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워도 어쩌겠어요. 주변에 확진자가 나왔는데..."
연신 손부채질하며 기다리고 있던 시민 이모씨(53)가 말끝을 흐렸다. 26일 낮 12시 50분쯤 서울 중구 서울역사 앞 코로나19 임시 선별검사소가 문을 열기도 전에 시민 40여 명이 진단검사를 받기 위해 줄을 섰다. 33도를 웃도는 무더위에 시민들은 손으로 부채질하거나 휴대용 선풍기로 더위를 식히며 PCR (유전자증폭) 검사를 기다렸다.
코로나19(COVID-19) 신규 확진자 수가 이날 기준 10만명에 달하는 등 재확산세를 보이자 서울 동자동 서울역사 앞 임시 선별진료소 운영이 지난 25일 재개됐다. 지난달 30일 운영을 중단한 뒤 한 달도 채 안돼 다시 문을 연 것이다.
무더위 속에서 선별검사소 현장에서 만난 의료진들은 지친 표정이 역력했다. 의료진들과 안내 직원은 푸른빛의 방호복을 입고 KF 마스크를 쓴 얼굴 위에 페이스 실드까지 쓰는 등 중무장한 채 시민들을 맞이했다.구슬땀을 흘리며 PCR 검사를 받으러 온 시민들에게 접수 방법을 안내하고 검사를 진행했다.
선별검사소에서 안내 역할을 맡은 A씨는 "코로나19 재유행으로 확진자가 늘어나면서 어제부터 다시 서울역 광장으로 나오게 됐다"며 "어제는 첫날이라 방문하는 사람이 그렇게 많지는 않았는데 오늘은 시작부터 사람이 많다"고 했다.
A씨는 구슬땀을 식히기 위해 선풍기 앞을 맴돌았다. 선별진료소 직원들은 30분씩 야외 근무와 실내 근무를 교대하며 무더위에 맞섰다. A씨는 "방금 교대했는데 지금 땀이 다 젖은 것 같다"며 "날씨가 더워서 밖에서 안내하는 사람들이 쉽게 지친다. 앞으로 확진자 수가 늘면 정신없을 텐데 조금 걱정된다"고 말했다.
이날 서울역사 앞 선별진료소에는 출입국 서류나 여권을 들고 있는 등 해외 입출국을 위한 검사자가 다수 눈에 띄었다.
앞서 해외 입국자는 3일 이내 PCR(유전자증폭) 검사를 받으면 됐지만, 전날부터 1일 이내로 변경되면서 해외에서 입국해 검사받으러 온 시민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신혼여행으로 중동에 다녀온 뒤 임시 선별진료소를 찾은 임모씨(34)도 "해외여행을 다녀오고 나서 하루 안에 검사받으라고 해서 지금 짐도 못 풀고 공항철도를 타고 바로 검사받으러 왔다"고 했다.
베트남에 다녀온 뒤 선별진료소를 찾은 20대 홍모씨는 "방금 공항철도에서 내리자마자 진료소로 왔다"며 "여름휴가를 짧게 다녀온 건데 꼭 받아야 한다고 해서 왔다. 몸이 아프지는 않지만 걱정된다"고 했다.
앞서 임시 선별검사소는 지난 4월 단계적 일상 회복에 따라 보건소 선별진료소와 통합 운영되거나 운영이 종료됐다. 최근 확진자 수가 급증하며 재유행이 본격화되자 전날부터 임시 선별검사소 운영이 재개됐다.
서울의 경우 임시 선별진료소가 설치된 곳은 △서울역광장 △암사역사 공원 △도봉구청 △노원구민의 전당 △낙성대공원 △고속터미널역 △성동구청 △올림픽공원 평화의 문 광장△사당문화회관 등 9곳이다.
진료소 운영시간은 오후 1시부터 오후 9시까지다. 신속항원검사에서 양성 반응을 보이거나 만 60세 이상의 고령자, 역학적 연관성이 있는 사람 등만 임시 선별검사소에서 무료로 검사가 가능하다.