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칙금 없이 재입국 혜택…제도권 안으로 들어온 불법체류자

오문영 기자
2020.03.11 17:45

[MT리포트-코로나19 무서워 짐싸는 불법체류자들]⑤

[편집자주] 외국인 노동자는 일선 산업현장에서 없어선 안 될 존재가 됐다. 일손이 부족한 농어촌과 건설업, 중소기업 등에선 외국인 노동자의 역할이 절대적이다. 우려도 존재한다. 불법체류자가 셀수 없을 정도로 많아진 것. 코로나19(COVID-19) 여파와 법무부의 재입국 허용 등 파격적 혜택으로 불법체류자들의 자진신고가 급증했다고 한다. 외국인 노동자와 불법체류자 현황 및 관리대책을 짚어봤다.

불법체류 외국인 문제가 코로나19 확산으로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최근 몇년 새 급증세로 골치를 앓았지만 코로나19 확산을 전후해 '본국으로 돌아가고 싶다'며 자진출국 신고를 하는 외국인 노동자들이 늘어나면서다. 이에 '불법체류 외국인 문제'를 해결을 위한 호기를 맞은 것이 아니냐는 평가도 나온다. 법무부는 '코로나19' 국면과 상관없이 불법체류 외국인들을 줄이기 위한 정책을 계속 이어간다는 입장이다.

"불법체류자 40만 시대 막아라"…'파격 혜택'으로 자진출국 유도

11일 법무부 등에 따르면 불법체류 외국인 규모는 2016년부터 급증했다. 20만명 내외로 유지돼 왔던 불법체류 외국인은 지난해 말 기준 39만281명을 기록했다. 관계기관은 '비상'에 걸렸다. 건설현장 등 취약계층 국민의 일자리가 잠식되고, 불법고용업체 증가로 합법적 인력제도의 근간이 훼손되는 문제가 심화됐다.

법무부는 단속이나 기존의 자진출국 제도만으로는 불법체류 외국인의 가파른 증가세를 막기 어렵다는 판단 아래 지난해 12월 새로운 자진출국제도 등 '불법체류 외국인 관리대책'을 내놨다. 오는 6월30일까지 자진출국하는 불법체류 외국인에게 '재입국 기회'를 부여해 관리가 가능한 양지로 끌어내는 것이 핵심이다. 기존의 자진출국제도는 불법체류 외국인에게 범칙금을 면제해주고 입국금지 기간을 완화해주는 수준이었다.

출국 후 일정기간이 지나면 단기방문(C-3, 90일)이나 단수 비자 발급 등 더 나은 체류자격으로 전환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 또한 고용노동부와 협의해 자진출국하는 외국인에 대해 한국어능력시험 응시기회를 부여한 뒤 통과한 경우 고용허가(E-9) 구직명부 등재를 허용하도록 했다. 유학(D-2), 일반연수(D-4), 기업투자(D-8), 관광취업(H-1) 비자 등 해당 요건을 갖춘 경우에도 비자 발급 기회를 부여한다.

새로운 대책엔 불법체류 외국인의 신규유입을 억제하고자 범칙금 부과도 강화하는 내용도 담겼다. 일정기간이 지난 후 자진출국을 하거나 내년 3월1일 이후 단속된 불법체류 외국인에게는 그 위반 만큼의 범칙금을 부과하도록 했다.

법무부 "정책 효과도 있어…코로나19 국면에서도 유지해 나갈 것"
차규근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장이 지난달 29일 정부세종청사 1층 보건복지부 브리핑실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입국제한 조치 및 경과 등을 브리핑하고 있다./사진=뉴스1

법무부는 코로나19 국면과 관계없이 정책 시행을 그대로 유지해 나갈 방침이다. 법무부는 '자진출국 신고 증가'의 원인이 코로나19 뿐만 아니라 새로 도입한 대책이 효과를 발휘하는 측면도 있다고 보고 있다. 대책 시행일인 지난해 12월11일부터 첫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1월20일 전까지 '자진출국 신고자'가 이미 9602명(일평균 240명)으로, 이전부터 효과를 봤다는 의미다. 대책 시행 전인 지난해 7~11월 일평균 자진출국 신고자는 188명이었다.

법무부 관계자는 자진출국자 증가와 관련해 "코로나19의 지역확산 효과와 함께 현재 시행 중인 불법체류 외국인 관리 대책의 가시적 효과 등 복합적인 영향에 따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관리대책이 현재 불법체류 외국인의 자진 출국 유도에 큰 도움이 되는 것이 사실"이라며 "특히 불법체류 외국인의 보건 사각지대 발생 방지에 긍정적인 측면이 있다"고 덧붙였다.

법무부측은 또 상황이 바뀌었다고 섣불리 정책을 수정해선 안된다는 점도 덧붙였다. 정부가 한 약속을 번복한다면 정책을 신뢰하고 자진출국한 외국인들은 물론 세계적으로도 정부의 대외 신뢰도가 떨어질 것이란 판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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