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리포트]"당신은 혼자가 아닙니다"…미투 넘어 위드유

이영민 기자, 서민선 인턴기자
2019.01.22 18:30

[미투 그후 1년]교육·법조·문화계 미투 지지한 시민·지역사회 위드유 운동…"공적인 위드유 제도·기관도 필요"

[편집자주] 서지현 검사가 지난해 1월 29일 안태근 전 검사장을 지목하며 '미투(Me Too: 나도 고발한다)'에 나선지 약 1년만인 23일 이 재판 1심 선고를 앞두고 있다. 서 검사의 '미투'를 시작으로 지난 1년간 우리 사회는 잘못된 것을 바로 잡으려는 변화의 소용돌이 속에 있었다. 지난 1년 변한 것과 여전히 변하지 않은 것을 짚어봤다.
임종철 디자인기자

'WITH YOU'(위드유), 'WE CAN DO ANYTHING'(위 캔 두 애니띵), 'ME, TOO'(미투)

지난해 4월 서울 용화여고 창문에는 "당신과 함께한다"는 내용의 커다란 문구가 붙었다. 교사 성폭력을 폭로한 졸업생의 미투를 지지한다는 재학생의 외침이었다.

재학생 '위드유'는 지역사회로 번졌다. 노원구 주민모임 마들주민회의 당시 사무국장이던 이혜숙씨는 8개 시민단체와 연대해 '노원 스쿨미투를 지지하는 시민모임'을 만들었다.

지역사회 위드유는 학생들에게 큰 힘이 됐다. 이씨는 "시민단체가 모여 교육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지 목소리를 냈을 때 학생들이 많은 힘을 얻었다고 하더라"며 "학생들이 눈물을 흘리면서 '생각지도 못했는데 고맙다'고 할 때 보람을 느꼈다"고 말했다.

지난해 1월 국내 미투 운동을 촉발한 서지현 검사의 폭로도 위드유 운동으로 번졌다. 서 검사의 사법연수원 동기 225명은 '서 검사를 응원한다'는 성명을 냈다. 이들은 "그동안 함께하지 못한 미안함을 담아 지금부터라도 용기 내어 준 그의 곁에 함께 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공연·문화계 미투에는 관객이 함께했다. 성폭력 가해자나 방관자가 제작·출연한 공연을 보지 않겠다며 공연 예매 취소 인증이 이어졌다. 공연장이 밀집한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에 관객 400명이 모여 위드유 집회를 벌이기도 했다.

지난해 3월 안희정 전 충남지사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폭로한 전 수행비서 김지은씨에게도 많은 지지가 쏟아졌다. 안 전지사 지지 모임인 '팀스틸버드'는 "가해자가 아닌 피해자의 곁에 서겠다"면서 지지 활동 종료를 선언했다. 항소심이 진행 중인 현재, 전국 153개 여성시민사회단체가 김씨를 지원한다.

시민단체 관계자들은 위드유 운동이 피해자에게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한다. 인천 내 스쿨미투를 지지하는 시민사회단체 15곳이 모인 '인천여성연대'의 김성미경 대표는 "대부분 피해자가 미투 폭로 뒤 비밀을 누설했다는 책임감과 주변에 피해를 줬다는 죄책감을 느낀다"며 "미투는 가해자 잘못이며 사회가 함께 해결할 문제임을 외칠 때 피해자는 용기를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미투를 지원하는 공적인 위드유 제도나 기관이 강화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1년간 미투 운동으로 성폭력 피해에 대한 인식이 개선됐지만 여전히 성폭력 피해자가 안심하고 피해를 호소할 수 있는 통로가 부족하다는 진단이다.

윤인진 고려대학교 사회학과 교수는 "지난해 미투는 빙산의 일각일 뿐 아직 드러나지 못한 문제가 쌓여있다"며 "사회적 지위가 약해서 여전히 미투 폭로를 하지 못하는 피해자를 보호하고 가해자를 처벌할 수 있는 공적인 제도와 기관이 직장과 지역 사회 내에 필요하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