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지도부가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와 관련해 재선거 필요성을 연일 강조하고 나섰다. 당내 일각에선 장 대표가 자신을 향한 거취 압박을 일축하고 오세훈 서울시장을 견제하는 것 아니냔 해석이 나오는 가운데 당 지도부는 "후보 당락 변경에 대해 말하는 것이 아닌, 기본과 원칙에 집중한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제게 (재선거가) 정치쇼라고 말하는 분들은 SNS(소셜미디어)나 국회에 숨어 말하지 말고, 올림픽 공원에 모여 밤새 '재선거'를 외치는 시민들 앞에서 이야기 해보기 바란다"며 "국정조사보다 특검이 우선이고, 특검보다 재선거가 먼저"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회는 법을 해석하고 재판하는 곳이 아니다. 참정권을 침해받고 표를 도둑맞은 국민들이 분노하며 내 투표권을 돌려달라고 이야기 하고 있다"며 "국민들은 '법에 의해 재판하면 어떻게 되느냐'를 묻지 않고 이 심각한 사태에 국회가 어떤 역할을 할 지 묻고 있다"고 재선거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날 국민의힘 최고위원들도 장 대표가 주장한 재선거 필요성에 공감하는 모습을 보였다.
신동욱 최고위원은 "잠실에 나와있는 많은 분들이 재투표를 외친다. 국민들 스스로 나라와 민주주의, 헌법을 지키기 위해 나서고 있다"며 "국민들이 원하는 건 잃어버린 참정권을 되찾아 달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치권은 그 뜻을 받들어 이번 사태를 선관위 실수로 치부해 넘길 것이 아니다. 국민들이 잠실에서 외치고 있는 뜻에 정치가 응답해야 할 시간"이라고 했다.
김민수 최고위원도 "잃어버린 국민 주권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오염된 선거, 왜곡된 선거가 전면적으로 다시 치러져야 한다"고 했고, 김재원·조광한 최고위원도 재선거를 포함한 선거소청 등 법적조치 및 사전투표 폐지를 검토해야한다고 주장했다.
다만 당내에선 이같은 지도부 의견에 신중하게 접근해야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김재섭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오전 기자회견 후 기자들을 만나 "재선거를 요구하려면 오세훈 서울시장이 사퇴후 다시 한 번 재선거를 요청해야 한다"며 "3선 시장이 사퇴하면 4선 연임을 할 수 없게 된다. 오세훈 낙선 목적의 재선거가 아니라면 요청할 수 없다"고 지도부 의견에 반박했다.
그러면서 "오 시장 당선에는 서울시민의 민심이 반영돼있다. 재선거 요구는 민의를 배반하는 것"이라면서도 "다만 송파구의원 서울시 비례대표는 실제로 이번 투표 용지 부족 사태로 인해서 당락이 바뀔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재선거를 적극 검토할 필요있다"고 했다.
이에 당 지도부는 재선거 주장이 후보 당락 변경을 감안하고 꺼낸 건 아니라는 입장을 밝혔다.
박성훈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날 최고위원회의를 마치고 기자들을 만나 "장 대표의 입장은 현장과 전국에서 일어나는 분노의 목소리를 제도권 정치 안에 담아내는 입장에서 나오는 이야기"라며 "단순히 우리 당 후보 당락 변경에 대해 말하는 것이 아니다. 기본과 원칙에 집중해 입장을 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원론적으로 (재선거가) 당론은 아니다. 당 대표 포함 지도부가 잠실 현장에서 시민들의 순수한 목소리를 듣고 정책과 제도권에 반영하는 과정에서 나온 표현"이라며 "모레(10일) 실시될 의원총회를 통해서 선출될 원내대표가 많은 의원 목소리를 담아 정리하는 수순으로 이어지리라 생각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