
흉기로 2명을 살해하고 2명을 다치게 한 혐의를 받는 중국인 차철남이 지난해 5월 27일 경기 시흥경찰서에서 살인 및 살인미수 혐의로 검찰로 구속 송치되고 있다/사진=뉴시스
흉기로 2명을 살해하고 2명을 다치게 한 혐의를 받는 중국인 차철남이 지난해 5월 27일 경기 시흥경찰서에서 살인 및 살인미수 혐의로 검찰로 구속 송치되고 있다/사진=뉴시스

58세 중국인 차철남이 편의점과 체육공원에서 연이어 시민을 공격한 사건이 발생한 지 1년이 흘렀다. 사건 직후 도주로를 차단하고 추적에 나선 경찰은 시신 2구를 발견하게 된다. 우발적인 난동으로 보였던 사건이 계획 살인 범죄의 가능성을 드러내며 수사 국면이 완전히 바뀌었다.

흉기 난동인 줄 알았는데…시신 2구 발견

지난해 5월 19일 오전 9시 36분 경기 시흥시 정왕동 한 편의점에서 편의점 점주 60대 여성이 흉기 피습을 당했다. 이 여성은 안면부와 복부 등을 다쳐 병원에 옮겨졌다. 신고를 접수한 경찰은 범인을 잡기 위한 수사에 나섰고 범행 장소인 편의점 앞을 지나간 차량 1대를 발견했다.

해당 차량의 차적을 조회해 보니 50대 중국인 A씨가 차주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경찰은 오전 11시쯤 A씨 집으로 찾아갔다. 그런데 이곳에서 또 다른 50대 중국인 남성 B씨의 시신이 발견됐다.

아직 범인의 행방이 묘연하던 오후 1시 23분쯤 또 한 번의 흉기난동 사건이 경찰에 접수됐다. 범행 장소는 편의점에서 1.3km 가량 떨어진 한 체육공원 주차장이었다. 이곳에서 70대 남성이 누군가가 휘두른 흉기에 찔렸다. 이 남성은 복부를 다쳐 병원에 옮겨졌다.

70대 남성을 공격한 범인은 약 4시간 전 60대 여성을 찌른 범인과 인상착의가 같았다. 경찰은 2건의 흉기난동 모두 동일범 소행으로 판단하고 본격적인 수사를 거쳐 용의자로 차철남을 특정했다. 오후 2시 그의 자택으로 간 경찰은 또 다른 50대 중국인 남성 C씨의 시신을 발견했다. 2건의 흉기난동을 수사하다 시신 2구가 발견된 것이다.

차철남의 공개수배 전단/사진=경기남부경찰청 제공
차철남의 공개수배 전단/사진=경기남부경찰청 제공

체육공원에서의 흉기 난동 후 차철남은 자전거를 타고 도주했고 오후 2시 3분쯤 시호 주변에 자전거를 버린 것으로 확인됐다.

오후 4시42분쯤 시흥시는 재난 문자를 보내 "오늘 정왕동에서 흉기 사건이 발생해 경찰이 수색 중이다. 시민분들께서는 외출을 자제하고 안전에 유의하시기 바란다"고 알렸다. 이에 시흥 시민들은 "아직 안 잡혔다고 해서 너무 무섭다", "아이 학원 늦게 끝나는데 너무 불안하다", "밖에 돌아다니지 말고 집에 있어라" 등의 글을 올리며 불안을 호소했다.

인근 CCTV 등을 통해 차철남의 동선을 추적한 경찰은 오후 7시 24분쯤 차철남이 자전거를 유기한 장소로부터 300m 떨어진 한 노상에서 그를 붙잡았다. 최초 신고 10시간 만이었다.

검거 당시 차철남은 흉기를 소지하지 않았으며 별다른 저항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오후 8시 32분쯤 시흥경찰서로 압송된 차철남은 '피해자들에게 할 말이 없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사람 죽은 건 참 마음이 아프다"고 답했다.

13년 의형제 살해한 차철남의 계획 범행
지난해 5월 22일 차철남의 신상이 공개됐다/사진=경찰
지난해 5월 22일 차철남의 신상이 공개됐다/사진=경찰

수사 결과 시신으로 발견된 A씨와 B씨는 형제 관계인 것으로 드러났다. 차철남은 2012년 한국 체류비자(F4)로 입국했으며 특별한 직업 없이 일용직 근무 등을 하며 생활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살해된 A씨, B씨와는 평소 의형제처럼 가깝게 지내온 것으로 알려졌다.

차철남은 경찰 조사에서 "13년 전부터 알고 지내던 A씨와 B씨에게 수차례에 걸쳐 3000만원을 빌려줬는데 갚지 않아 이용당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올해 5월부터 살해하기로 마음 먹고 흉기를 구입하는 등 준비했다"고 진술했다.

차철남은 흉기난동 이틀 전인 5월17일 오후 4시쯤 "술을 마시자"며 A씨를 자신의 집으로 불렀다. 그런 뒤 둔기로 폭행해 살해했다. 이후 같은날 A씨 집으로 가서는 A씨의 동생 B씨도 둔기로 때려 살해했다. 차철남은 이틀 동안 이들의 시신을 방치했다.

이후 차철남은 '인생이 끝났다'는 생각에 좌절하며 범행 현장 주변을 배회했다. 그러다 편의점 업주인 60대 여성을 찾아가 흉기로 찔렀다. 이에 대해 차철남은 이 여성이 자신에 대해 험담했다면서 평소 좋지 않은 감정을 가지고 있었다고 범행 동기를 밝혔다. 체육공원에서 흉기에 찔린 70대 남성은 차철남 집 건물주로, 차철남은 건물주가 자신을 하대하는 등 무시한 기억이 떠올라 흉기로 찔렀다고 진술했다.

차철남은 5월 21일 구속됐다.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위해 이동하는 과정에서 피해자들을 향해 "아주 나쁜 사람들"이라고 비난했다. 바로 다음 날 차철남의 신상정보 공개가 결정됐다.

경찰은 5월 27일 차철남을 살인 및 살인미수 혐의로 구속 송치하며 반사회적 인격장애(사이코패스) 검사 결과 기록도 공개했다. 차철남은 사이코패스는 아닌 것으로 확인됐으며 당시 수사 지침에 따라 점수는 공개되지 않았다. 통상 40점 중 25점을 넘기면 사이코패스로 분류된다.

"모세의 기적" 궤변 내뱉은 차철남, 결국 무기징역

검찰은 6월 12일 살인 및 살인미수 혐의로 차철남을 구속 기소했다. 검찰은 사건을 저지르기 약 6개월 전부터 차철남이 범행 도구를 직접 제작해 사용한 것으로 파악했다. 또 그는 병원에서 50대 중국인 2명을 살해하기 위해 병원에서 수면제를 처방받고 이들을 유인하는 등 계획적으로 범행을 준비해왔던 것으로 파악됐다.

재판에 선 차철남은 살인 범행은 인정하면서도 살인 미수 혐의는 부인했다. 차철남 변호인 측은 "살인 범행에 대해 인정하고 반성한다"며 "다만 살인미수 혐의에 대해서 살인의 고의는 없다"고 했다.

차철남도 "편의점 점주에게 '집주인과 합세해 왜 나를 내쫓으려고 하냐'고 말하면서 (흉기를) 휘두른 것이다. 살인 의도가 있었더라면 더 찌를 수 있었을 것"이라며 "기억하라는 취지로 휘둘렀다. 범행 후 점주에게 얼른 병원으로 가보라고 했다"고 주장했다. 건물주를 찌른 것에 대해서도 "얼마든지 살인할 수 있었지만 살인할 마음은 없었다"고 했다.

지난해 5월 19일 오후 경기 시흥시 장곡동 시흥경찰서에서 '시흥 흉기 공격' 용의자 차철남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사진=뉴스1
지난해 5월 19일 오후 경기 시흥시 장곡동 시흥경찰서에서 '시흥 흉기 공격' 용의자 차철남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사진=뉴스1

그러나 1심 재판부는 차철남의 혐의를 모두 유죄로 봤다. 1심 재판부는 "사람의 생명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을 만큼 소중한 존재인데 피고인은 구체적으로 치밀하게 범행을 준비했고 범행 결과도 참혹했다. 피고인의 범행으로 2명의 무고한 생명이 희생됐고, 살인미수 피해자 2명도 치료 중이며 정신적 트라우마까지 생겼다"고 판시했다.

이어 "그런데도 피고인이 어떠한 죄책감도 느끼지 못하고, 범행을 과시하는 태도를 보인 점, 피해자 유족으로부터 용서받지 못한 점 등을 양형에 반영했다"며 "사형의 선고가 정당화 될 수 있을 정도의 사정이 있다고 보기는 어려우나, 재범 위험성으로부터 사회를 보호하기 위해 피고인을 종신토록 사회에서 격리하는 무기징역형의 선고가 불가피하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차철남은 이에 불복해 항소했다. 검찰도 사형이 선고돼야 한다며 항소장을 제출했다.

항소심 재판부의 판단도 1심과 같았다. 2심 재판부는 "피고인은 자신을 무시한다는 등의 사소한 동기로 살인이라는 극단적 방법을 선택해 형제가 참혹히 살해됐고 나머지 2명은 죽지 않았으나 치명적 부상을 당했다"며 "그럼에도 범행을 합리화하고 자신의 범행을 모세의 기적이라고 표현하고 과시하는 등 가장 무거운 형을 내려야 한다는 검찰의 의견은 맞다"고 했다.

다만 "사형은 매우 신중히 판단이 요구되며 다른 유사 사건과의 형평성을 고려해야 하는 여러 요소가 있다"며 "여러 양형 조건을 고려하면 사형 이외에 형벌로 무기징역을 선고해 자유를 박탈하고 남을 생을 수감생활하게 하는 것이 상당하다고 보인다"고 양측의 항소를 모두 기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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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혜주 기자

안녕하세요. 스토리팀 윤혜주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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