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한 체험을 해보고 싶다면 신촌의 암흑카페로 가보자. 빛이 하나도 없는 캄캄한 공간은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저녁의 캄캄함과 다른 세상이다. 너무 캄캄해 눈을 감고 있는 것이 더 편하게 느껴진다.
어두운 암막 커튼을 지나 더듬어 자리를 찾아 앉아 식사하고 촉각만으로 게임을 한다. 시각을 사용하지 않으니 다른 감각이 예민해진다. 답답함도 잠시, 체험이 끝나고 환한 빛을 본 순간 사람들은 저마다의 탄식이 나온다.
“앞을 볼 수 있는 것이 이렇게 대단한 일인 줄 몰랐다.”
“최고의 경험이다.”
“삶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되었다.”
체험을 통해 시각장애인의 입장에서 처음 생각해보게 된다.
장애인의 88%는 후천적 원인이라는 통계가 있듯, 누구에게다 닥칠 수 있는 일. 블라인드 카페 ‘눈탱이감탱이’를 운영 중인 성정규 ㈜암흑 대표 역시 그런 경우다.
장애인 인식개선 프로그램 만들고 싶어 시작한 일
성 대표는 초등학교 3학년 때 자고 일어나니 시각을 잃은 상태였다. 형태와 사물이 뿌옇게 보이는 저시력 장애인이 되었다.
"장애는 이처럼 예고 없이 후천적으로 오는 경우가 많죠. 한번은 복지관을 방문했는데, 복지사가 3층으로 가세요 라고 하더군요. 일반인하게 하듯 말이죠. 복지사도 그런데 일반인들은 더 이해하기 힘들겠죠. 장애인 인식개선 프로그램을 직접 만들고 싶었습니다."
프랑스의 블라인드 레스토랑을 벤치마킹하여 4년 전부터 우리나라 상황에 맞게 오감체험형 암흑카페를 시작했다. 암흑카페 프로그램은 보드게임, 비밀 편지쓰기, 시각장애인용 탁구, 식사 등 캄캄한 장소에서 활동하며 시각장애를 체험한다. 장애에 대한 편견과 인식개선을 즐기면서 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눈탱이감탱이’는 우리나라에 몇 개 되지 않는 체험형 블라인드 카페다. 몇 년 전 ‘무한도전’과 ‘최고의사랑’등 유명 오락 프로그램 출연에 입소문이나 주말에는 예약이 필수다. 예약은 홈페이지나 전화로 할 수 있다.
장애인 인식개선 교육기관 지정
찾는 사람도 다양하다. 연인, 친구, 가족, 선생님과 학생들. 요즘은 회사에서 단체로 세미나 또는 워크샵을 위해 방문하는 경우도 많다. 직장 내 장애인 인식개선 교육의 의무가 강화되면서 최근에는 한국장애인고용공단으로부터 장애인 인식개선 교육기관으로 지정됐다. 프로그램을 신청하고 암흑카페를 찾는 경우 장애인 인식개선 교육이수 확인증을 발급한다. 기간 내 이수하지 못한 직원은 강연 이수로 대체도 가능하다. 올해부터 ㈜암흑은 장애인 인식개선 교육의 강연을 늘리고 온라인 대체 교육도 개발 예정이다.
암흑 성정규 대표는 “초, 중, 고등학교의 학생들이 많이 참여했으면 한다. 부모님이 주신 소중한 우리 몸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더 넓은 곳으로 이전하여 시각장애뿐만 아니라 청각ㆍ언어 장애인 등 여러 가지 체험 공간을 만들어, 장애인 인식개선 교육장으로 사용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