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셸 스틸 주한미국대사가 오는 30일 한국에 입국한다.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약 1년 6개월간 공석이었던 대사 자리가 채워지게 됐다. 특히 공화당 하원 의원 출신인 스틸 대사가 쿠팡 문제 등 산적한 한미 현안에 또 다른 변수로 작동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다만 미국 의회와 행정부도 쿠팡 문제를 한미 현안 협상의 지렛대로 활용하고 있을 뿐이며 대사가 나서서 쿠팡을 대변하는 상황은 상상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이러한 이유로 전문가들은 주재국과의 원만한 관계 유지가 대사의 중요 임무인 만큼 새로운 걸림돌이 되진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29일 외교가에 따르면 스틸 대사는 오는 30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할 예정이다. 스틸 대사는 지난달 17일 미 의회 상원의 인준을 거쳐 한국 주재 미국 특명전권대사로 임명됐다.
하지만 당장 대사 업무를 수행하지는 못한다. 대사는 외교부 의전장에 신임장 사본을 제출해야 부임이 완결되기 때문이다. 현재 이재명 대통령의 남미 순방 일정에 따라 외교부 장관과 의전장 모두 현재 이 대통령을 수행하고 있는 만큼 순방 종료 이후에 관련 절차가 마무리될 전망이다.
스틸 대사가 임명됨에 따라 1년 6개월간 공석이던 주한 미국대사 자리가 채워지면서 한미 간에 또 다른 소통 창구가 마련됐다. 한미 간 산적한 현안의 새로운 접근 지점이 될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2021년부터 2025년까지 공화당 소속 연방하원의원을 역임한 정치인 출신인 스틸 대사는 공화당 주류 정치인으로서 대(對)중국 견제 성향과 대북 정책에서 강경한 입장을 가진 인물로 평가된다
따라서 '미국 우선주의' 전략을 구사하며 한국을 압박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실제로 스틸 대사는 하원의원 시절, 문재인 정부가 한반도 종전 선언을 추진하는 데 대해 평화와 민주주의가 위협을 받을 수 있다며 반대 목소리를 낸 바 있다.
최근 현안으로 떠오른 쿠팡 문제에 대해 스틸 대사가 어떤 입장을 보일지도 관심사다. 미국 하원 법제사법위원회가 '한국 정부가 미국 기업인 쿠팡을 차별한다'는 취지의 보고서를 냈고, 백악관도 이에 힘을 실으면서 쿠팡 문제가 다시 불거졌다.
이에 우리 정부는 지난 23일 미 하원 법사위가 공개한 보고서에 대한 우리의 입장을 주미대사관을 통해 전달했다. 정부는 이 보고서에 △한국의 규제 입법 및 집행 원칙 △한국 디지털 규제의 비차별성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건에 대한 사실관계 및 개인정보보호위원회 처분의 타당성 △쿠팡에 대한 우리 정부 조치의 적법성 등을 담았다.
다만 스틸 대사의 최우선 목표가 쿠팡의 입장 대변은 아닌 만큼 쿠팡 사태는 일종의 협상 지점일 뿐 한미 관계의 실체적 걸림돌이 될 수는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이 미국에 이익이 되는 지점도 분명한 만큼 자국 이익 극대화를 위해서도 한국과의 원만한 관계 유지가 대사의 최우선 임무라는 지적이다.
민경훈 국립외교원 교수는 "스틸 대사도 한국으로부터 미국의 경제적·전략적 이익에 도움이 되는 성과를 결과로 끌어내야 하는 임무가 있다"며 "쿠팡을 수단으로 한국을 압박할 수 있지만, 압박만큼이나 한국과의 관계를 돈독히 하기 위한 노력 등을 복합적으로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