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포르노 사이트 운영자 고작 1년6개월형…신상공개 해야"

박가영 기자
2019.10.23 10:55

서혜진 변호사 "범죄 심각성 고려 안 한 경미한 처벌, 미국·영국에선 운영자 신상공개해"

한국과 미국 등 32개국 다크웹 공조수사결과 발표 이후 폐쇄문구가 노출된 사이트 화면/사진=경찰청, 뉴시스

한국여성변호사회 인권이사인 서혜진 변호사가 아동 음란물이 '아동 성 착취물'이라며 이를 제작하고 배포하는 행위도 신상 공개 대상이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 변호사는 23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아동 음란물이라는 표현은 적절치 않다. 아동 음란물은 아동에 대한 성 착취로 만들어진 것들이고 100% 범죄의 결과물이라 할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최근 한국인이 운영하다 적발된 세계 최대 아동 음란물 사이트의 경우) 제일 나이가 어린 피해 아동은 생후 6개월 유아였다. 4~5세 영유아도 많았다"며 "판단 능력이나 의사 결정 능력이 없는 나이인데, 보통 이런 피해 아동들은 대부분 학대에 노출되거나 상당한 취약한 처지에 있다. 가해자들은 (피해자들이) 동의할 수 없는 구조를 이용해 돈을 벌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한국인 손모씨가 아동 음란물 사이트를 운영하고 영상물 22만건을 유통했음에도 한국에서 징역 1년6개월 형을 선고받은 데 대해서 "손씨는 11월에 출소한다. 유통된 영상물 수를 보면 거의 22만명 이상의 피해 아동이 있었다고 봐야 된다. 그런데도 고작 1년6개월이라는 것은 범죄 심각성을 전혀 고려하지 못한 경미한 처벌"이라고 꼬집었다.

서 변호사는 이런 처벌이 나온 데 대해 "사이트를 운영하는 행위는 직접적으로 성폭력을 행하거나 아동 학대를 행하는 것보다 상대적으로 경미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 나온 것 같다"며 "대량 음란물 유통으로 엄청난 수익을 얻는 구조를 끊어야 하는 게 핵심인데, 이런 솜방망이 처벌이나 지나친 감형이 남발된다면 결코 이 범죄는 근절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 법률엔 아동 청소년 음란물을 판매하거나 소지하면 1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할 수 있다고 규정돼 있지만 현실은 매우 경미한 처벌에 그치고 있다. 단순 소지자는 보통 재판도 받지 않고 벌금 200~300만원 정도의 약식명령으로 끝난다"고 덧붙였다.

서 변호사는 "운영자 손씨 같은 경우는 신상공개 대상도 아니다. 우리나라 입법의 미비점"이라며 "미국과 영국에서는 손씨의 이름과 나이를 공개하고, 단순한 이용자들의 신상도 공개했다. 사회 변화를 위해서는 아동 청소년 성 착취물의 제작이나 배포 행위도 신상 공개 대상이 되도록 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사진=청와대 홈페이지 캡처

앞서 미국 법무부는 지난 16일 아동 음란물 다크웹 이용자들에 대한 32개국 공조 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세계 최대 아동 포르노 사이트 중 하나인 '웰컴 투 비디오' 웹의 운영자는 한국인 손씨로 밝혀졌으며 다국적 이용자 310명 가운데 한국인은 223명에 달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운영자 손씨는 2015년 7월~2018년 4월 다크웹을 운영하면서 4000여명에게 아동 성폭력물을 제공하고 대가로 4억원 상당의 비트코인을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그는 재판에 넘겨져 징역 1년6개월이 확정됐고, 오는 11월 출소를 앞둔 것으로 전해졌다.

미 법무부는 11월 형기가 종료되는 손씨를 9건의 혐의로 기소할 예정이며, 미국 송환 방법을 확인 중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아동 음란물 사이트를 운영한 손씨와 이용자들에 대한 합당한 처벌을 요구하는 국민청원은 23일 오전 10시 기준 13만명 이상의 동의를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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