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프랑스 에비앙에서 열리는 G7(주요 7개국) 정상회의 참석을 계기로 대(對) 유럽 외교를 본격 가동한다. 특히 우리나라의 제 3위 교역국 EU(유럽연합)와 경제·안보 분야 협력을 강화하는 한편 각종 통상 현안 해결에도 나설 전망이다.
이 대통령은 9일 벨기에로 출국해 10일 벨기에 및 EU(유럽연합) 측과 정상회담을 하고 11일~13일 이탈리아 국빈방문, 14~15일 교황청 방문, 16~17일 프랑스로 이동해 G7 정상회의 참석 및 각국과 양자회담을 하는 일정을 소화한 뒤 18일 귀국 예정이다.
전날 취임 1주년 기자회견을 마친 뒤 곧장 순방길에 오른 것이다. 이 대통령이 취임 후 유럽 대륙을 본격 방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미중 무역갈등이 지속되고 보호무역 장벽도 높아지는 가운데 이 대통령은 취임 후 동남아, 중동, 아프리카 등을 방문해 각국과의 협력 관계를 강화해왔다.
이 대통령은 9일(현지시간) 벨기에에서 동포 만찬간담회를 갖는 것을 시작으로 공식 순방 일정에 돌입한다.
10일에는 바르트 더 베버르 벨기에 총리와 첫 정상회담을 갖고 필립 반 데 벨데 국왕과 면담한다. 우리 정상이 벨기에 국왕과 면담하는 것은 지난 2019년 3월 필립 국왕이 한국을 국빈 방문한 이후 처음이다. 특히 올해는 한-벨기에 수교 125주년인 만큼 향후 양국 우호협력 관계를 한 단계 더 높일 수 있는 실질적 방안들이 논의될 전망이다.
이 대통령은 또 안토니우 코스타 EU 정상회의 상임의장,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 등과 정상회담을 하고 협정 서명식도 갖는다. EU는 27개 회원국을 갖추고 있는데다 우리와의 교역 규모가 1300억달러(약 199조원)에 달해 빼놓을 수 없는 경제 협력국이다. 공급망과 안보 분야 협력도 기대된다.
특히 최근 한-EU 간 철강 무관세 수입쿼터(TRQ) 조치가 현안으로 떠오른 가운데 이 대통령이 유럽발 통상 파고를 넘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EU는 다음달부터 철강 수입 규제를 강화, 무관세 물량을 줄이고 기준 물량 초과 제품에 대한 관세를 현행 25%에서 50%로 인상하기로 했다.
이 대통령의 이번 유럽 순방 중 가장 오래 머무는 곳은 국빈방문하게 될 이탈리아다. 11일에는 세르지오 마타렐라 대통령과 정상회담 및 공동언론발표를, 12일에는 조르자 멜로니 총리와 정상회담을 하고 MOU(양해각서)를 교환한다. 멜로니 총리와는 지난해 9월 미국 뉴욕, 올해 1월 한국에 이어 이번에 세 번째 공식 회담을 갖는다.
이 대통령은 '한-이탈리아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에도 참석해 양국 기업의 상호국 진출로도 넓힌다. 또 13일에는 이탈리아 측 예우에 따라 피렌체를 방문, 지방도시 발전 현황과 양국 문화협력 강화 방안도 살펴볼 예정이다.
이 대통령이 지난 1월 멜로니 총리의 방한을 계기로 이탈리아 측과 이미 인공지능(AI), 항공우주, 반도체, 핵심 원자재 등 4대 핵심분야에서 산업협력을 강화하기로 한 만큼, 이번 이탈리아 방문에서는 협력 강화를 위한 실질 방안들을 심화 논의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 대통령은 14~15일에는 교황청도 방문한다. 특히 15일에는 레오 14세 교황을 만나 한반도를 비롯한 전세계 평화에 대해 논의한다. 또 2027년 서울 세계청년대회를 앞두고 한국과 교황청 간 협력 체계도 구축한다.
이 대통령은 마지막 순방 일정으로 프랑스를 찾아 16~17일 G7 정상회의에 참석한다. 한국은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G7 정상회의에 초청받아 G7의 우리나라에 대한 높은 신뢰를 재확인했다. 이 대통령은 참석 기간 중 세션 발언에 나설 뿐만 아니라 각국과 양자회담에도 주력한다. 특히 이번 G7 정상회의에 참석할 것으로 알려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회담이 성사될 지 여부도 주목된다.
한편 위성락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지난 5일 청와대에서 브리핑을 통해 "이번 유럽 순방과 G7 정상회의 참석은 이재명 정부 집권 1년 간의 외교 성과를 바탕으로 유럽으로 본격적인 외교지평을 넓히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국제사회 주요 이슈에 대한 참여를 확대해 G7+(플러스) 글로벌 책임강국으로서의 위상 확립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