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 사는 회사원 남성 G씨(28)는 주식 투자에 뛰어든 지 3년이 됐다. 처음 1년 간은 주식으로 항상 수입을 얻었다. 낮아지는 금리와 떨어지는 코스피 지수를 고려해 모든 자산을 주식에 투자했다. 2000만원을 한 바이오 종목에 투자했고 주가가 더 떨어지자 대출 3000만원을 받아 추가매수했다. 그가 받은 대출은 회사대출과 은행 신용대출이었다. 그는 현재 1000만원에서 1500만원 정도의 손실을 겪고 있다.
G씨는 원금회복이 어렵다는 사실을 인지해 업무가 잘 되지 않고 스트레스도 많이 받아 인간관계에 문제가 생겼다고 호소한다. 오전 9시가 되면 시가를 확인하고 마감하는 시간에 종가를 확인하는 것은 습관화됐다. 투자 종목의 손실 때문에 그는 은행 예금을 통해서만 자산을 축적하고 있다. 현재 종목이 원금 회복 주가로 돌아서면 다시는 주식에 손을 대지 않겠다고 말한다.
#남성A씨(30)는 중학생 시절 처음 주식투자를 접했다. 또래와 달리 주식투자를 한다는 우월 심리가 작용해 더 투자를 하게 됐고 과도한 투자로 이어졌다. 대학 입학 후 학자금 대출을 받아 주식 투자를 했다. 오를 수 있을 거라는 느낌이 드는 한 종목에만 1000만원이 넘는 금액 투자했다. 몇 주 뒤 그 종목은 상장폐지가 됐고 마포대교에서 생사의 길을 고민한 적도 있다고 털어놨다.
A씨는 대출금을 갚고자 학업과 아르바이트를 병행해 대출금을 상환했다. 그리고 주식을 다시 시작했지만 몇 번의 투자실패가 더 있었다. 코로나19(COVID-19)로 인한 주가 하락 시기에 한 석유 회사에 투자해 손실을 본 경험이 있다.
'빚투'(빚내서 투자)를 하는 청년 주식투자자들이 투자의 위험성을 체감하는 정도가 다른 연령대보다 미흡하다는 진단이 나왔다. 대학, 교육부 등 사회 차원에서 금융 교육이 강화돼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서울시 미래청년기획단과 서울연구원은 지난 19일 서울연구원 대회의실에서 'MZ세대의 삶과 청년정책의 미래'를 주제로 2021 서울청년학회 연합학술대회를 개최했다.
이동준씨(성균관대학교 사회복지학과 박사수료)는 '청년 주식투자자들의 '빚투' 경험에 관한 연구'를 발표했다. 주식투자는 우연성, 유희성, 자본성, 공간성이라는 도박의 특징을 가지고 있고, 재미와 돈을 동시에 추구해 호기심을 자극하는 등 중독의 특징을 가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26~30세 성인 남녀 7인을 모집해 인터뷰를 진행하고 참여자들의 특성을 분석했다. 투자자들은 1년~15년까지 투자 기간이 다양했고 투자 비용도 500만원~6000만원으로 천차만별이었다. 대출을 받아 투자했다는 점이 공통적이었다.
이씨는 "연령이 낮을수록 하이리스크, 하이리턴의 주식에 투자하기 때문에 다소 위험한 주식에 투자하는 경향이 있다"며 "투자자들이 위험을 감수하고 얻는 보상(기대 수익률)이 도박과 비슷하다"고 말했다.
지난해 상반기 코로나19(COVID-19) 여파로 급락한 증시 상황에서 돈을 벌고자하는 개인투자자들의 빚투가 늘어났다. 특히 2030세대의 주식투자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2020년 기준 새로 개설된 증권계좌의 절반 이상이 2030세대의 소유로 집계됐다.
2030세대의 투자가 늘어난 이유로 주식투자의 위험성에 대해 다른 연령대보다 더 간과한다는 점이 꼽힌다. 선행연구들에 따르면 청년들은 다른 연령에 비해 고수익을 추구하고 연령이 낮을수록 위험성이 높은 주식에 투자하는 경향을 보였다. 초보 개인투자자들의 수는 급격히 증가했지만 주식투자의 위험성을 인지하는 건 미흡하다는 것.
투자 환경의 변화도 원인 중 하나다. 물건을 손쉽게 인터넷으로 주문하듯이 MTS로 주식도 주문할 수 있게 되면서다. 주식투자를 처음 시작하는 경우 증권사에 직접 가지 않고 비대면 계좌를 개설할 수 있다는 점도 투자가 간편해진 이유다.
토론자로 참여한 장동호 남서울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사회 차원에서 금융 교육이 필요하다고 봤다. 남 교수는 "대학에서 청년의 금융역량강화를 위한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며 "20대는 코로나19 이후 신용대출 이용 건수가 가장 많이 증가한 세대인데 교육부나 대학들이 학생의 금융이해력 증진을 위해 더욱 적극적인 역할을 담당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남 교수는 "대학에는 다양한 교양과목이 있지만 청년들의 경제 생활과 관련해 중요한 소비, 대출, 부채, 자산 관리 등에 대한 교과목을 개설·운영하는 대학은 찾아보기 어렵다"며 "빚과 돈 문제가 학생들의 심리정서, 대학생활 이후의 삶에 밀접하게 관련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에서 이는 매우 아쉬운 부분"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출받아서 투자가 원래 복지영역의 주제가 아니었지만 중요한 주제가 됐다"며 "빚투로 발생하는 부작용이 사회복지 문제로 연결되기 때문"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