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 노동자 사망 원청 교섭거부 탓"

"화물 노동자 사망 원청 교섭거부 탓"

김서현 기자, 강영훈 기자
2026.04.24 04:01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 "오는 7월 15일 총파업 나설 것"
김영훈 노동부 장관 "문제 본질, 노봉법 아닌 다단계 구조"
BGF리테일서 배송자까지 5단계 하도급 '단순화' 강조도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이 23일 서울 중구 금속노조 회의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스1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이 23일 서울 중구 금속노조 회의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스1

양경수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이하 민주노총) 위원장이 경남 진주 CU물류센터에서 발생한 화물연대 조합원 사망사고와 관련, "원청이 교섭에 나서지 않아 발생한 문제"라고 말했다.

양 위원장은 23일 오전 서울 중구 금속노조 회의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양 위원장은 또 노란봉투법(개정 노동조합법) 시행 후 원·하청 교섭현황을 비롯해 기간제법·안전대책 등에 대한 입장과 7월 총파업 등 투쟁계획을 밝혔다.

양 위원장은 "화물연대 노조를 주무부처인 고용노동부가 법원보다도 보수적으로 지우고 부정하는 현실이 유감스럽다"며 "SPC 노동자를 전속성 있는 노동자로 판단한 법원의 판결이 있었는데도 CU물류센터 사태 화물노동자들을 개인사업자·소상공인으로 달리 판단한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노동부는 설명자료를 통해 "이번 사안은 노란봉투법에 따른 원·하청 교섭문제를 넘어선 상황"이라며 조합원들을 소상공인·개인사업자로 규정했다.

양 위원장은 이번 사망사건이 노란봉투법 시행과 무관한 사안이라는 일각의 지적에 대해서는 "이전부터 원청 교섭요구를 해왔고 이를 바탕으로 노조법 개정안이 시행된 것인데 무관하다는 것은 잘못된 접근"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이번 사태는 노동부와의 대화와 소통이 아닌 원청 교섭을 통해 해결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주노총은 지난달 10일부터 이달 중순까지 437개 원청회사에 교섭을 요구하는 공문을 보냈다. 이중 교섭에 응하겠다고 밝힌 곳은 30곳, 스스로 원청 교섭에 나선 곳은 5곳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민주노총은 오는 7월15일 원청 교섭을 촉구하는 대규모 총파업에 나설 계획이다.

김영훈 노동부 장관(사진)도 이날 화물연대 조합원 사망사고에 대해 "다단계 계약구조가 문제의 본질"이라고 밝혔다. 김 장관은 23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일부 언론에서 '노란봉투법이 사람까지 잡았다'는 비판이 있는데 오히려 노란봉투법 취지가 현장에서 잘 실현되지 않아 발생한 참사"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노란봉투법은 대화를 제도화하는 것"이라며 "이번에는 안타깝게 대화가 거부됐고 사측도 손해배상을 청구하며 사태가 악화했다"고 지적했다. 사측의 대화 거부로 노조가 극한 투쟁으로 가는 과정에서 참사가 빚어졌다는 것이다.

김 장관은 "이 사건의 본질은 다단계 구조에 있다. 운송사와 맨 끝단에 있는 화물노동자가 계약하는 다단계 구조 속에서 갈등이 잉태된 것"이라며 "다단계 하청구조 속에서 맨 밑에 있는 노동자들은 (처우를) 개선하기 위해 원청에 교섭을 요구할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현재 BGF리테일은 물류 자회사인 BGF로지스와 각 지역 물류센터, 하청 운송사, 배송노동자로 이어지는 5단계 하도급 구조 형태로 운영 중이다. 김 장관은 BGF리테일이 원청이 맞다고 인정하면서도 "대화로 문제를 해결해야 하고 나아가 다단계 구조를 단순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트럭 기사들은 특수고용노동자로 자영업자 형식을 띠더라도 실질에 있어 경제적 종속관계에 있다면 노조로 봐야 한다는 판례들이 있다"며 화물차 기사와 같은 특수고용노동자도 노동자로 봐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노란봉투법으로 인한 대규모 노동자 궐기대회 이른바 '춘투' 가능성은 일축했다. 김 장관은 "통계를 보니 약 1100개에 달하는 하청노조가 약 390개 원청에 교섭을 요구했다"며 "하나의 원청에 2.8개 정도 하청노조가 교섭을 요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노란봉투법 시행 전에는 보수언론에서 '원청은 수백 개, 수천 개 노조와 1년 내내 교섭만 할 것'이라 했지만 실제는 많아야 3개 정도 노조와의 교섭으로 충분히 감내할 수준"이라며 "춘투보다는 대화를 앞세우는 춘담"이라고 말했다.

한편 양 위원장은 최근 이재명 대통령이 '기간연장'을 언급한 2년 이상 고용을 제한하는 기간제법에 관해서도 근본적인 해법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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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영훈 기자

안녕하세요. 경제부 강영훈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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