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부 법조인력과는 공무원 23명이 1년에 한번 있는 변시를 준비한다.
10회째인 올해 변시는 법조인력과에겐 최악의 악몽으로 기록될 것이다. 공법 기록형 과목에서 사실상 문제유출이 인정됐다. 유출 의혹이 있는 문제는 2건이나 더 있다. 알람 소리를 종료벨로 착각한 감독관 실수로 부정행위로 의심될 만한 일도 발생했다. 시험용 법전 밑줄 허용여부를 두고 부정행위를 조장했다는 지적도 있다.
1년에 한 번 치르는 시험을 관리 운영하면서 이렇게 많은 실수를 동시에 범하는 것도 쉽지 않다. 법조인력과는 변시 관련 업무가 1년 농사다. 스스로 농사를 망친 무능한 농부라 부를만 하다.
법조인력과는 이제 해체해야 한다. 사법시험이라는 구체제에서 로스쿨과 변호사시험으로의 개혁이 노무현 참여정부에서 단행됐다. 그런데 수십년 사시 업무를 관장하던 법조인력과가 변시 업무를 이어 맡으면서 로스쿨의 '비극'도 시작됐다.
법무부는 지난 2015년 말 '사시폐지 4년 유예안'을 발표했다. 2009년 로스쿨 개원이후 2017년 5월 문재인 정부 이전까지의 법무부장관들은 모두 사시 출신 사시존치론자였다. 장관 의중에 따라 '사시 유예안'을 만들고 엉터리 국민설문조사도 조작해 장관이 발표하게 한 게 법조인력과다. 로스쿨 학생과 교수들이 들고 일어나 학사·출제·응시 거부에 나서자 교수들에게 사시·변시 출제를 비(非)로스쿨 교수들에게 넘기겠다며 협박해 학사거부를 철회시킨 게 법조인력과다. 변시 업무를 맡았으면서 로스쿨 제도를 흔들던 게 법무부다.
사시 시절 법조인력과장은 엘리트 검사 승진코스였다. 우병우 전 청와대 수석도 그 자릴 거쳤다. 2007년 사시를 불과 20여일 앞두고 1차 객관식 유형을 5지 선다에서 최대 8지 선다로 바꿔 수험생들의 원성을 산 게 우병우 전 법조인력정책과장이다. 그렇게 수험생을 '을'로 보는 '갑질' 전통이 이어져왔는지 올해 변시가 임박해선 코로나 확진자나 밀접접촉자는 시험을 못 보게 하겠다는 공지를 했다. 시험을 하루 앞두고 헌법재판소가 수험생들의 가처분을 받아들여 겨우 '코로나 대책'이란 외피를 쓴 '갑질'은 중지됐다.
변시를 관리하면서도 로스쿨 측과 소통하지 않기로도 법조인력과는 악명이 높다. 로스쿨 입학정책은 교육부가 변시는 법무부가 관장한다. 로스쿨이 바로 서게 도와줘야 할 법무부는 오히려 사시 부활을 바라는 이들이 가장 많이 모여 있는 곳이다.
그런 부처에서 변시를 담당하고 있는 것은 모순이고 잘못된 만남이다. 사시시절 관점을 그들은 못 버리고 있다. 로스쿨 취지를 알기나 하는 지에 대해 의문이 든다.
변시 합격자 증가를 '최소화'하는 데 심혈을 기울이는 모습이 역력했던 점을 보면 그들의 속내도 보인다. 역대 법조인력과장은 모두 검사였다. 법무부 검사들이 바로 미래의 전관 변호사다. 직업적으로 이해충돌이 발생한다. 자신이 미래에 일할 법률시장 공급자 숫자를 결정할 수 있는 곳이 법조인력과다.
법무부는 법조인력과를 해체해야 한다. 그렇게 못하겠다면 잘 하지도 못하는 변시 업무를 외부에 맡기고 부서는 축소해야 한다. 주요 국가자격시험 중 중앙부처에서 직접 시험관리를 하는 건 변시가 유일하다.
의사 국시도 정부가 1992년 민간에 넘겼다. 다른 주요 자격시험도 부처에서 직접 하진 않는다. 변시를 민간에 넘겨야 다른 업무에 집중할 수 있다. 국제법무과, 상사법무과가 법조인력과보다 작은 현재 조직 구조는 비정상이다.
법무부는 이번 문제 유출에 단 한 마디 ‘사과’도 없었다. 서약서를 어긴 교수에게 책임이 있다는 ‘변명’만 있었다. 추미애 장관과 법조인력과장은 수험생들에게 직무유기 혐의로 고발당했다. 추 장관은 이번 사태에 입을 닫고 있다. 박범계 후보자는 법조인력과 해체와 법무부 구조조정을 고민해주시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