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 화재' 전문가 "4륜오토바이 구조적으로 화재 취약"

이원광, 의정부(경기)=구예훈 기자
2015.01.12 14:56

전문가들 "합선·누유 등 가능성…불법 개조시 발화 가능성 높아"

경찰과 소방당국전기·가스안전공사 등 관계기관으로 구성된 의정부 사고 합동 현장감식반이 12일 경기도 의정부 화재 현장에서 화재원인 등 파악을 위한 현장감식을 하고 있다. 2015.1.12/뉴스1 <저작권자 &copy;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경찰과 소방당국, 전기·가스안전공사 등 관계기관으로 구성된 의정부 사고 합동 현장감식반이 12일 경기도 의정부 화재 현장에서 화재원인 등 파악을 위한 현장감식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100여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의정부 아파트 화재에서 최초 발화지점이 4륜 오토바이였던 것으로 조사되면서 화재원인으로 노후화된 차량의 합선과 연료 누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해당 오토바이가 2000년~2005년 제작된 구형 모델이라는 점을 들어 마모된 전선에서 불꽃이 일면서 화재가 발생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입을 모았다. 이어 전선 피복이 벗겨지고 연료가 새는 상황이 동반되면서 화재가 시작됐다는 설명이다.

박종건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시동을 꺼도 배터리는 상시 전원이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피복이 벗겨진 전선이 불꽃을 일으킨 뒤 누유된 연료에 옮겨 붙으면서 화재가 발생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20년 경력의 정비업체 대표 박모씨(40)는 "배터리가 닳지 않는 이상 배터리와 연결된 배선은 플러스 전류가 흐르고 차체는 마이너스 전류가 흐른다"며 "서로 다른 전류가 흐르기 때문에 맞닿으면 불꽃이 생기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또 4륜 오토바이가 구조적으로 화재에 취약하다고 지적했다. 4륜 오토바이의 경우 차체와 가까운 머플러가 달궈지면서 배선의 피복 등이 녹아 내릴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같은 경우는 통상 몇 시간 이상 운전한 차량에 해당되지만 해당 차량이 구식이라면 가능성이 높다는 설명이다. 박씨는 "4륜 오토바이는 2륜 오토바이와 달리 연기가 배출되는 머플러가 위쪽에 위치하는 등 차체와 가깝도록 설계돼 있다"고 밝혔다.

박 교수는 "4륜 오토바이의 경우 일반 차량과 비교해 전선 등이 외부로 노출돼 있고 일반 오토바이에 비해 무거운 물건을 싣는 데 이용되기 때문에 전선 피복이 벗겨질 확률이 상대적으로 더 높다"고 말했다.

또 국립과학수사원에서 개조 등에 대해서도 조사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해 불법 개조가 차량 화재를 키웠을 가능성도 강조했다.

박 교수는 최초 발화지점이 오토바이 안장이었다는 점을 고려해 "안장에 열선 등 난방장치를 추가 설치는 화재 위험성을 높인다"며 "각 부품이 인증 제품이라도 출고된 차량 외에 추가로 설비를 부착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불법"이라고 밝혔다.

경력 31년의 정비업자 이모씨(65)는 "무엇을 개조했느냐에 따라 다르나 개조했을 시 화재 가능성은 매우 높아진다"며 "손잡이나 안장 부분에 열선을 깔거나 LED 등을 추가로 붙여 개조하는데 전선을 잘라 이어붙이면서 피복이 까지거나 마감처리가 떨어지면 합선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말했다.

또 경찰이 해당 차량에 대한 파악이 더딘 점을 들어 해당 차량이 농업용에서 도로주행용으로 개조됐을 가능성도 제기했다. 박씨는 "도로 주행용 오토바이는 등록이 되기 때문에 파악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지 않는다"며 "농업용을 주행용으로 개조하기 위해선 전등이나 경적 등 점화기기를 추가로 설치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차량이 휘발유를 사용하고 정지 상태였던 점을 고려해 정전기에 의한 화재 가능성은 적다고 판단했다. 박 교수는 "휘발유는 발화보다 점화 가능성이 높은 연료"라며 "정전기로 불이 붙을 확률은 적다"고 말했다. 이어 "정전기는 움직이는 물체에서 가속화되는데 정지된 차체에서 정전기가 발생할 가능성은 매우 적다"고 덧붙였다.

한편 소방당국에 따르면 지난 10일 오전 9시27분쯤 경기 의정부시 대봉그린아파트 1층 주차된 오토바이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해당 아파트 등에서 거주하던 4명이 사망했고 124명이 부상당해 인근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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