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3월 생중계 국무회의에서 "주유소 휘발유 가격이 폭등했다는 이야기가 있다"며 "제재 방안을 논의해달라"고 말했다. 정부여당은 정유사·주유소를 만나 한 달 만에 사후정산제 폐지를 이끌어냈다.
대통령은 지난달 X(엑스·옛 트위터)에 브라질 룰라 다 실바 대통령의 이스라엘 규탄 발언 영상을 공유했다가 삭제했다. 룰라 대통령이 "이스라엘 대통령은 여성과 아동에 대한 대량학살을 저지르고 있다"고 주장한 내용을 담은 영상이었다. 국민의힘은 "어떤 의도로 X에 영상을 공유했느냐"며 "대한민국 외교는 대통령의 SNS로 바람 앞의 등불 같은 신세가 됐다"고 비판했다.
이 대통령의 국무회의 생중계와·SNS 소통 등 '라이브 국정' 방식에 대한 여야 의원들의 평가는 갈린다. 여당은 발빠른 의사소통이 정책 효능감을 높였다고 본다. 반면 야당은 대통령 말의 무게감을 감안해 신중하게 검토하고 발언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민주당 소속 A의원은 27일 "SNS 소통으로 복잡한 절차 없이 대통령 의중을 빠르게 확인할 수 있게 됐다"며 "(사후정산제 폐지의 경우) 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 직접 발언해 문제의식이 빠르게 공유됐고 기업을 설득할 힘이 생겼다"고 말했다.
민주당 B의원 역시 "대통령 말에 노이즈가 끼지 않고 정책 전달이 빨라졌다"며 "대통령이 공개적으로 지적하면 장관들도 추상적인 미사여구가 아닌 구체적인 정책을 준비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특히 "정책을 책임지는 사람들이 국민 눈높이와 요구사항을 한번 더 고민하게 된 것"이라고 평가했다.
지난 1월 이 대통령이 생중계 국무회의에서 "국회의 입법 속도가 너무 느리다"고 공개 지적한 이후 더불어민주당이 법안 처리에 속도를 내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 읽힌다.
반면 야권에선 이 대통령의 소통 방식에 우려섞인 목소리도 나온다. 최수진 국민의힘 의원은 대통령의 SNS 게시물을 대통령 기록물로 의무화하는 내용의 개정안을 발의했다. 국민의힘 소속 C의원은 "사실 관계를 확인하지 않은 내용이 SNS에 올라오고 불리하면 삭제된다"며 "밤낮으로 글을 올리는데 대통령 말 한마디에 죽고 사는 사람도 많다. SNS 소통은 신중 또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직설적이고 수위 높은 표현 방식에도 문제를 제기했다. 최근 이 대통령은 5.18 광주민주화 운동을 모욕하는 내용 등이 담긴 스타벅스 광고와 옛 무신사 광고 영상을 X에 공유하고 "돈이 마귀라지만 사람의 탈을 쓰고 이럴 수 있느냐" "악질 장사치의 패륜행위"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국민의힘 소속 D의원은 "수년 전 광고를 끌어와서 비판하는 게 맞느냐"며 "대통령은 갈등을 조장하는 내용이 아니라 정제된 언어를 써야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라이브·SNS 소통은 시대 변화에 맞는 소통 방식이지만 국정 운영을 총괄하는 대통령의 언어는 정제되고 신중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대통령의 말에는 정제된 언어, 교과서 같은 치밀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