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합창단 혹한 방치' 조사맡은 인권위 '2차가해' 논란

김민중 기자
2015.12.03 16:52
고(故) 김영삼 전 대통령의 국가장 영결식이 지난달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에 열리고 있다. /사진제공=뉴스1

'고(故) 김영삼 전 대통령(YS)의 영결식 당시 아동인권침해가 일어났다'는 진정과 관련해 '인권위가 2차 피해를 가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영결식에서 구리어린이 합창단이 1시간 반 가량 추위에 떨며 대기하게 만든 건 아동인권침해'라고 인권위원회에 진정했던 오영중 변호사는 3일 "인권위 조사관이 구리시에 '피해 어린이들의 명단을 달라'고 요구해 어린이들 각각에게 '조사를 원하는지 물을 예정"이라며 "이는 제2의 아동인권침해"라고 주장했다.

오 변호사는 "초등학생인 피해자들은 그 날의 아픔을 여전히 품고 있다"며 "그 상황에서 자신의 의사와 무관하게 개인정보가 국가기관에 유출되고 국가기관으로부터 조사를 원하는지 연락을 받는 것 자체가 큰 고통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 변호사에 따르면, 인권위 조사관은 어린이 합창단의 어린이들을 조사하는 이유를 "인권위법에는 피해자가 조사를 원하지 않으면 '각하'처리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오 변호사는 "이 사건은 동영상으로 촬영되어 300만명 이상이 공유하고 행정자치부 담당자조차 직접 어린이를 찾아가 사과를 하겠다고 밝힌 사건인데, 각하 요건을 근거로 피해자 의사 확인을 위해 어린이 명단을 요구한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2차 피해를 막는 취지에서 "인권위가 계속 피해자의 명단을 요구하고 조사를 원하는지 연락을 한다면 진정을 취하하는 게 옳다"며 "취하 여부는 조만간 결정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오 변호사는 "이성호 인권위원장은 취임 전 인사청문회에서 사법부와 다른 시각에서 인권을 다루겠다는 의지를 밝힌 바 있다"면서도 "하지만 이번 조사에 비춰 보면 그런 의지가 전혀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이번 사태를 아동인권에 대한 한층 발전된 생각을 정립하는 계기로 삼았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인권위는 "인권위법에 따르면 제3자 진정의 경우 피해자가 조사를 원하는지 확인하는 게 통상적이라는 말을 한 것일 뿐"이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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