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옥시레킷벤키저의 요청으로 실험을 조작한 혐의를 받는 호서대 유모 교수(61)가 수수한 뒷돈의 액수를 4400만원으로 파악했다. 유 교수는 옥시 직원의 집에서 실험을 진행했다.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팀장 이철희 부장검사)은 유 교수가 옥시 측으로부터 진술서 작성료 2000만원과 실험자문료 2400만원을 받은 사실을 확인했다고 27일 밝혔다.
유 교수는 그 대가로 실험을 조작하거나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들이 옥시를 상대로 낸 민사소송의 재판부에 옥시 측에 유리한 진술서를 써준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에 따르면 유 교수는 이 소송에서 옥시 가습기살균제의 유해성을 지적한 2011년 질병관리본부 역학조사 결과를 반박하는 진술서를 제출했다. 유 교수는 진술서에서 '질병관리본부의 실험 기준이 잘못됐다', '벽지에 있는 곰팡이·박테리아가 폐질환의 원인이 될 수 있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유 교수는 가습기 살균제 실험을 조작했다는 혐의를 받는데 검찰은 그가 PHMG(폴리헥사메틸렌구아니딘) 농도측정을 하면서 실험환경을 조작한 것으로 보고 있다.
유 교수는 옥시 직원이 거주하는 30평형 아파트의 큰방과 작은방에서 가습기살균제를 6시간 동안 틀어놓고 PHMG농도를 재는 실험을 진행했다. 그런데 가을철 10일, 겨울철 15일 동안 2차례 실시된 실험에서 평균 PHMG 농도가 겨울에 훨씬 낮게 측정됐다. 검찰은 이를 실험 환경을 조작한 근거로 삼았다. 가을에 환기를 더 자주하는 만큼 반대로 나왔어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검찰은 유 교수를 형사처벌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옥시 보고서를 조작한 혐의로 구속 기소된 조모 서울대 교수(57)와 달리 개인 신분이기 때문이다. 조 교수는 뇌물 범죄와 관련해 서울대 교수는 공무원으로 간주된다는 관련 규정에 따라 수뢰 후 부정처사 등의 혐의를 적용받았다.
현재 검찰은 유 교수에 대해 배임수재죄를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배임수재죄의 구성요건은 피의자가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였는지 △부정한 청탁을 받았는지 △대가를 받았는지 등이다. 검찰은 유 교수의 행위가 이 요건에 해당하는지를 들여다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