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삼성물산 합병'집중 수사…'삼성-청와대-최순실' 연결고리 찾을까

박보희, 양성희 기자
2016.12.27 16:12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규명을 위해 꾸려진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이규철 대변인(특검보)이 27일 오후 서울 강남구 대치동 특검 사무실에서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삼성물산 합병'을 중심에 두고 '삼성-청와대-최순실' 사이 연결고리를 찾기 위한 수사에 주력하고 있다. 연일 삼성물산 합병 관련 인사들을 불러내 강도 높은 조사를 벌이고 있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를 수사 중인 특검팀 대변인을 맡은 이규철 특검보는 27일 "문형표 국민연금공단 이사장과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 홍완선 전 국민연금관리공단 기금운용본부장을 소환해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검팀은 이날 오전 문 이사장을, 오후에는 홍 전 본부장을 소환했다. 두 사람은 지난해 삼성물산 합병 당시, 삼성물산 대주주였던 국민연금이 삼성물산 합병에 찬성표를 던지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지목됐다.

문 전 이사장은 당시 보건복지부 장관으로 국민연금 측에 "삼성물산 합병에 찬성하라"는 지시를 내린 의혹을 받고 있다. 특검팀은 보건복지부 직원을 상대로 한 조사에서 이같은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홍 전 본부장 역시 국민연금 퇴직 후 재취업한 투자회사에 삼성 측이 수억원을 지원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된 상태다. 홍 전 본부장은 지난 26일 오전부터 새벽 3시까지 18시간 가량을 조사를 받은 데 이어 이날 재소환됐다.

특검팀이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에 주목하는 이유는 당시 국민연금의 결정이 이례적이었기 때문이다. 두 회사 합병 당시 삼성물산의 가치가 너무 낮게 책정돼있다는 지적이 많았다. 이 비율대로 합병되면 삼성물산 주주들이 손해를 볼 상황이었기 때문에 소액 주주들의 반대가 컸다.

하지만 대주주였던 국민연금의 찬성으로 합병은 성사됐다. 덕분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는 원활히 이뤄졌다. 당시 국민연금은 이같은 결정을 하면서 외부 전문가들로 구성된 의결권전문위원회도 거치지 않았다.

특검팀은 이 과정에서 청와대 개입 여부를 집중 수사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삼성은 삼성물산 합병일을 전후로 최씨의 딸 정유라씨의 승마 지원을 명목으로 수십억원을 지원하고, 추가로 수백억원대 지원을 약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합병 직후 이뤄진 박 대통령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독대 이후 삼성이 정씨에 대한 지원을 크게 늘렸다는 의혹도 나온 상태다. 특검팀은 안 전 수석에게 독대 자리에서 오간 내용을 집중 추궁할 것으로 보인다.

특검팀은 삼성 측이 어떤 이유로 이같은 지원을 했는지에 수사의 초점을 두고 있다. 이 과정에서 청와대를 통한 '모종의 대가성 거래'가 확인되면, 특검팀은 박 대통령에게 '제3자뇌물죄'를 적용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특검팀은 전일 김기춘 전 비서실장과 조윤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의 집무실과 거주지 압수수색으로 시작한 '문화계 블랙리스트' 관련 수사도 이어갔다. 이 특검보는 "정관주 전 문체부 차관을 불러 조사중"이라며 "김종덕 전 문체부 장관과 김상률 전 교육문화수석 등의 거주지도 압수수색했다. 압수수색 당시 김 전 비서실장이 집에 있었고 휴대폰도 확보했다"고 말했다.

이날 특검팀은 최순실씨를 재소환해 조사하려 했지만, 최씨는 건강상의 이유로 출석을 거부했다. 이 특검보는 "전일 국정조사를 하고나서 건강이 안좋아졌다며 출석을 거부했다"며 "구속 피의자가 출석 요청에 불응하더라도 불출석이 거듭되면 강제 소환할 수 있다. 수사에 지장은 없다"고 설명했다.

특검팀은 청와대 압수수색 필요성에 대해서는 '최대 두 번까지 할 수도 있다'던 기존 입장에서 한 발 물러선 모습을 보였다. 이 특검보는 "수사 과정에서 청와대 압수수색이 필요한 지, 필요하다면 어느 곳인지 검토한 뒤 단 한번에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며 "실효성을 따져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한편 특검팀은 이날 독일에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최씨의 딸 정유라씨를 인터폴에 적색 수배할 것을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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